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틀째 단식투쟁... "필사즉생 마음으로 단식투쟁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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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이틀째 단식투쟁... "필사즉생 마음으로 단식투쟁 이어가겠다"
  • 김영민 기자
  • 승인 2019.11.21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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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정당들, 일제히 비난... '쇼 단식' '민폐 단식' '영양제 단식' '자충수 단식' '의전 단식'
"지금이라도 단식 빙자한 '의전쇼' 멈추고 제1야당 대표로서 책임감을 되찾기 바란다"
한국당 사무처 "당대표의 단식투쟁 적극 지지하며 앞으로 모든 걸 걸고 강력하게 지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세 가지를 요구하며 21일 청와대 앞에서 이틀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영하의 칼바람 속에 방한모를 눌러쓴 황 대표는 "죽기를 각오하고 필사즉생 마음으로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세 가지를 요구하며 21일 청와대 앞에서 이틀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영하의 칼바람 속에 방한모를 눌러쓴 황 대표는 "죽기를 각오하고 필사즉생 마음으로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투쟁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말이 많다.

'쇼' '민폐단식' '영양제 단식' '자충수 단식' '의전 단식' 등 온갖 비아냥과 구설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공화당까지 나서 황 대표의 단식을 깎아내렸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은 정치의 기본부터 배우라고 맞받았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0일 청와대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세 가지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청와대 앞에 천막을 치고 방한모를 눌러 쓴 채 이틀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은 당대표의 단식투쟁을 위해 4명씩 하루 2교대로 근무를 하고, 30분마다 건강체크, 거동 수상자 접근제어 등 취침에 방해가 안 되도록 소음제어, 미근무 시 불이익을 주는 근무자 수칙까지 배포한 상태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의 모든 정당들이 21일 황 대표의 단식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장외투쟁에서 삭발로, 다시 단식까지 하겠다고 한다"며 "황 대표가 아무리 원외 인사라지만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게 야당 대표의 역할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소통 노력을 '쇼통'이라 비판했던 한국당이다. 이제 자당의 뜬금없는 단식투쟁을 무엇이라고 명명할 것인가"라며 "황 대표는 보여주기식 '단식투쟁'을 중단하고 '민생논의'에 집중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장외 '투정', 삭발 '반항', '의전' 단식 등의 표현을 써가며 황 대표의 단식투쟁을 '자충수'라고 주장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민생을 걷어차고 기어이 '국민과의 단절'을 택한 제1야당의 황교안 대표, 단식의 진정성은 없고 '의전왕'의 행태만 있다"며 "지금이라도 단식을 빙자한 '의전 쇼'는 멈추고 제1야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을 되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안신당은 황 대표가 단식 하루 앞에 영양제를 맞았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실소를 금하지 못하겠다"고 황 대표의 단식투쟁을 비꼬아 비판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은 "영양제를 맞고 단식한다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진풍경을 접하고 나니 씁쓸할 따름"이라며 "지금 황교안 대표가 해야 할 일은 청와대 앞 단식이 아니라 국회로 돌아와 여야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잘못된 전선에 몸을 던진 것"이라 비판했다.

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역대 야당 지도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었고 개혁을 우한 투쟁이었지만 황교안 대표의 단식농성은 명분 없이 행하는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태극기부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우리공화당도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명분 없는 단식이라 지적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여 단식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앞 단식농성장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당대표의 단식을 바라보는 마음으로써 착잡하지만 엄중한 시국을 생각하면 누구라도 저지의 불씨를 당겨야만 했다" "서슬 퍼런 권력이 대한민국을 왕국으로 만들려는 시도 앞에 야당은 투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등 황 대표의 단식에 힘을 보탰다. 

또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금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이 배를 침몰시킬 수 있는 '삼각 파도'(안보파국, 경제파국, 정치파국)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돼서 우리를 덮치려고 다가오고 있다"며 "이 파도를 막아내야 된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알려야 하는 역사적 책임이 우리 제1야당에 있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한국당 사무처노동조합까지 나섰다.

한국당 사무처노조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정당 정치'의 기본부터 다시 배우라"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을 거론하며 "향후 만약 정치적 상황에 따라 민주당 당대표가 단식을 하게 됐을 때 민주당 당직자들은 6시에 칼퇴근한 후 TV 드라마를 보거나 '죽창가'를 따라 부르고 '사케'나 마시라는 말인가"라며 "자유한국당 사무처 당직자 일동은 황교안 당대표의 단식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앞으로도 더욱 치열한 자세로 모든 것을 걸고 강력하게 지원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편 황교안 대표는 안전 등의 문제를 이유로 현재 청와대 앞 천막에서 하고 있는 단식투쟁을 국회로 자리를 옮겨 단식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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