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동국대 청소노동자 휴게 환경 개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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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동국대 청소노동자 휴게 환경 개선하라"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11.13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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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청소노동자 휴게환경 개선 위한 노동자-학생 공동기자회견 열려
"노동자들도 구성원이다. 노동자 존중받는 학교 실현 때까지 행동할 것"
동국대 학교 쪽 "청소노동자 휴게실 환경 개선위해 노조와 협의 중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를 통해 청소노동자 휴게공간 개선노력 하겠다"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들과 사회과학대 단과대 운영위원회는 13일 낮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소노동자들의 휴게 환경 개선을 학교 쪽에 강력히 촉구했다. 학교 쪽은 노조와 대화를 통해 휴게 공간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들과 사회과학대 단과대 운영위원회는 13일 낮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소노동자들의 휴게 환경 개선을 학교 쪽에 강력히 촉구했다. 학교 쪽은 노조와 대화를 통해 휴게 공간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송정은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청소노동자 휴게환경 개선하라!"
"노동자도 학교 구성원이다."

대학 내 청소노동자들의 휴게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9일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가 창문 없는 쪽방 휴게실에서 휴식 중 숨지는 사고 이후 각 대학에서 청소노동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것.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들과 사회과학대 단과대 운영위원회는 13일 낮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소노동자들의 휴게 환경 개선을 학교 쪽에 요구했다.

동국대 학교 쪽은 청소노동자들과 휴게 환경 개선과 대체 공간 마련을 위해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연일 이어진 폭염 기간 동안에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들 뿐 아니라 전국 대학의 청소노동자들에게 휴게 공간은 죽음의 공간이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을 시작으로 전국 대학의 청소노동자 휴게 공간에 대한 문제의식이 사회적 이슈로 확장됐다.

김예진 동국대 사회과학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전부터 학생들은 노동자들이 화장실에서 쉬는 모습을 보고 학교에 휴게공간 확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현재 청소노동자 휴게실 23개 가운데 16개가 지하에 위치해 있으며 그마저 환풍기가 있는 곳은 전체의 1/3 정도에 불과하다. 환풍기를 설치할 수 없을 정도로 휴게 공간이 나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청소노동자들은 폭염과 혹한 속에서도 지하, 계단 아래 자투리 공간, 기계실, 가건물 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예진 위원장은 "학교는 청소노동자 휴게공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자 개선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서울대 사태를 의식한 듯 냉난방기 설치 유무에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동국대 학교 쪽은 지난 10월 청소노동자 휴게실 23곳 가운데 5곳에 대해 냉방기 설치를 마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에어컨은 교수 연구실이나 강의실에서 사용했던, 폐기 직전의 중고품이라고 지적했다.

김예지 사회학과 학생회장은 "사회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사용하는 휴게실에 가본 적이 있다"며 "환기가 안 된다는 것을 알겠고 에어컨에서 물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제대로 쉴 수 있을까? 동국대 뿐 아니라 모든 대학에서 청소노동자들은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같은 학교 구성원인 청소노동자들이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학생회장은 "이번 실태 조사를 하면서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학생도 노동자도 함께 존중받는 학교를 원한다"면서 "그것이 실현할 때까지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동국대 사과과학대 운영위는 최근 사회과학대 청소노동자 2명, 경영대 청소노동자 3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 실태 조사를 벌였다.

학교 내 청소노동자 휴게 환경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점을 확인하기 위한 취지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노동자들은 "환기가 정말 안 된다. 바닥도 차고 딱딱하다"며 "정화조가 있어 악취 때문에 휴게실을 쓰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청소노동자들은 또 "에어컨 자주 고장나는데 고치더라도 물 떨어지는 건 고쳐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월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립대의 경우 실태조사 이후 고용노동부의 기준에 못 미치는 시설은 겨울방학까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사립대의 경우 11월까지 실태조사를 마치고 개선 지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동국대 사회과학대 운영위는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동국대는 자체 개선 의지를 보였으나 냉난방기 설치 수준에 머물렀고 보여주기식 대응으로 실질적인 청소노동자 휴게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청소노동자 휴게 환경 개선을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동국대 학교 쪽은 청소노동자들의 휴게 시설 공간 확보와 환경 개선을 위해 미화원(청소노동자)들과 만나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점진적으로 하겠지만 최대한 빨리 미화원 시설 개선을 해주려고 노조 쪽과 만나 협의 중"이라며 "노조와 대화 채널이 깨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하에 있는 휴게실을 지상으로 옮기는 등 대체 공간 마련을 위해서 노조(청소노동자들) 쪽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 설치한 냉방기가 낡은 중고품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다른 사무실에서도 쓰던 것을 재활용하고 그런다. 설치할 때마다 어떻게 새로 장만하겠냐. (냉난방기는) 배관만 잘 정리되면 문제 없다. 미화원들이 조금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 관계자도 "일반 사무 공간에도 중고 물품을 설치한다. 미화원 휴게 공간이라고 그러는 건 아니다. 학교 장비들이 너무 노후화됐거나 못 쓸 만한 것은 폐기하지 그런 걸 미화원 휴게 공간에 설치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동국대 학교 쪽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노조와 대화를 통해 청소노동자들의 휴게 공간 개선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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