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 대학 동창들과 함께 걸었던 태안 솔향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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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 대학 동창들과 함께 걸었던 태안 솔향기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1.17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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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나는 뜻밖의 즐거움이 그때 나를 흥분시켰지
해안을 따라 난 솔향기길을 걸으며 천혜의 해안 경관 감상
솔향기와 바다 내음, 파도 소리가 운치를 더하고 여섬해변의 독특한 풍광 인상적
그 가파른 절벽 바닷가 길을 곡갱이 하나로 길을 내고 가꿨다니 인간의 개척 정신 참으로 대단
봄꽃이 밤하늘 별처럼 가득했던 태안 솔향기길과 친구 별장에서의 그날을 앚지 못할 것
지난해 봄(4월) 대학 동창들과 함께 걸었던 충남 태안 솔향기길. 우리는 해안을 따라 난 솔향기길 걸으며 천혜의 해안 풍광을 감상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지난해 봄(4월) 대학 동창들과 함께 걸었던 충남 태안 솔향기길. 우리는 해안을 따라 난 솔향기길 걸으며 천혜의 해안 풍광을 감상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서예가 김정숙 선생은 그의 작품 '명언'에서 
"어제는 지나갔기에 좋고 
내일은 올 것이기에 좋다"고 했다.

그럼 오늘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했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는 글이 아닌가 싶다.
 
지난해 봄 대학 동창들과 충남 태안 솔향기길을 함께 걸으며 모처럼 소풍을 즐겼던 일이 생각난다. 

길 위에서 만나는 뜻밖의 즐거움이 그때 나를 흥분시켰다.

우리는 곧장 해안 트레킹이 시작되는 만대항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편대를 이뤄 움직이기 시작했고 해안을 따라 난 솔향기길을 걸으며 천혜의 해안 경관을 감상했다. 솔향기와 바다 내음, 파도 소리가 운치를 더했다.

우리는 만대항~당봉전망대~근욱골해변~칼바위~가마봉전망대~여섬해변~중막골해변(무인매점)에 이르는 약 6km의 구간을 걸었으며 중간중간 전망대 등에서 쉬어 갔다.

특히 여섬해변의 독특한 흰 모래밭과 이국적인 풍광이 인상적이었다.

'돌앙뗑이'라는 푯말도 이채로웠다. 친구 하나가 '앙뗑이'는 절벽이란 뜻의 태안 사투리라고 설명했다.

쉬는 내내 우리는 거침없이 카메라를 눌러댔고 한 친구는 드론으로 공중 촬영을 시도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드론이 하늘로 솟아 오르자 여자 동창들이 소리를 질렀으며 남자 친구들도 껑충대며 좋아했다.

중막골해변 씨앤블루 펜션 앞에서 휴식을 취한 우리는 300여 미터 떨어진 용난굴(옛날에 용이 나와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붙여진 이름)에 갔다오는 것으로 이날 트레킹 일정을 마무리했다.

솔향기길 지킴이 차윤천.

생각해보면 그 가파른 절벽 바닷가 길을 곡괭이 하나로 길을 내고 가꿨다니 인간의 개척 정신이 참으로 대단하고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이 결코 우연이거나 저절로 생겨나지 않았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는 계기가 됐다.

트레킹을 마친 우리는 오후 3시께 한 대학 동창의 태안 별장(동락재)으로 이동했다. 

중막골해변에서 버스를 타고 20여 분 간 이리 구불 저리 구불 아슬아슬한 1차선 시골길을 달리니 하얀색 2층짜리 목조주택이 나타났다. 충남 태안군 이원면에 있는 친구의 별장이다.

살아가면서 지난해 4월 봄꽃이 밤하늘 별처럼 가득했던 태안 솔향기길과 친구 별장에서의 그날을 많이 그리워할 거 같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살아가면서 지난해 4월 봄꽃이 밤하늘 별처럼 가득했던 태안 솔향기길과 친구 별장에서의 그날을 많이 그리워할 거 같다.
ⓒ 데일리중앙

들머리에 들어서자 화사한 벚꽃이 우리를 반겼다.

막 절정에 이른 벚꽃은 해빛에 반짝이며 눈이 부셨고 여자 동창들은 꽃그늘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 만들기에 바빴다.

별장에서는 친구가 멀리서 온 동창들에게 대접할 쇠고기를 굽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넓은 마당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야외 파티장에서 상추와 깻잎 등 야채에 싸서 먹는 쇠고기 맛은 정말 꿀맛이었다.

고기로 허기진 배를 실컷 채운 뒤 난 2층으로 올라가 친구 몇몇과 함께 지난 2017년 11월 29일 서울 대학로 송년모임 때 만들었던 입학 35주년 다큐 영상을 대형 스크린으로 다시 보며 잠시 추억에 젖었다.

우리는 친구 별장에서 이처럼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며 2시간 넘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오후 5시가 넘어가자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동락재 앞에 바라보이는 '노을이 머무는 해변'으로 나가 사진을 찍으며 작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친구가 말했다. 여름에는 여기서 수영도 하고 해질녘에는 서쪽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해넘이의 장관도 즐긴다고-.

내가 그 친구에게 얘기했다.

"노을이 아름다운 건
태양의 아픔을 모두 감싸 안았기 때문이야.
너의 하루처~럼."

우리는 오후 5시40분 서울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친구는 떠나는 우리들에게 서산 특산품인 감태(가시파래)를 하나씩 선물했다.

그 친구를 홀로 남겨 두고 올 수 없어 친구 몇몇은 별장에서 하루 더 머물다 오기로 했다.

양재역을 거쳐 집에 도착하자 밤 11시가 다 돼 가고 있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봄꽃이 밤하늘 별처럼 가득했던 태안 솔향기길과 친구 별장에서의 그날을 많이 그리워할 거 같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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