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연합정당 참여 두고 격론... 반대 여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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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비례연합정당 참여 두고 격론... 반대 여론 확산
  • 김영민 기자·김용숙 기자
  • 승인 2020.03.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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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 열어... 찬반으로 나뉜 가운데 12일 전 당원투표로 결정할 듯
설훈·박주민·김해영 최고위원, 김부겸·김두관·김영춘·박용진 의원, 이재명 지사 반대 목소리
통합당 민주당에 파상공세... "배신과 뒤통수치기 신기록" "대한민국 정치사 처참한 막장극"
민주당의 진보 진영에서 추진하는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둘러싸고 당내 반발이 확산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찬반 양론이 격렬하게 맞붙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둘러싸고 당내 반발이 확산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찬반 양론이 격렬하게 맞붙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김용숙 기자] 민주당 지도부가 진보 진영에서 추진하는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당내에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움직임을 "대한민국 정치역사에서 가장 낯부끄럽고 몰염치한 일" "배신과 뒤통수치기의 신기록" "대한민국 정치사의 처참한 막장극"이라고 원색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은 10일 오후 4시부터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찬반 양론이 뒤엉킨 가운데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비례연합정당 참여 쪽으로 논의를 옮겨가는 분위기다.

오는 12일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대표는 "미래통합당에 제1당을 내줄 수가 없다"고 했고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사를 던진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 동안"이라며 비례연합정당 참여 쪽에 염두에 둔 발언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설훈·박주민·김해영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안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경기지사, 김부겸·김두관·김영춘·박용진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비례연합정당 참여 움직임에 대한 당내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국민이 심판하는 경기에서 꼼수를 비난하다가 그 꼼수에 대응하는 같은 꼼수를 쓴다면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며 비레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한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주권자의 집단지성 발현으로 탄생한 집권 민주당은 촛불혁명의 주체인 국민을 믿고 또 존중해야 하며 단기적이고 작은 이해를 떠나 옳은 방향으로 담담하게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비례연합정당 참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구경북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도 지난 2월 29일 일찌감치 비례연합정당 참여 주장에 "소탐대실"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우리는 이익이 아니라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당"이라며 "민주당은 옳은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은 비례연합정당 참여는 실리도, 명분도 잃는 결정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의총을 앞두고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일은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을 반대하던 민주당에 동의해 온 지지자들에게 입장을 뒤집고 비례연합정당에 투표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는 합의를 통해 어렵게 만들어 낸 선거법을 지키고자 했던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의 민주당을 응원한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창당한 이후로 '의석 도둑질' '꼼수 정당' 등으로 공격했던 민주당의 비난을 상기시키며 "아무리 좋은 명분을 세우더라도 결국에는 내로남불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리를 따져 봐도 전혀 이득이 없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낳게 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미래한국당의 선전을 막으려다 오히려 지역구 참패로 이어지는 악수를 두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직접 접해본 지역 민심은 날이 서있는 상태"라며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는 중도층의 민주당에 대한 소극적 혹은 비판적 지지를 철회하게 만들 수 있는 나쁜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경남 양산을에 출마하는 김두관 의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이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키는 게 정답"이라며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비례에서 우리가 얻지 못하는 의석을 지역구에서 얻는 게 더 중요하다"며 "우리가 원칙을 어겼을 때 중도 표심이 날아갈 것 같은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움직임을 두고 10일 "배신과 뒤통치기의 신기록" "대한민국 정치사의 처참한 막장극"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움직임을 두고 10일 "배신과 뒤통치기의 신기록" "대한민국 정치사의 처참한 막장극"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 데일리중앙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을 향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지 여부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며 "'당원들의 뜻에 따랐다'는 명분을 세우기 위한 또 하나의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선대위원장의 발언을 거론하며 "선거법을 날치기 통과시키며 '정치개혁이다, 소수정당에 대한 배려다'라고 외쳤던 사람들이다. '공수처 통과'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 2·3·4중대의 밀약쯤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통에 쳐 박아도 된다는 말인 듯하다"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미래통합당이 하는 것은 '골목상권 침투'지만 자신들이 하는 것은 '골목상권과의 연대'라는 말도 되지 않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낯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더욱 거칠게 민주당을 공격했다. 민주당 지도부에게 "차라리 권력에 미쳤다고 솔직해지라"고 충고했다.

전 대변인은 "대기업이 골목상권에 침투하는 것에 대한 대항으로 조합을 만드는 것이라는 말을 하는가 하면 시합 도중 상대가 비수를 들고 공격해 오는 것에 맨손으로 싸울지, 작대기라도 들어야 할지 고민이라는 말도 한다"며 "듣는 사람이 다 부끄럽다"고 비꼬아 비판했다.

이어 "의석수만 늘릴 수 있다면 그토록 잘써먹었던 '1+4' 야합공조도 휴지통에 던지겠다는 선언인데 배신과 뒤통수치기로는 가히 신기록 감"이라고 했다.

전 대변인은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대한민국 정치사의 처참한 막장극'에 빗대며 "이제 이런 자들의 손아귀에서 국민의 삶을 구출해야 한다. 첫째도 둘째도 총선승리다. 첫째도 둘째도 정권심판이다. 오직 그것만이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김용숙 기자 kymin@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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