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 쿠팡 비정규직, 아프면 쉴 수 있나
상태바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 쿠팡 비정규직, 아프면 쉴 수 있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5.28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정규직 비율 97.3%... 정규직 되기 위해, 먹고 살기 위해 아파도 근무
고용보험 밖 1401만명 임시가입시켜 휴업수당·실업급여·상병수당 시급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라는 생활방역 수칙은 먼 나라 얘기라는 사실이 이번 부천 쿠팡물류센터에서 확인됐다. (사진=직장갑질119)copyright 데일리중앙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라는 생활방역 수칙은 먼 나라 얘기라는 사실이 이번 부천 쿠팡물류센터에서 확인됐다. (사진=직장갑질119)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부천 쿠팡물류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프면 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무단결근을 하지 않고는 못쉰다.

부천시 오정동 쿠팡물류센터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28일 낮 12시 현재 82명으로 늘어났다. 

쿠팡물류센터에 일하는 3760명 가운데 정규직은 98명으로 2.7%에 불과하고 비정규직이 97.3%(계약직 984명 26.8%, 일용직 2588명 70.5%)다. 

이 회사 계약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이 되기 위해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고 일용직은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쉬지 못한다. 

이들에게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의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라는 생활방역 수칙은 먼 나라 얘기라는 사실이 이번 부천 쿠팡물류센터에서 확인된 것이다.

직장인 A씨는 감기 증세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팀장에게 전화로 출근할 수 없음을 알렸다. 감기 증세가 더 나빠져 다음날 진료기록서를 회사에 내고 이틀을 쉬었다. 팀장은 팀내 한 달 수량이 펑크가 났으니 메꿔야 한다며 특근과 잔업을 추가로 넣었다. 

저녁 근무 시간쯤 다시 열이 오르기 시작해 얼굴까지 부어 상태가 매우 안 좋아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팀장은 이틀이나 쉬었으니 특근과 잔업을 빼줄 수 없다고 했다. 너무 힘든데도 어쩔 수 없이 출근해야 했다. 

콜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는 B씨는 출근했는데 몸에 열이 오르고 기침도 나서 걱정된다고 했더니 팀장은 못 들은 척했다. 체온계도 이상하다. 집에서 잴 때랑 차이가 크다. 열 있다고 하면 "없는데" 그러고 끝이다. 

물류센터와 콜센터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무단결근이 아니고는 아파도 쉴 수 없다고 한다.

회사에서는 쉬려면 미리 연차를 내라고 한다. 몸이 언제 아플지 미리 알고 연차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 아파도 쉬지 말라는 얘기다.

직장갑질119는 코로나 경제위기 해고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에게 초특급 대책 마련을 그동안 요구해왔다. 

지난 3월 기준 취업자 중 고용보험에 가입해있지 않은 1401만명을 고용보험
의 임시가입자로 편재해 휴업하면 휴업수당을, 실직하면 실업급여를 받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전 국민 고용보험을 약속한 문재인 정부는 고용보험 밖 1401만 취업자 중에서 9개 업종 77만명에게만 고요보험을 가입하게 한다고 한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언 발에 오줌누기 정책으로는 코로나19 감염도 막을 수 없고 코로나19 경제위기도 막을 수 없다"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일자리 긴급 방역 대책은 고용보험 밖 노동자들을 지금 당장 고용보험에 가입시켜 휴업수당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직장갑질119는 2017년 11월 1일 출범한 노동인권단체다. 5월 현재 140명의 노동전문가, 노무사, 변호사들이 무료로 활동하고 있다. 

노노모(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민주노총 법률원, 민변 노동위원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희망법 등 많은 법률가들과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노동건강연대 등 노동전문가들이 비정규직 노동자 등 취약한 노동계급을 돕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