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10명 중 7명 "플라스틱 없는 마트로 구매처 변경할 마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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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10명 중 7명 "플라스틱 없는 마트로 구매처 변경할 마음 있다"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9.12.0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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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일회용 플라스틱 과도 사용과 이에 따른 쓰레기 처리에 피로감
그린피스, '대형마트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 발표
소비자들, 플라스틱 사용 줄인 새로운 쇼핑 방식 등장하면 '구매처 변경'
소비자 10명 중 7명 이상은 대형마트에서 제품의 플라스틱 포장에 대해 과도함을 느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그린피스)copyright 데일리중앙
소비자 10명 중 7명 이상은 대형마트에서 제품의 플라스틱 포장에 대해 과도함을 느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그린피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플라스틱 재앙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소비자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은 플라스틱 없는 마트로 구매처를 바꿀 마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과도하며 이에 뒤따르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높은 피로도를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최근 녹색소비자연대와 공동으로 전국 성인남
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형마트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소비자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새로운 쇼핑 방식이 등장한다면 구매처를 변경해서라도 이용해볼 생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분석(본 조사에서 문항 답변의 긍정⋅부정 비율을 비교하는 경우, '보통이다'라고 답변한 비율은 제외하고 분석함) 결과 전체 응답자의 77.4%가 '제품 구매 시 플라스틱 포장이 과도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했다. 

'과도한 플라스틱 포장으로 제품 구매 선택을 변경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문항에서는 소비자 2명 중 1명(48.6%)이 '있다'고 답했다. 제품 선택에 따른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인식하고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분리 배출하는 과정에서의 불편함 정도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65.6%)가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조사를 진행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김이서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개인의 소비를 통해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폭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을 개인의 선택권. (자료=그린피스)copyright 데일리중앙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을 개인의 선택권. (자료=그린피스)
ⓒ 데일리중앙

'제품 선택 시 개인에게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을 선택권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선택권이 없다'고 답한 소비자가 53.3%로 절반을 넘었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플라스틱 포장재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마트는 극소수라는 얘기다.

김이서 캠페이너는 "유통업계는 과대 포장의 책임을 생산업계로 돌리려 하지만 실제로 유통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며 "영국 대형마트 테스코의 경우 과대 포장된 제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생산업계가 플라스틱을 줄이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에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을 묻는 문항도 포함됐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는 비닐 포장이나 라벨을 사용하지 않고 과일 등의 식품 표면에 레이저로 브랜드명과 생산 날짜 등을 새기는 '레이저 라벨링', 영국 대형마트 웨이트로즈(Waitrose)에서 적용하고 있는 리필(소비자가 재사용 용기를 가져오면 마트 직원이 채소와 과일을 손질해 담아주는 서비스) 시스템 등을 예시로 보여줬다. 

그 결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시행하는 마트가 있다면 구매처를 변경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응답자가 68.6%로 '없다'(31.4%)고 답변한 응답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소비자가 플라스틱이 나오지 않는 혁신적인 쇼핑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도움 될 것으로 생각되는가'라고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83.1%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이서 캠페이너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한국에도 플라스틱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한 플라스틱 제로 샵들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선택권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소비자 목소리에 반응한 기업이 먼저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유통업계도 보다 많은 소비자에 선택권을 주기 위해서라도 플라스틱 없는 스마트 방식으로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이서 캠페이너는 "이번 설문 조사는 시민이 대형마트의 플라스틱 사용 현황 및 규제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어떠한 추가 노력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지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지난 10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메가마트·하나로마트 등 5대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내부 정책 및 노력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1월 유통사 플라스틱 소비 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펴낼 예정이다. 

그린피스는 현재 대형마트에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및 유통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플라스틱을 감축할 수 있는 운영 방안 도입을 촉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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