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의장·부의장, 이틀에 한번꼴로 업무추진비로 사무국 직원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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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의회 의장·부의장, 이틀에 한번꼴로 업무추진비로 사무국 직원 격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4.20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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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조례 없이 매월 이윤승 의장 370만원, 이규열 부의장 195만원 업무추진비 사용
이윤승 의장, 지난해 399건 업무추진비 지출... 이규열 부의장은 218건 지출
120건은 시의회 사무국 직원 대상 업무추진... 근무일수(247일) 기준 이틀에 한번꼴
시의회 사무국 "직원이 많아 나눠서 하다보니 횟수가 많아 보이는 것, 개선하겠다"
이규열 부의장 "업무추진비는 대부분 식사비, 관련규정 없다면 만들어 보완하겠다"
고양시민회 "시민의 혈세인 업무추진비가 시의회 의장단의 쌈짓돈으로 쓰여선 안돼
고양시의회가 관련 조례나 규정 없이 매월 의장에게 370만원, 부의장에게 195만원씩 업무추진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무추진비의 상당 부분이 시의회 직원 격려비로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고양시의회) copyright 데일리중앙
고양시의회가 관련 조례나 규정 없이 매월 의장에게 370만원, 부의장에게 195만원씩 업무추진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무추진비의 상당 부분이 시의회 직원 격려비로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고양시의회)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고양시의회의 업무추진비가 도마 위에 올랐다.

20일 고양시민회가 발표한 2019년 고양시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시의회는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에게 1년에 총 1억5880만원(2020년 예산 기준)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시의회에는 현재 업무추진비 사용 및 공개에 대한 규정(조례, 규칙 등)은 없다.

그런데도 매월 의장에게 370만원(연 4400만원), 부의장에게 195만원(연 234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주고 있다. 상임위원장 5명에게는 각각 매월 140만원(연 1680만원씩), 예결특별위원장에게도 5차례 총 7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지급했다.

고양시의회의 올해 업무추진비 규모는 지난해와 동일하다. 

현재 고양시의회 의장은 민주당 소속 이윤승 의원, 부의장은 미래통합당 소속 이규열 의원이다.

이들은 지난해 업무추진비를 어디에 얼마나 썼을까.

먼저 이윤승 의장은 399건, 4268만9800원의 업무추진비를 지출했다. 1년 동안 하루 1건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썼다는 얘기다.

"자기 돈이라면 저렇게 썼을까"라는 볼멘 목소리가 나온다.

이규열 부의장은 2019년 한 해 총 219건, 2115만8100원의 업무추준비를 사용했다.

이들은 과연 어디에다 저 돈을 썼을까.

대부분 식사, 다과, 간식 등으로 나타났다.

이윤승 의장은 399건 가운데 394건(98.7%)이 식사 및 다과다. 나머지는 격려품 2건, 물품 구입 1건, 부조금 2건이다.

이규열 부의장의 경우 219건 가운데 식사 및 다과가 218건(99.5%)이고 격려품에 사용한 것이 1건이다.

그럼 누구와 식사, 다과, 간식을 즐겼을까.

이윤승 의장은 △의회 현안사항 관련 논의 77건 △지역 현안사항 해결 논의 73건 △지역경제 활성화 논의 35건 △의회사무국 직원 격려 81건이다.

이규열 부의장은 △의회 현안사항 관련 논의 56건 △지역 현안사항 해결 논의 43건 △지역경제 활성화 논의 21건 △시정발전 논의 46건 △의회사무국 직원 격려 39건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의회사무국 직원 격려 횟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의장, 부의장이 지난해 120차례 업무추진비로 의회사무국 직원들을 격려했다는 것이다.

2019년 고양시의회 사무국 근무일수는 247일. 결국 고양시의회 사무국 직원들은 이틀에 한 번꼴로 시의회 의장이나 부의장의 업무추진비로 격려를 받은 셈이다. 

이에 대해 고양시의회 사무국은 "시의회 사무국 직원이 45명으로 상대적으로 다른 부서보다 많아서 그런 것"이라며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사무국 직원이 많아 한 번에 격려하기 힘들고 나눠서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횟수가 많아 보이는 것이다. 앞으로 의회에 전달해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관련 조례도 없이 업무추진비를 의장·부의장 쌈짓돈처럼 쓰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조례 이전에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이 있다. 2조에 보면 지방의회 의장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데 고양시회의는 이에 준해서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규열 고양시의회 부의장은 "업무추진비는 의회 사무국 직원뿐만 아니라 시청, 구청, 동사무소 등의 직원들과 식사비가 대부분"이라며 "직원이 많아 한꺼번에 못하고 순서를 정해 돌아가면서 하는 편"이라 말했다.

이 부의장은 '업무추진비 근거가 뭐냐'고 묻자 "내부 규정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찾아 보고 없다면 의장, 상임위원장, 의원들과 논의해 규정(조례, 규칙 등)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윤승 의장은 몇 차례 전화를 받지 않다 통화가 된 뒤에는 "바쁘다. 좀 있다 전화하겠다"며 전화를 끊은 뒤 다시 전화를 하지는 않았다.

고양시민회 김철기 사무국장은 "고양시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에 대한 업무추진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업무 추진비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그 목적의 합리성이나 내용의 투명성이 소상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시민의 혈세인 업무추진비가 시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쌈짓돈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며 "고양시의회는 업무추진비 사용 및 공개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적법하게 집행, 감사처리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양시민회는 고양시의회 의장·부의장 업무추진비 공개에 이어 조만간 상임위원장단 업무추진비를 공개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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