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안철수 들어오면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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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안철수 들어오면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겠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12.24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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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나서겠다, 바른미래당에서 역할하겠다, 뜻을 밝히는 게 중요"
"저 손학규 보고 나가라. 비대위 구성해라. 그러면 안철수 누가 챙겨주나"
되도록 빨리 와야 되겠지만 늦어도 정월 설 전에는 돌아와서 역할을 해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근들에게 안 전 대표가 한국에 들어오면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근들에게 안 전 대표가 한국에 들어오면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4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오면 전권을 주고 물러나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안철수 쪽 의원들이 안 전 대표가 올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먼저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6.13지방선거 참패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독일로 훌쩍 떠나 1년 간 그곳에서 정치사회를 공부하다 최근 미국으로 건너간 안 전 대표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귀국하고 싶다는 뜻을 최근 측근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 6명(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은 지난 23일 손학규 대표에게 최고위원회를 해체하고 비대위 체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돌아오기 전에 손 대표에게 진정성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손학규 대표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직접 나와 "아무리 엉망이라도 정치에 기본이 있는 법이고 정치에 순리가 있다. 기본적인 도리가 있는 것"이라며 안철수 계 의원들의 요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손 대표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오면 전권을 주고 물러나겠다'고 얘기를 한 건 사실 자신이 먼저 한 게 아니라고 했다.

"안철수 대표 쪽에서 한 한 달 전쯤에 만나자고 해가지고 안철수 대표가 돌아올 생각이 있다. 안철수 대표는 유승민하고 같이할 생각은 없다. 안철수는 자유한국당 안 간다. 안철수는 보수 안 한다. 안철수는 바른미래당이 자기가 만든 국민의당의 후신이고 애정이 깊다. 

그런데 오고 싶은데 손 대표께서 안철수에 대해서 호의적인 얘기를 많이 하고 그랬으니 안철수 올 수 있는 길을 열어 달라."

안철수 전 대표와 직접 소통하는 측근 중의 한 사람이 손 대표에게 이렇게 먼저 제안했다는 것이다. 측근은 안 전 대표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도식 비서실장으로 추정된다. 

손 대표는 "그 얘기(제안)를 듣고 내가 '(들어오면) 안철수 대표가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겠
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안철수 쪽 측근이 '그러면 여기서(한 달 전쯤 만날 당시) 그 얘기를 먼저 해 달라'고 해 "그건 안 된다'고 거절했다고 했다.

왜냐하면 당시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 만나러 우주까지 가겠다 이랬는데 안철수에 대한 구애 경쟁같이 정치가 그래서는 안 되는 게 이유였다고.

손 대표는 "그래서 정 그렇다면 만나자. 내가 조용히 미국 가서 만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와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테니까 들어와라, 그걸 위해 일단 만나자고 했다는 것이다.

그랬는데 안철수 전 대표 쪽에서 답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주 일요일(12월 15일) 안철수 계 의원들과 만났다.

손 대표는 "그쪽 국회의원들이 나한테 전화가 와서 좀 뵙겠습니다 해서 그전 일요일(12.15)에 만나서 1시간 면담을 하고 의원들 세 사람하고 저녁 같이 먹었다. 그래서 그때 안철수가 돌아오면 어떻게 하겠느냐 해서 '안철수 요구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일부 호남 쪽 의원들의 반발은 손 대표가 설득을 하고 같이 이겨나가자고 했다는 것이다. 안 대표에게 모든 게 완전히 끝난 다음 레드카펫 깔고 꽃가마 타고 들어올 생각은 하지 마라고 했다고.

손 대표는 "(안 대표가) 오기 전에 들어오겠다. 바른미래당으로 참여하겠다. 그리고 나한테 무슨 역할을 다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다. 이렇게 얘기를 해라. 그러면 내가 모든 걸 다 최선을 다해서 해주겠다. 그 얘기"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런데 이 양반들이 무슨 손학규 사퇴를 해라. 비대위를 꾸려라. 이건 기본적인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전 대표 쪽은 손학규 대표의 진정성을 못 믿겠다는 것이고 손 대표는 믿고 (안 전 대표가)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에게 "정치라는 게 뜻이다. 내가 나서겠다. 이제는 내가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나서겠다. 바른미래당과 함께하겠다. 바른미래당에서 나는 이런 역할을 하고 싶다. 이런 뜻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손 대표는 "저 손학규 보고 나가라. 비대위 구성해라. 그러면 안철수 대표 누가 챙겨줄 거냐"고 했다. 손 대표가 당에서 빠지고 나면 안 전 대표가 돌아왔을 때 누가 챙겨줄 것이냐는 취지다.

지난해 6.13지방선거 패배로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안철수 전 대표에게 독일로 가라, 정치 일선에서 한동안 빠져 있어라고 조언한 사람은 바로 손학규 대표다.

손 대표는 "이제 돌아올 때가 됐고 본인이 돌아올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이제는 더 이상 총선이 이제 넉 달도 채 안 남았는데 실제로는 한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이 기간에 와서 안철수 대표가 자기의 뜻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뜻을 밝히는 것이 지금 안 대표가 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안철수 전 대표는 언제 한국에 들어와야 할까.

손학규 대표는 되도록 빨리 와야 되겠지만 늦어도 정월 설(내년 1월 24일) 전에는 와서 역할을 해야 된다고 충고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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