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지방의원들, '익산 오리온 여성노동자 사망' 사건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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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지방의원들, '익산 오리온 여성노동자 사망' 사건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촉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6.18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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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 "사측은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책임자 처벌하라"
이승옥 구례군의회 의원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커녕 반인륜적 행태에 분노 금할 길 없다"
오리온 사측,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나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하겠다는 입장 밝혀
"회사 자체 조사 결과 직장내 괴롭힘은 없었으며 성희롱 사건은 발견돼 징계 절차를 밝고 있다"
전국의 여성지방의원 연대체인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는 '익산 오리온 여성노동자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진=전여네)copyright 데일리중앙
전국의 여성지방의원 연대체인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는 '익산 오리온 여성노동자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오리온 사측은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라 엄격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전여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전국의 여성지방의원 연대체인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공동대표 이영숙, 홍진옥, 설혜영)가 '익산 오리온 여성노동자 서지현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은 현재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고 오리온 사측은 노동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 구례 출신의 22살 여성 노동자 서지현씨는 전북 익산 오리온 공장에서 일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3월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씨는 "진짜 어지간히 괴롭혀라. 오리온은 다닐 곳이 아니다"라고 적힌 3장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는 이 사건 관련해 18일 성명을 내어 "고인이 세상을 등진 후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자 백방으로 주변인들의 진술과 흔적을 찾은 결과 상급자의 갑질, 비민주적인 직장 따돌림과 성희롱까지 있었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다"며 "그럼에도 오리온 사측은 사과는커녕 자체 조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통보하고 연락을 끊었다"고 비난했다.

이승옥 구례군의회 의원은 "가족과 시민단체의 끈질긴 조사 결과가 나오자 사측은 이제는 고인의 죽음이 사적인 문제로 촉발됐다는 식의 주장을 유포하며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커녕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반인륜적인 행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22세 여성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 이후 3개월. 그 죽음의 중심에 있는 오리온 사측, 그 죽음을 조사 중인 노동부 익산지청, 직장 괴롭힘과 성희롱의 당사자들. 그리고 이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침묵하는 다수의 보이지 않는 손들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즉각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여네는 "오늘 우리들은 고인과 유가족, 절망의 노동자에게 희망의 디딤돌이 될 것이며 노동이 존중받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오리온 사측에게 고인과 유가족에 사과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청년노동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이나 희생당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전여네는 이러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청와대 청원 운동을 비롯해 비민주적이고 반노동적 기업형태를 알리고 불매운동도 전개하는 등 공동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영숙 전여네 공동대표(서울 도봉구의원)는 "전국 모든 의회에서 지방의원으로서, 여성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사회에서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준수 실천에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며 "오리온 익산 공장의 경직된 조직 문화 개혁과 근무환경 개선 등을 포함한 후속조치 이행을 국민과 함께 엄중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리온 사측은 이번 사건을 피하거나 '나몰라라'하는 건 결코 아니라며 법과 규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오리온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회사 자체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은 사실관계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성희롱 사건은 최근 유족의 문제 제기로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측은 성희롱 사건의 경우 문제점이 발견돼 즉시 조사를 시작했으며 현재 조사 및 징계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성희롱 가해자에게 '어떤 징계를 예정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엄정하게 처리하고 조사 결과와 내용을 유족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만 말했다.

직장 괴롭힘 관련해서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가 나와야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리온 관계자는 "회사는 고용노동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거기서 문제가 발견되면 관련자를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처벌하고회사가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어떠한 책임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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