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입 수능... 세월은 흘러도 입시 풍경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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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입 수능... 세월은 흘러도 입시 풍경은 여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11.14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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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한파 속 전국 1185곳 고사장에서 54만8000여 명 일제히 시험 시작
'인생을 되풀이할 수 있다면'... 오늘 하루만이라도 잠을 실컷 잘 수 있었으면
입시 한파 속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오전 8시40분 전국 1185곳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세월은 흘러도 입시 풍경은 여전하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입시 한파 속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오전 8시40분 전국 1185곳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세월은 흘러도 입시 풍경은 여전하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오늘은 고3, 재수생의 어머니 아버지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맞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

아침 8시40분부터 전국 1185곳 시험장에서 54만8000여 명의 수험생이 일제히 시험을 치르고 있다.

대학의 '좁은문' 앞은 꼭두새벽부터 장터처럼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선배들을 격려하는 후배 재학생들의 격문, 고함소리에 사물놀이까지 어울려 더 요란스런 분위기가 연출됐다.

엄마의 품에 안겼다가 눈물을 글썽이며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의 모습이 애틋하다.

아득한 기억 저편 우리가 열 아홉살이던 때도 저랬었지. 20년 전에도, 30년 전에도 긴장 속에 치러진 시험은 늘 아쉬움이 남는다. 세월은 흘러도 입시 풍경은 별로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올해는 입시 한파까지 찾아와 수험생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그나마 오늘 하루만이라도 애들이 잠을 실컷 잘 수 있는 게 다행스럽긴 하지만.

독일 시인 에리히 케스티나는 '인생을 되풀이할 수 있다면'이란 시에서 이렇게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다시 한번 열 여섯살이 되고 싶다/ 예쁜 꽃들을 따서 책갈피에 끼워 말리고 싶다/ 학교에 가는 도중 빨강대문 파랑대문에서 동무를 부르고 싶다/ 거짓을 말한 친구에게 화를 내고 토라져서 닷새 동안 얼굴을 맞대지 않고 싶다/ ···."

이렇듯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 것' 같지만 중3, 고1 또래인 우리의 열 여섯살에게는 그렇게 아름다운 꿈을 펼치고 사람다운 마음을 심을 겨를이 없는 현실이 서글프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수험생, 학부모들이 마음 편히 잠을 실컷 잘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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