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니 길 모퉁이에 이르렀다
내 뺨에 눈물이 아롱졌다
내 뺨에 눈물이 아롱졌다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우리가 매일 행복하진 않아도 행복한 일은 늘 있는 거 같다.
밀양
어둠이 낮게 깔린 거리를
걷다 보니
길 모퉁이에 이르렀다.
부드럽고 친밀한 광경이 포근하게
내게 다가왔다.
난 주저앉았다.
두 뺨에 눈물이 아롱졌다.
누군가 다가와
날 일으켜 세웠다.
초등학교 동창,
40년 만에 보는 친구다.
밀양 동문고개
어제부터 1박2일 초등학교 동창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페루로 이민간 친구도, 미국에 사는 친구도, 인도네시아에서 사업하는 친구도 왔다.
어릴 적 단짝이 내게 물었다.
로빈 윌리엄스, 밀라 쿠니스 주연의 영화 '앵그리스트맨'에서처럼 의사가 나에게 90분 뒤에 죽을 거라 한다면 뭘 할 거냐고.
내가 대답했다.
살면서 늘 그리워했던 엄마를 애타게 부르다 죽을 거라고-.
그리고 난 주접떨지 않고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 냉큼 죽어버릴 거라고. 여수 돌산도 향일암 동백꽃처-럼.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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