박정희재단, 14년 간 '법의 허점' 이용해 모금해 온 실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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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재단, 14년 간 '법의 허점' 이용해 모금해 온 실체 드러나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9.10.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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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훈 의원 "입법 불비로 인한 모금행태 드러나 즉각 시정조치해야"
소병훈 민주당 국회의원. copyright 데일리중앙
소병훈 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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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박정희재단이 14년 간 법의 허점을 피해 기부금품 모집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17일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기부금품 모집 등록기관인 행정안전부·서울시에 적절한 승인 없이 모금을 해왔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조사에 따르면 2006년 개정 전 등록단체 중 모집금액 및 모집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단체는 '박정희재단'이 유일했다.

현행법에 의하면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할 때는 반드시 모집기간을 1년 이내로 해 주무관청에 등록해야 한다. 

주무관청의 기준은 금액에 따라 다른데 1000만원 이상~10억원 이하 금액은 사무소의 소재지 관할 시‧도에 등록하며 10억원을 초과할 경우 행안부 민간협력과에 등록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박정희재단의 경우 금액에 따라 서울시 또는 행안부 민간협력과에 등록해야 하나 소재지 관할인 서울시와 행안부 쪽은 최근 박정희재단의 기부금품 모집 등록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유로는 박정희재단이 2000년 12월 1일에 500억원 모금을 목표로 사실상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한 없는 모집을 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이 개정된 2006년 이후만 해도 약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500억원이라는 거대 규모의 모금액이 달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의 허점을 피해 모금활동을 이어온 것이다. 

행정안전부에서 제출한 '2018 기부금품 모집등록단체 검사결과'을 보면 다른 단체의 경우 1년 간 모집목표액이 50억원 이상인 의무검사 대상단체 9개를 비롯해 다른 기관들도 부적절한 모집행위의 시정을 위해 관리되고 있다. 

관리당국은 법 예외로 모금이 진행되던 사정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법률 자문을 구해 이와 같은 단체들을 조사하고 관리 조치를 해가겠다는 방침이다. 

소병훈 의원은 "연말연시 기부문화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반면 이렇게 법의 허점을 이용해 모금활동을 하는 행태를 방치해선 안 된다"며 "국정과제인 '투명성과 신뢰하는 기부 문화 조성' 이행을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관리·감독 메뉴얼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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