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훔친 부자, 시민이 준 20만원 되돌려주러 뛰어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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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훔친 부자, 시민이 준 20만원 되돌려주러 뛰어나가"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12.16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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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가보니..잘못 빌고있는 부자
"배가 고파 그랬다" 이야기 들어
훈방 이전에 국밥 한그릇 이라도
지나가던 시민도 도움의 손길 건네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 이재익 경위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전화 출연해 "우유 훔친 부자, 시민이 준 20만원 되돌려주러 뛰어나가"라고 밝혔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 이재익 경위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전화 출연해 "우유 훔친 부자, 시민이 준 20만원 되돌려주러 뛰어나가"라고 밝혔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앞서 지난 10일 인천의 한 마트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식료품을 훔치다가 적발됐다.

이들이 이날 훔친 물건은 우유 2팩, 사과 6알, 음료수였다.

물건을 훔치다 걸린 아버지는 "너무 배가 고파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말하며 뉘우쳤다.

담당 경찰은 결국 이 부자를 훈방 조치한 후 식당으로 데려가 따뜻한 국밥을 대접했다.

경찰관은 인터뷰에서 "요즘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하며 눈물을 보였다.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 이재익 경위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전화 출연해 "우유 훔친 부자, 시민이 준 20만원 되돌려주러 뛰어나가"라고 밝혔다.

이재익 경위는 "주변에서 묵묵히 일하는 경찰관들 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더 좋은 선행을 하는 경찰관들이 많다. 그분들한테 제가 죄송한 거다. 쑥스럽고"라고 말했다.

뉴스에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가족들이 보고 뭐라고 했을까?

이재익 경위는 "영상을 어머님이 보셨다. 담담하고 의젓해야지 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냐라면서 조금 혼내시더라"고 밝혔다.

마트로부터 절도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가보니 상황이 어땠을까?

이재익 경위는 "아버지와 아들이 울면서 피해자에게 잘못을 빌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아버지는 30대 중반 그리고 아들은 10대 초반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마트 사장님이 피해품을 진술하셨는데. 우유 등 약 1만 원 상당의 식료품을 피해품으로 진술해 주셨다"며 "범행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면 그렇게 허술하게 안 했을 텐데"라고 말했다.

이어 "CCTV 바로 밑에서 가방에 주섬주섬 담는 장면이 녹화가 됐고 직원이 그걸 발견한 거다"라며 "잘못을 빌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버지는 지병이 있으셔가지고 땀을 많이 흘리고 몸을 떨고 그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왜 그랬냐고 물어봤을 때 어떤 답을 들었을까?

이 경위는 "배가 고파서 훔쳤다. 이렇게 말을 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배가 고파서 훔쳤다는 말은 저희들한테는 범행 동기에 해당이 된다"며 "저희가 가족 관계, 직업, 소득 이런 것들을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가족은 어떤 상황이었을까?

이재익 경위는 "4인 가족인데 아버지는 6개월 전에 실직을 해서 지금까지 직장이 없는 상태였고"라고 답했다.

6개월 전에 그가 실직을 한 이유는 당뇨병 지병 때문일까?

이재익 경위는 "당뇨병하고 갑상선증이 있다. 이제 힘든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던 거다. 택시 기사를 그만두고"라고 말했다.

이 사연을 알게 된 후 마트 쪽에서는 선처해 줘라 이야기를 했으며 아버지는 초범에다가 피해 금액도 한 1만 원 정도여서 결국 훈방 조치를 결정했다고.

이 경위는 "먼저 허기진 배를 달래주고 싶었고. 법 이전에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고"라고 말했다.

아버지와 아들 반응은 어땠을까?

이 경위는 "거기에 대해서 특별한 말은 없었고. 그냥 따라서 왔다. 그냥 편하게 드시라고 옆에서 지켜보고"라고 밝혔다.

이어 "고기 많이 드시라는 말 정도만 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국밥집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한 시민이 국밥집으로 들어와서 20만 원이 든 봉투를 그 아버지에게 내밀었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일까?

이 경위는 "저도 그 당시 그분이 누구인지를 몰라서. CCTV를 백업을 해서 다시 이렇게 쭉 확인을 해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트에서부터 저희가 사건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다 지켜보셨더라"며 "처음에는 무슨 일일까 해서 아마 지켜보신 것 같고, 추측을 하기에"라고 말했다.

또한 "(저희가) 국밥집으로 이동하는 것까지 확인을 하셨다, 다. 식사하고 있는 도중에 와서 20만 원이 들어 있는 봉투를 말없이 놓고 나가셨고"라고 설명했다.

이 경위는 "없는 형편이라면 눈앞에 놓여 있는 현금 20만 원에 욕심을 낼 법도 하다. 그 아들이 바로 쫓아가서 돌려주려고 했는데 (이 시민 분이) 그냥 말없이 뛰어가셨다"고 밝혔다.

그 사람은 누구인지 아직 모르는 걸까?

이 경위는 "찾기 위해서 그분을 마트 사장님한테도 확인을 해 봤는데 그날 물건을 구입한 내역이 없는 걸로 보이고 그분 인상착의와 비슷한 분을 아는 분이 안 계시더라"고 말했다.

아직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후 아버지 일자리를 주선하기 위해 근처 주민센터로 함께 갔다고.

이 경위는 "아버지한테 근로 의욕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아버지는 굉장히 강력하게 의사를 피력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내용도 사회복지사분한테 말씀드리고 지금 현 이분의 건강 상태와 부합하는 일자리가 있는지. 그 상담을 하고 최대한 노력을 해 보겠다는 확답을 듣고 왔다"고 설명했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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