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구성 정면대치... 민주당, 법사위원장 선출 - 통합당 "권력의 저주와 마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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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구성 정면대치... 민주당, 법사위원장 선출 - 통합당 "권력의 저주와 마주할 것"
  •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 승인 2020.06.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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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이제 더는 미래통합당의 몽니를 봐줄 수 없다. 국회는 당장 일을 시작해야 한다"
"오늘은 어떤 말보다 행동이 필요한 때"... 민주당, 야당에 상임위원장 선출 입장 최종통보
주호영 "집권여당의 강압적 국회 운영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 장외투쟁은 고려 안해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독재' 늪에 헛발을 짚게 될 것... 역사는 오늘의 폭거를 기억할 것"
원구성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여야가 정면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당 공식회의에서 "이제 더는 미래통합당의 몽니를 봐줄 수 없다"며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원구성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여야가 정면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당 공식회의에서 "이제 더는 미래통합당의 몽니를 봐줄 수 없다"며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21대 국회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양쪽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강 대 강'으로 맞붙으면서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0)로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파행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15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일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집권여당의 강압적 국회 운영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집권세력은 폭주열차처럼 내달리다가 스스로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더는 미래통합당의 몽니를 봐줄 수 없다. 코로나 국난 극복을 위해서 국회는 당장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원구성과 관련해 더이상 미래통합당과의 협상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을 통해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미래통합당에 대해 "아직도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정부 견제가 가능하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며 "정부 견제는 법사위원장이 아니라 정책과 대안, 실력으로 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미래통합당의 주장은 과거의 국회처럼 법사위에서 민생법안의 처리를 방해하고 국정에 발목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민심에 역행하는 구시대적 행태다. 과거 국회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자는 미래통합당의 주장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미래통합당도 대안과 실력으로 경쟁하는 일하는 국회에 동참해주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도 지난 12일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반드시 선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오늘은 어떤 말보다 행동이 필요한 때다. 6월에 3차 추경을 처리하려면 이번 주에 각 상임위에서 추경 심사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국회의장님은 지난 본회의에서 약속하신 대로 오늘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결행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당 공식회의를 마친 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 방침을 최종 통보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법사위 등 몇 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선출하고 며칠 뒤 본회의를 다시 열어 나머지 몇 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15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여당의 강압적 국회 운영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며 집권세력은 스스로 무너지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민주당이 15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여당의 강압적 국회 운영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며 집권세력은 스스로 무너지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 데일리중앙

이에 미래통합당은 '의회독재' '일당독재' '폭거' 등의 거친 말을 써가며 강력 반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태년 원내대표의 최종 통보를 받은 뒤 곧바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과 집권세력이 대한민국 헌정사에 오명을 남길 폭거를 기어코 자행하겠다고 한다"며 미래통합당은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민주당이 야당과 합의없이 강제로 국회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면 통합당은 더이상 민주당과 원구성 협상은 없을 것이라 선언했다. 여야의 상생과 협치는 물건너가는 것이라는 얘기다. 

주 원내대표는 "의원의 상임위 강제 배정과 상임위원장 여당 단독 선출은 제헌 국회 이래 없었던 일"이라고 했다.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독단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은 1948년 대한민국 국회 출범 이후 처음이라는 것.

이어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은 처음부터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었다"며 "민주당은 제헌 국회부터 내려온 협치의 전통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협상은 없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통합당은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11대 7로 나누고 법사위원장은 관례대로 국회의장을 가져가지 않은 제1야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가 국회다울 수 있게 최소한의 견제 장치 하나를 남겨두자는 것이 어찌 무리한 요구냐"며 "18개 상임위 중 18개를 다 가져가겠다는 민주당과 최소한의 견제장치를 달라는 미래통합당, 과연 누가 무리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청와대와 민주당을 향해 "다수의 힘으로 야당을 밀어붙이고 가는 것이 쉬워 보이겠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 '권력의 저주'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집권세력은 폭주열차처럼 내달리다가 결국 스스로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출신 박병석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상임위 강제 배정과 일방적 위원장 선임은 두고두고 부끄러운 헌정사로 남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박 의장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여야가 11대 7로 나눠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민주당 의원들은 '자유, 민주, 정의, 상생, 협치'를 짓밟고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의회독재'라는 늪에 헛발을 짚게 될 것"이라며 "역사는 오늘의 폭거를 분명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 오후 1시30분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을 하겠지만 국회 본회의에 협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할 경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민주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을 동의하거나 협조해줄 수는 없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직무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정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수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장외투쟁은 선택지에 없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민주당과 박병석 국회의장은 예고한 대로 15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법사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본회의 개회 시간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은 있지만 본회의 강행 입장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여야 대치와 국회 파행 사태는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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