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수요집회 성금 유용 의혹 제기... 윤미향 "철저히 회계관리"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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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수요집회 성금 유용 의혹 제기... 윤미향 "철저히 회계관리" 해명
  • 김용숙 기자·김영민 기자
  • 승인 2020.05.08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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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 "성금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한테 쓴 적이 없다"... 수요집회 불참 선언
윤미향 "92년부터 할머니들께 드린 지원금 등의 영수증을 할머니들 지장이 찍힌 채로 보관하고 있다" 해명
정의연 "모금된 성금은 피해자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각종 영수증과 통장 사본 공개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의 모금된 성금에 대해 사용처를 모르겠다며 유용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과 정의기억연대가 적극 해명에 나섰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의 모금된 성금에 대해 사용처를 모르겠다며 유용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과 정의기억연대가 적극 해명에 나섰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김영민 기자]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의 성금에 대해 사용처를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1992년부터 29년 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해온 윤미향 전 이사장은 지난 4.15총선에서 민주당 추천으로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로 나서 당선된 민주당의 예비 국회의원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도 입장문을 내어 회계 부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7일 오후 대구의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연에) 현금 들어오는 거 알지도 못하지만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1992년부터 수요집회에 가면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부모님에게 받은 용돈을 모아서 줬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면서 "이걸 할머니들한테 쓴 적이 없다"고 정의연의 수요집회 성금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할머니는 앞으로 수요집회에는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2015년 12.28한일협정 당시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오는데 대표(윤미향)만 알고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윤미향 전 이사장에게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미향 전 이사장은 7일 밤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제기된 의혹을 해명했다.

먼저 수요집회 모금·성금 유용 의혹에 대해 "정의연은 1992년부터 할머니들께 드린 지원금 등의 영수증을 할머니들 지장이 찍힌 채로 보관하고 있다. 보관할 당시에는 할머니들의 기억에 확인용으로 보관했지만 어느새 그 기록들은 사료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이사장은 또 2015년 12.28한밀협정 당시 박근혜 정부가 받은 일본 돈 10억엔에 대해 "오늘(7일) 오전에 이용수 할머니와 통화를 하는 중에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져 있음을 알았다. 자어 디른 할머니들은 박근혜 정부가 10억엔을 받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당신(이 할머니)만 몰랐다고, 1월 28일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 편지에 써 있는 것을 보고 알았다고... 그래서 다시 기억을 끄집어 내어 설명을 드렸지만 아니라고 하셔서 더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윤미향 전 이사장은 끝으로 이용수·김복동·김학순·강덕경 할머니의 이름을 차례로 부른 뒤 "수많은 할머니들의 안타까운 시간들, 그 세월의 몫까지 제 삶에 담아 21대 국회에서 '죽은 자들의 몫까지 함께 해내는 운동'을 만들어가려 한다"며 "그 길밖에 제가 갈 길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윤 전 이사장의 페이스북에 올라는 해명 글에는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며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윤미향 전 이사장을 지지하는 쪽은 윤 전 이사장의 해명을 믿는다며 응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반대하는 쪽에선 감성적인 글로 믿어달라고만 하지 말고 그동안 모금한 성금·후원금을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의 모금된 성금에 대해 유혹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정의기억연대는 8일 할머니들의 생활지원금 등으로 사용됐다고 해명하며 관련 영수증 등을 공개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의 모금된 성금에 대해 유혹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정의기억연대는 8일 할머니들의 생활지원금 등으로 사용됐다고 해명하며 관련 영수증 등을 공개했다.
ⓒ 데일리중앙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자 정의기억연대도 8일 입장문을 내어 이용수 할머니가 제기한 의혹을 해명했다.

정의연은 먼저 시민들이 모아준 소중한 후원금에 대해 "정의연이 2003년 개소해 운영 중인 피해자 지원 쉼터를 비롯해 전국에 거주하고 계신 피해자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0년 결성된 정의연(옛 정대협)은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 이후 피해자 신고전화를 개설했고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1992년 '정신대할머니 생활기금모금 국민운동본부'를 설립해 모금 활동을 벌였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당시 피해자 62명에게 250만원씩을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또 1995년 전 국민 기금모금 운동을 진행해 국내외 거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56명에게 정부 지원과 시민모금을 합쳐 각 4412만5000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2017년 하반기 백만시민모금을 진행해 조성된 기금으로 피해자 할머니 8명에게 개인 당 1억원을 여성인권성금으로 전달했다고 했다.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에게 1992년 7월 15일 100만원, 1993년 7월 26일 250만원을 생활지원금으로 각각 지급한 영수증과 2017년 11월 22일 1억원을 입금한 정의연 통장을 공개했다.

아울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인식 제고와 여론 환기,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할머니들이 제기한 소송 지원 활동, 수요시위 기념 기념비 건립 등 각종 기림 사업, 나비기금사업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의연은 "이상과 같은 모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통해 검증받고 공시 절차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수 할머니가 윤미향 전 이사장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 대해 정의연은 "29년 간 때로는 동지로, 딸로 함께해왔던 윤미향 전 대표가 지난 3월 20일 대표직을 사임하고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출마하게 됐을 때 이용수 할머니께서는 윤 전 대표에 대한 축하하는 마음과 함께 가족을 떠나보내는 서운함과 섭섭함을 느끼셨을 것""이라며 "충분히 이햏하고 깊게 새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의 말씀이 할머니의 마음과 달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그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활동했던 피해자들의 명예와 운동의 역사를 훼손하는 데에 악용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홈페이지는 현재 접속자 폭주로 접속이 안 되고 있다.

김용숙 기자·김영민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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