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종료 결정 효력 정지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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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종료 결정 효력 정지하기로"
  • 김영민 기자
  • 승인 2019.11.22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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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시간 벌면서 일본과 협상을 통해 여러 현안 해결하겠다는 의지
"3개 품목 수출규제 철회, 화이트리스트 복원 문제 해결되지 않으면 종료"
일본, 지소미아 파국 막기위한 한국과 대화 노력 등 전향적인 태도 보여
여야 정치권, 파국 막기로 해 다행... 정의당, 일관성 없는 결정에 실망
정부는 22일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어 언제든지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을 조건부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정부는 22일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어 언제든지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을 조건부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정부가 종료 6시간을 앞두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을 조건부로 연장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지난 8월 23일 종료 결정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통해 이렇게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우리 정부는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지소미아를 이날 밤 12시(23일 자정) 종료한다는 강경 입장이었다.

그러나 한일 두 나라 간 물밑 접촉에서 수출 관리 정책 대화를 지속하기로 합의하면서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조건부 연장하기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연말까지 시간을 벌면서 일본과 협상을 통해 여러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미국의 거듭된 지소미아 유지 요청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투쟁 등 국내 정치 상황도 일정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 또한 한국과 대화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이 지소미아 파국을 막는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6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2019년 8월23일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했으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고 밝혓다.

정부는 한일 간 수출관리정책 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 쪽의 3개 품목 수출 규제에 대한 WTO 제소 절차를 정지시키기로 결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3개 품목 수출규제 철회, 화이트리스트 복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일 우호협력 관계가 정상화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향후 일본의 태도에 따라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다행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의당은 일관성 없는 정부 결정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조건부 지소미아 연장 결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익을 위한 원칙 있는 외교의 승리라며 환영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정부의 조치는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한미 동맹을 보다 굳건히 하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본다. 향후 일본은 수출규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성실하게 임해 양국 간 신뢰의 위기를 초래한 부당한 조치를 철회하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도 대한민국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파국으로 몰아넣을 뻔했던 지소미아 파기가 철회돼 다행이라고 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가안보를 걱정해주신 국민들의 승리"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멈추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제 공수처법,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저지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 놓는 단식을 지속해가겠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도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한일관계는 물론 한미관계도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최악의 파국만큼은 피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대안신당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대안신당 수석대변인은 "한일 양국이 지소미아 관련 충돌을 피해서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한다"며 "한국과 일본이 한 발짝씩 양보해서 외교적 협상을 시작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이번 협상이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계기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경제상황을 고려한 정부의 고충은 이해되나 정부 정책의 신뢰성과 일관성이 훼손된 점은 심히 실망스럽다"고 논평했다.

유 대변인은 "추후 남은 협상 기간에라도 정부는 국민을 더 이상 실망시키지 말라. 이해는 하되 결코 동의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정부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정부가 양국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잠정적으로 종료일을 연기한 결정에 대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이해한다"며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일본에 양보만 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주권국가로서 당당히 협상에 임해 실질적인 한일 갈등 해소에 성과를 내야 할 것"이라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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