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총선 패배, 황교안 패착 때문... 이순신 할아버지 와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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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총선 패배, 황교안 패착 때문... 이순신 할아버지 와도 졌다"
  • 김용숙 기자
  • 승인 2020.04.17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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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참패 원인으로 '막장공천·메시지없는 선거·막말 후보 처리 미숙' 꼽아
"병졸이 허약하면 장수가 아무리 강해도 못 이긴다"... 황교안 대표 책임론 거론
"김대호·차명진 막말 건, '당하고는 전혀 무관한 개인 의견이다'" 하고 잘랐어야
당 지도부 붕괴, 비대위 체제로 당 수습한 뒤 전당대회로 가야... 김종인 비대위?
"2022년 대권 도전이 마지막 꿈, 이번에 대구 수성을에 굳이 출마한 것도 그 때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대표가 17일 미래통합당의 4.15총선 참패에 대해 황교안 전 대표의 패착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이순신 할아버지가 와도 졌을 것'이라 말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대표가 17일 미래통합당의 4.15총선 참패에 대해 황교안 전 대표의 패착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이순신 할아버지가 와도 졌을 것'이라 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대표가 이번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한데 대해 황교안 전 대표의 패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공천 문제와 선거 막판 불거진 김대호 후보, 차명진 후보 막말 처리 과정을 거론하며 황 전 대표를 '정치 초보'에 빗대 비난했다.

총선 참패에 따른 통합당의 지도부 공백과 관련해서는 우선 비대위 체제로 당을 수습해야 한다며 비대위원장으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언급했다.

자신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뜨내기들이 주인을 못 들어오게 막는 게 말이 되냐"며 그런 질문 자체가 불쾌하다고 했다.

대권은 자신의 마지막 꿈이라며 2022년 대권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4.15총선에서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한 뒤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렇게 밝혔다.

지난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은 민주당 압승, 미래통합당 참패, 소수정당 붕괴로 막을 내렸다. 253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은 163곳에서 승리한 반면 통합당은 그 절반 수준인 84곳에서 의석을 확보했다.

특히 통합당은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심재철 원내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이번 총선에서 전멸하다시피 했다. 부산에 출마한 조경태 최고위원만 간신히 살아 남았다. 당이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진 것이다. 

통합당의 선거 참패를 두고 홍준표 전 대표는 막장공천(막가는 공천)과 메시지 없는 선거, 막말 의원 처리 과정 미숙 등을 원인으로 꼽고 이 모든 것이 황교안 전 대표의 부실한 정치력 때문이라 분석했다.

홍 전 대표는 "공천 문제로 일시 당을 떠나서 선거를 계속했지만 당이 중심 없이 메시지 없는 선거는 25년 정치하면서 처음 봤다"고 말했다.

특히 김대호 후보(관악갑), 차명진 후보(부천시 병)의 막말 파동을 언급하며 "나는 두 분의 사건을 당이 처리하는 형태가 참으로 잘못됐고 선거 전체를 망치게 된 원인이 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홍 전대표는 "(사건이 터졌을 때) '그건 후보 개인의 의견이다. 당하고는 전혀 무관하고 당의 의견이 아니다. 지역구민의 판단에 맡기겠다' 그런 식으로 잘랐어야 옳은데 그거를 당에서 나서서 제명을 한다? 진짜 듣도 보도 못한 선거 전략을 채택하는 바람에 당이 전부 뒤집어썼다"고 주장했다.

당이 나서서 제명을 하느니 마니 하지 말고 '지역구민들이 알아서 심판해 주십시오'라고 애초부터 무시전략으로 갔어야 옳았다는 것.

홍 전 대표는 "또 가처분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우리당 후보는 아니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당대표가 도대체... 그게 선거 하루 전날이다. 그거는 정치 초보생들이나 하는 바보 같은 짓인데 그런 짓을 해 놓고 어떻게 이기기를 바라느냐"며 거듭 황교안 전 대표 책임론을 거론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책임이 없냐는 질문에 "김종인 위원장이 무슨 책임이 있느냐? 아무리 명장이더라도 허약한 병사를 내세워서 전쟁이 되겠냐"며 김 위원장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은 선거 시작 직전에 허약한 병졸들 데리고 장수로서 지휘를 해서 참패를 하긴 했지만 장수가 아무리 강해도 병졸이 허약하면 전쟁에 못 이긴다. 이순신 장군 할아버지가 왔어도 못 이긴다"고 했다.

이어 총선 참패에 따른 지도부 붕괴로 당 재건이 시급하다며 당 재건 프로그램으로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다. 우선 비대위 체제로 당을 수습한 뒤 7월 전당대회로 가는 게 옳은 순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으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추천했다. 당 내부에서는 비대위를 이끌 '감'(인물)이 없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 "그 분은 카리스마도 있고 또 오랜 정치 경력도 있고 또 민주당이나 우리당에서 혼란을 수습해 본 경험도 있고 하기 때문에 들어오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비대위원장 추천 이유를 밝혔다.

진행자가 복당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불쾌하고 무례하다며 전화를 끊겠다고까지 했다.

홍 전 대표는 "25년 한 번도 떠나지 않았던 당이다. 당을 떠나지 않기 위해 양산으로 지역구까지 옮겨서 타협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25년 지킨 사람을 어떻게 뜨내기들이 들어와서 당 안방을 차지하고 주인을 내쫓으려고 하냐? 그리고 또 주인을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얼마나 불쾌하고 무례하냐"고 볼멘 목소리를 냈다.

미래통합당에 들어가면 당권에 도전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당권은 관심사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현재 통합당 당헌에는 당권-대권이 분리돼 있어 대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당권에 도전할 수가 없다. 

홍준표 전 대표가 당권에 관심이 없다는 말은 2022년 대권에 도전하고 싶다는 애기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홍 전 대표는 대권에 대한 도전이 자신의 마지막 꿈이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대권 도전이) 마지막 꿈이고 이번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굳이 출마한 것도 2022년도를 향한 마지막 꿈이고 출발"이라고 말했다.

100석 안팎의 통합당 후보로 180석 거대 집권여당 후보를 상대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정치 패러다임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1997년 대선에서 DJ는 83석 가지고 대통령이 됐다"라고 상기시키며 "국회의원 의석수는 대선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19석)이 무소속 1석을 영입해 통합당과 합치지 않고 원내교섭단체를 꾸려 제3당으로 남는 것에 대해서는 "멍청한 아이디어"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지금 우리가 힘을 합쳐도 거대 여당을 대적하기가 어려운데 또다시 분열하고자 하는 것은 조그마한 당의 권력 하나 차지하려고 하는 멍청한 아이디어다. 당이 통째로 망하는 아이디어"라고 했다.

4.15총선 결과 21대 국회 비례의석(47석) 비중은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19석,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이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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