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1년여 만에 광주법정 출석... "헬기사격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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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1년여 만에 광주법정 출석... "헬기사격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
  • 김용숙 기자
  • 승인 2020.04.27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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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사실 인정하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
재판 중간중간 눈을 감고 졸아... 방청석에서 "전두환 살인마!"를 외치자 눈을 번쩍 뜨기도
민주당 "끝까지 파렴치한 전두환씨는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 미래통합당, 논평 없어
민생당 "쿠데타 수괴의 국민학살극에 대한 심판"... 정의당 "전두환씨 책임을 묻고 단죄해야"
80년 5월 광주를 유혈 진압하고 집권한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출석을 위해 1년 3개월 만에 광주법정에 나왔으나 '5.18 학살'에 대한 사죄는 없었다. (사진=KBS뉴스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80년 5월 광주를 유혈 진압하고 집권한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출석을 위해 1년 3개월 만에 광주법정에 나왔으나 '5.18 학살'에 대한 사죄는 없었다. (사진=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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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80년 5월 광주를 유혈 진압하고 집권한 전두환씨(89)가 27일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출석을 위해 1년여 만에 광주를 찾았으나 '5.18 학살'에 대한 사죄는 없었다.

지난해 3월 사자명예훼손 사건 피고인으로 법원에 출석한 지 13개월 만이다. 

전씨는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으면서도 골프를 치거나 12.12 군사반란 주역들과 호화 만찬을 즐기는 모습이 공개돼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후 12시 19분께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광주지법 법정동에 도착해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으로 이동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죄를 저지르고 왜 반성하지 않느냐"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왜 책임을 지지 않느냐" "사죄하지 않을 거냐" 등의 질문을 했으나 그는 아무 말 없이 법원으로 들어갔다.

오월 어머니회 등 5월 민주화운동 단체 회원들은 법원 앞에서 "전두환 사죄하라"고 외치며 전씨의 사과와 구속을 촉구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오후 2시부터 시삭된 재판에서 전씨는 1980년 5월 당시 헬기 기총사격을 부인했다.

전씨는 검찰의 공소장 낭독 후 판사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감고 있던 눈을 뜨며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만약에 헬기에서 사격을 했더라면 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그러한 무모한 짓을 대한민국의 헬기 사격수인 중위나 대위가..., 난 그 사람들이 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헬기 사격을 강하게 부인한 전씨는 이후 재판 진행 중에는 계속 조는 모습을 보이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보다 못한 한 방청객은 "전두환 살인마!"라고 고함을 질렀고 이에 전씨는 눈을 뜨고 방청석을 응시했다.

결국 재판장은 "재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휴정했다.

정치권은 전두환씨의 태도를 강하게 비난하며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끝까지 파렴치한 전두환씨는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강 대변인은 "피해자들의 고통과 피눈물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부끄러움을 엿볼 수 없는 전두환 씨의 언동은 국민의 분노를 다시금 차오르게 한다"며 "시민들의 '사죄하라'는 울분과 외침을 더 이상 듣지 않는다면 전두환 씨의 죄는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민생당은 전두환씨의 재판에 대해 "죄목은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사실상 7년 간 이 나라를 쥐락펴락한 쿠데타 수괴의 국민학살극에 대한 심판"이라고 규정했다.

이연기 민생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에 내놓은 논평에서 "정부여당은 21대 국회를 구성한 민의에 따라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5.18의 역사적 의미를 명백히 세우는 일에 집중하기 바란다"며 "광주시민은 대통령의 5.18 40주기 기념사를 주목할 것"이라 말했다.

정의당은 전씨의 재판 태도를 강력히 비난하고 "법원이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며 더 이상 스스로의 권위를 잃지 않도록 전두환 씨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고 단죄해야 할 것"이라 촉구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하고 "최초 발포명령자와 학살 책임자, 헬기사격, 암매장 등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하며 책임자 처벌과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우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미래통합당은 전두환씨의 광주지법 출석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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