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하늘이 두 쪽나도 내일 본회의 열겠다"... 주호영 "헌정사에 없는 폭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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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하늘이 두 쪽나도 내일 본회의 열겠다"... 주호영 "헌정사에 없는 폭거"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6.04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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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21대 국회 개원 협상 진통... 서로를 향해 자극적인 발언 쏟아내며 대치전선 강화
김태년 "민주당은 하늘이 두 쪽나도 내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 통합당에 최후통첩
주호영 "민주당이 내일 일방적으로 의장 뽑는다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첫날이 될 것"
민주당, '일하는 국회' '준법 개원' 강조... 미래통합당, '폭거' '독재' '폭정' '겁박'으로 맞서
최대 쟁점은 법사위와 예결위... 각각 하나씩 나눠갖고 전체 18개 상임위를 11:7로 '절충'?
21대 국회 개원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4일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위)는 "하늘이 두 쪽나도 내일 본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아래)는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첫 날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21대 국회 개원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4일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위)는 "하늘이 두 쪽나도 내일 본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아래)는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첫 날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21대 국회 개원을 위한 여야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서로를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며 대치 전선을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4일 "민주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내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고 사실상 미래통합당에 최후통첩했다.

이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헌정사에 없는 폭거' '독재' '폭정' '겁박'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강력한 대여 공세로 맞섰다.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 '준법 개원'을 강조하고 있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임기 개시(5월 30일) 후 7일에 첫 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뽑아야 하고 상임위원장은 첫 집회일로부터 3일 이내에 뽑아야 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21대 국회 개원은 6월 5일, 18개 상임위원장 선출은 6월 8일까지 마쳐야 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어떤 장애도 새로운 국회를 향한 전진을 막지 못할 것이다. 민주당은 내일 본회의를 일하는 국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으로 삼겠다"며 '6월 5일 개원'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은 21대 국회에 대한 국민의 지상명령이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 일하는 국회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서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일하는 국회'를 역설했다.

야당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과거 관행이란 이유로 국회가 장기간 공전했고 협치라는 이름으로 법이 무시됐다"며 "야당은 여전히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있지만 국민들께서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혁파하고 국회의 근본부터 바꾸라고 명령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태년 원내대표는 "법을 지키는 국회,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 최고의 국회 개혁"이라며 '6월 5일 개원 국회'에 조건없이 동참할 것을 미래통합당에 촉구했다.

당 대변인들도 가세했다.

허윤정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6월 5일은 국회법이 정한 국회 개원일이고 국회법은 '일하는 국회'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미래통합당은 21대 준법 개원을 막아서는 것이 '민생 발목잡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고 21대 국회 개원에 힘을 더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홍정민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6월 5일 준법개원은 코로나 위기 극복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라며 "야당은 국민의 요구를 외면해선 안 될 것"이라고 미래통합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177석 거대 여당의 인해전술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내일 우리 당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의장을 선출하고 상임위원장을 뽑는다면 민주당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첫 날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여야의 개원 협상 상황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사실상 겁박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6월 5일 날 의장단을 선출하도록 한 것은 훈시규정임에도 불구하고 강행규정이라고까지 국회 의사국을 압박해 그런 해석에 동조하도록 하면서 무리수를 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7년 7월 10일 한 차례 단독 개원이 있은 이후로 53년 만에 민주당이 처음으로 무도한 일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6월 5일 의장단 선출에 협의하면 상임위원장 배분은 협상할 수 있고 6월 5일 날 의장단 선출에 협조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앞서 지난 5월 29일 두 당 원내지도부 회동에서는 의석 비율에 따라 18개 상임위를 11:7 비율로 나눠 위원장을 선출하자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개원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배분 문제.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자리를 누가 차지하는냐를 놓고 여야는 한 치 양보 없는 대치 전선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지금까지 국회 관행을 내세워 법사위와 예결위는 꼭 제1야당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법사위와 예결위를 야당에 내줄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8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모두 가지고 가려면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의장이 우리 당 의원들까지도 상임위를 강제 배정해야 되는 헌정사에 없는 폭거를 해야만 한다"며 "과연 그렇게 갈 수 있을지, 그런 상황들을 국민들이 용서해줄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은 국회를 망치고 삼권분립의 원리를 훼손하고 국정을 망칠뿐만 아니라 국론을 분열시키는 가장 나쁜 졸속·폭정·독재의 선전포고에 다름이 아니다"라며 "민심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하루아침에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민주당에 충고했다.

여야의 개원 및 상임위 배분 협상은 결국 법사위와 예결위를 하나씩 나눠 갖고 전체 18개 상임위를 11: 7 비율로 배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당 원내지도부가 총선 민심에 담긴 상생과 협치의 정신을 받들어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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