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시장, '고교 자퇴-검정고시-선행재수' 권장... 공교육 심각하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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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시장, '고교 자퇴-검정고시-선행재수' 권장... 공교육 심각하게 위협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0.01.22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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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비중 확대 내용의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 이후 사교육 시장 활기
서울의 유명 재수학원가에는 고교 자퇴생과 검정고시생, 재수생들로 넘쳐나
'사교육걱정없는 사회', 고교교육 정상화와 공교육 붕괴 막을 후속 대책 마련 촉구
자료=사교육걱정없는 세상copyright 데일리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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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정부가 대입 정시 비중을 확대하기로 하자 사교육 시장이 활가를 띠고 있다.

서울의 유명 재수학원가에는 고교 자퇴생과 검정고시생, 재수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교육단체들은 고교교육 정상화와 공교육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신호라며 후속 대책(보완 대책) 마련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사교육 업계는 학령인구가 해마다 5만명씩 급격하게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잇따른 정시 상향 정책에 따라 재수학원을 중심으로 활황을 맞고 있는 걸로 나타
났다.

22일 유명 대입 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올해 재수 문의‧신청이 20%가량 늘었다고 한다. 

대형 입시 업체들도 지난해 말부터 대입 재수학원 사업에 전략적 투자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0학년도 정시 원서 접수가 시작된 지난해 말 서울 대치동 한복판에는 재수학원인 강남대성학원브랜드에 인강 사이트인 대성마이맥 강사진을 접목한 '강대마이맥 단과학원'이 신규 개원했다.

종로학원 역시 기존 직영형 재수학원 사업 모델을 전국으로 확장하기 위해 독학재수학원 '종로MAX' 브랜드를 전국 가맹사업으로 론칭했다. 

수도권 인근의 기숙형 재수학원들은 재수생뿐 아니라 방학 전부터 예비고1·2·3학년 재학생반 모집에 열을 올려왔다.

더욱이 대치동 사교육업체에서는 수능 준비를 위한 '전략적 고교 자퇴'를 종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료=사교육걱정없는 세상 copyright 데일리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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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명 중등 사교육 업체는 설명회에서 정시 확대에 따라 일찍이 학교 내신성적에 신경쓰지 않고 재수생처럼 수능 준비에만 올인하기 위해 고교 재학 중에 학교를 자퇴하고 조기부터 수능을 선행 준비하는 '선행재수'를 대치동 트렌드로 언급했다. 

상위권 학생들이 밀집된 특목고의 경우 내신 경쟁이 불리하니 '사회에 내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일단 특목고에 입학한 다음 자퇴해서 나머지 2년은 수능 공부만 하고 정시로 대학 가는 것'이 대입에서 유리하다고 부추기는 언론 보도도 나온다. 

사실상 공교육의 붕괴를 대놓고 선동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은 "입시가 코앞인 고3뿐 아니라 고교 재학생들에게까지 수능을 대비하라는 '선행재수' 상품은 고교교육의 정상적 이수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그 폐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학창시절의 추억은 물론 학교활동도 내신공부도 모두 수능 대비에는 방해물이니 고교 생활을 포기하고 사교육으로 대학 가라는 전략까지 거론되는 것이 작금의 사교육 시장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최근 5년 간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응시한 13∼19세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서울에서 학업 중단생이 가장 많은 지역이 강남(377명)-서초(250명)-송파(233명)-양천(215명) 순이었다. 강남3구와 목동 등 '사교육 특구'에 자퇴생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볼 때 이른바 '사교육 특구'를 중심으로 최적화된 수능 대비를 위해 공교육 포기까지 감행하는 자퇴-검정고시-재수학원 로드맵이 사교육 시장에서 성행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료=사교육걱정없는 세상 copyright 데일리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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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8일 교육부는 현재 중2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4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적용할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정규교육과정이 아닌 비교과활동은 모두 폐지하고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게는 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을 40% 이상 확대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조국 사태'로 논란이 된 부모 배경 등 외부 요인이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것을 전면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이번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은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강화, 대입전형의 합리적 비율 조정, 사회통합전형 신설 등 세 가지가 핵심"이라며 "특히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전형을 대폭 축소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러한 취지와는 달리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은 파행적 교육에 매진하게 해 교실 붕괴를 심화시키고 공교육 정상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거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주요 상위권 대학 입시에서 정시 영향력이 커지면서 토론·참여 위주의 수업보다는 입시에 유리한 문제풀이식 수업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내신 상위 등급을 사수하지 못해 수시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 수업을 등한시하는 학생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육부가 다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은 "이번에 서울 16개 대학에 권고한 수능위주전형 비율이 실질적으로 40% 이상으로 확대 반영되지 않도록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을 폐지'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못 미쳐 수시 비율이 정시로 이월됨에 따라 추가되는 수능 비율을 방어하는 것만으로도 △수시전형의 원취지를 살려 평가 타당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교육 과열지구 중심으로 양산되는 '수능낭인' 현상을 방어하고 △입시 중심의 고교교육 현장을 재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학교 자퇴를 독려하거나 선행교육 상품을 판매하는 등 사교육 기관의 비교육적 마케팅을 우려하며 정부의 강력한 보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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