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진행건수 2년 연속 증가세... 내년에도 증가세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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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진행건수 2년 연속 증가세... 내년에도 증가세 이어질 듯
  • 최우성 기자
  • 승인 2019.12.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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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옥션, '2019년 법원경매 결산 및 2020년 전망' 보고서 발표
올해 법원경매 진행건수 13만4000건 기록... 전년대비 14.7% 증가
올해 경매 진행 물건의 총 감정가 15조4000억원... 6000억원 증가
경기악화 직격탄 업무상업시설 경매시장서 푸대접, 주거시설은 주목
낮은 낙찰가율, 젊은층 유입 확대 등으로 내년에도 경매시장 활성화
연도별 전국 법원경매 진행건수 및 낙찰가율(자료=지지옥션). 기간: 2010~2019(2019년은 잠정치) 대상: 주거, 업무/상업, 토지, 공업copyright 데일리중앙
연도별 전국 법원경매 진행건수 및 낙찰가율(자료=지지옥션).
기간: 2010~2019(2019년은 잠정치)
대상: 주거, 업무/상업, 토지, 공업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최우성 기자] 법원경매 시장의 경매 진행건수가 2년 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미 1~10월까지의 전체 진행건수(11만328건)가 지난해 전체 건수에 육박하면서 물건 증가세를 일찌감치 예고했던 올해 경매시장은 2015년(15만2506건) 이후 가장 많은 진행건수를 기록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은 20일 '2019년 법원경매 결산 및 2020년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지옥션은 2019년 법원경매 시장의 경매 진행건수는 지난해(11만6806건)에 비해 14.7% 증가한 13만4000건(추정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법원경매 진행물건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월별로 살펴보면 2월과 3월 각각 8273건과 9776건을 기록하며 1만건을 밑돌았으나 이후로는 꾸준히 1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10월에는 1만3099건을 기록하며 올해 가장 많은 진행건수를 나타냈다. 월별 진행건수가 1만3000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 6월(1만4135건) 이후 처음이다.

진행건수는 2016년 7월 9358건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별 건수가 1만건을 밑돈 뒤 본격적인 감소세로 돌아선 바 있다. 2017년에는 사상 최저치인 10만7381건까지 떨어졌으나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며 13만건대를 회복했다.

70%대에 겨우 턱걸이한 낙찰가율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은 20일 2019년 법원경매 결산과 2020년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자료=지지옥션)copyright 데일리중앙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은 20일 2019년 법원경매 결산과 2020년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자료=지지옥션)
ⓒ 데일리중앙

2019년 법원경매 시장의 낙찰가율은 지난해(72.5%)보다 소폭 내린 70.5%를 기록했다. 진행건수가 2018년 대비 2000건 가까이 늘어났음에도 낙찰가율은 70%대를 유지한 것이다.

이로써 진행건수 감소세와 맞물려 2015~2017년까지 3년 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던 낙찰가율은 다시 내림세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고 지지옥션 오명원 연구원은 분석했다. 

여름 휴가가 절정이었던 8월의 낙찰가율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63.1%에 그치면서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 내렸다. 이후 9월부터 12월까지 70%대를 계속 유지했으나 전년대비 하락이라는 방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8월의 낙찰가율이 낮았던 이유는 업무·상업시설의 낙찰가율이 44.9%로 역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무·상업시설은 5월에도 낙찰가율이 45.2%에 그쳐 전체 낙찰가율 하락에 가장 큰 빌미를 제공했다.

4명 바로 앞에서 멈춘 평균 응찰자 수

올해 법원경매 평균응찰자 수는 3.8명으로 지난해(3.5명)에 비해 소폭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반기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청약조정대상 해제 발표로 서울과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 응찰자 수가 수십명을 넘어가는 사례가 다수 나왔으나 전체 평균응찰자 수를 크게 끌어 올리지는 못했다. 

이런 이유로 2014~2017년까지 4년 연속 기록했던 '평균응찰자 수 4명' 바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지옥션이 경매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부터 연간 평균응찰자 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5년으로 4.3명을 기록한 바 있다. 최고치를 기록한 2015년 이후 해마다 줄기만 했던 평균응찰자 수는 올해 하반기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총 감정가 15조4000억원으로 2018년 대비 증가

올해 경매가 진행된 물건의 총 감정가는 15조4000억원으로 2018년에 기록한 14조8243억원 대비 약 6000억원 정도 증가했다. 2017년(15조3793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것.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20조원을 넘겼던 총 감정가는 진행물건 감소세와 맞물려 해마다 내림세를 기록하며 2018년에는 15조원을 밑돌았다. 올해는 진행물건 증가세의 영향으로 내림세를 멈추고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총 감정가를 진행건수로 나눈 건당 감정가는 올해도 1억원을 웃돌았다. 2019년 건당 감정가는 약 1억1500만원으로 2018년의 1억2691만원에 비해 떨어졌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경매 물건의 건당 감정가도 과거에 많이 올랐다. 

2001년의 경매 진행건수는 현재의 4배에 육박하는 39만4132건에 달했지만 총 감정가는 2019년 대비 6조원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01년의 건당 감정가는 5460만원으로 2019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그 만큼 20여 년 전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올랐으며 감정가의 시세 반영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건당 감정가가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3년으로 당시 건당 감정가는 1억625만원을 기록했다.

경기 악화로 업무·상업시설 경매시장서 푸대접

용도별로 살펴보면 올해 유난히 모든 지표가 약세를 보인 업무·상업시설의 부진이 눈에 띈다. 업무·상업시설의 올해 경매 진행건수는 2만3000건으로 2018년(1만9254건) 대비 19.5% 증가했다. 주거시설(27.8%)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2009년 7만건을 넘겼던 업무상업시설의 경매 진행건수는 이후 해마다 전년대비 줄면서 2017년에는 2009년의 25% 수준인 1만7501건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8년 간 지속되던 감소세를 마감하고 증가세로 돌아선 뒤 올해도 전년대비 증가했다. 2018년에는 2017년 대비 물건 증가 수가 2000건에도 못 미쳤으나 올해는 2018년보다 4000건 가까이 증가해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업무·상업시설이 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건이 늘어났지만 경기 호전의 기미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 탓에 올해도 투자자들은 쉽사리 업무·상업시설 입찰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 낙찰률은 23%로 2018년에 이어 다시 30%선이 무너졌으며 2010년에 기록한 22.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낙찰가율 또한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60%대가 붕괴되면서 59%로 마감했다. 

이처럼 경매시장에서 업무·상업시설이 홀대받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연간 총응찰자 수가 2017년부터 계속 2만명을 밑돌고 있어 분위기 반전에 가장 필요한 투자자 확보에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3만5000명을 넘었던 업무·상업시설의 총응찰자 수는 해마다 줄어들더니 2017년에는 2만명을 밑돌았다. 올해 역시 1만6000명 수준에 그쳐 10만명을 훌쩍 넘긴 주거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4만여 명 수준인 토지에 비해서도 절반에 머무르고 있다

경매시장을 장악한 주거시설

업무·상업시설이 푸대접을 받았다면 주거시설은 정반대로 올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극명하게 대조를 보인다. 

올해 전체 진행건수 중 주거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45.1%로 지난해(40.5%)에 비해 4.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주거시설의 진행건수(추정치)는 6만500건으로 2014년(8만1750건) 이후 처음으로 6만건을 넘어서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52.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6년에 마지막으로 비중이 절반을 넘겼던 주거시설은 이후 토지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다 2010년에는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토지에 비해 진행물건 수가 적었으나 올해 비중이 절반 가까이 올라가면서 격차를 확실히 벌렸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내년에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 다시 1강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지지옥션은 내다봤다.

진행건수와 달리 낙찰건수는 이미 1강 체제를 구축했다. 올해 주거시설의 낙찰건수(추정치)는 2만2800건으로 2018년에 비해 4000건 넘게 늘었다. 전체 낙찰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4%로 다른 3개 용도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낙찰건수에서 주거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58.8%를 기록한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2007~2015년까지 내리 30%대에 머물던 주거시설의 낙찰건수 비중은 지난해 42.8%로 올라선 뒤 올해는 50%마저 넘어선 것이다. 

상가, 토지, 공장에 비해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시설은 특히 경매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시작하는 부동산인만큼 경매 물건이 늘어날수록 낙찰되는 건수도 다른 용도에 비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총 감정가에서도 주거시설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지난해까지는 주거시설, 업무상업, 토지, 공장의 감정가가 모두 20%대로 사이 좋게 시장을 4분했다면 올해는 주거시설만이 홀로 31.4%로 치솟으면서 4분할 구도가 '1강 3중' 구도로 재편됐다. 

이는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의 주거시설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주거시설의 감정가도 동반 상승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까지 30%대를 유지했던 주거시설의 총 감정가 비중은 2015~2018년 20%대로 줄었으나 올해 다시 30%선을 회복했다.

대·대·광으로 선방한 토지

2019년 토지 경매시장은 대대광(대전, 대구, 광주)으로 시작해서 대대광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낡고 노후한데다 수십년 간 신규 주택 공급이 없던 이들 대대광 지역의 구도심에 개발의 깃발이 흩날리면서 경매시장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질 정도였다. 

지난해 9월 147.1%까지 치솟았던 대전의 토지 낙찰가율은 올해에도 꾸준함을 보이면서 9~11월 80~90%대의 낙찰가율을 유지했다. 광주 경매시장에서 토지에 대한 인기는 대전을 능가한다. 1월부터 125.1%라는 기록적인 수치로 2019년을 시작한 광주 토지는 4, 5, 6, 8, 9, 11월에도 100%를 넘겨 핫 플레이스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대전, 광주에는 못 미치지만 대구 역시 올 한해 토지에 대한 경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지역이다. 3월 113.7%로 올해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한 대구 토지 경매시장은 다소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11월까지 70% 이상의 낙찰가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내년에도 물건 증가세 지속

지지옥션은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경매 진행물건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매월 진행건수가 1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임에 따라 전체 진행건수는 1민5000건을 넘어서서 지난 2015년(15만2506건)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지옥션은 그 근거로 △30%대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낮은 낙찰가율 △주거시설 경매물건 증가를 들었다. 그리고 정부의 고강도 규제를 담은 12.16부동산대책과 젊은층의 유입 확대도 경매 시장 활성화의 이유로 꼽았다.

오명원 지지옥션 기획홍보팀 연구원은 "꼭 내집 마련 목적이 아니더라도 전세로 살고 있던 집이 갑자기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을 날리는 등 경매를 포함한 부동산 지식이 없어 손해를 보는 젊은 층들이 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목적의 경매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며 "2020년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쉽게 경매를 접할 수 있는 루트가 늘어남에 따라 경매에 관심을 갖는 젊은 층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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