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화가가 그린 충무공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 지정해제 절차... 8월 중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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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화가가 그린 충무공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 지정해제 절차... 8월 중 철거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6.2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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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문체부에 충무공 정부 표준영정 지정해제 신청... 문체부, 심의 거쳐 지정해제·철거 예정
충무공 표준영정, 1973년 지정됐으나 작가 친일행적 드러나 과거 두 차례 지정해체 신청됐으나 반려
김영주 의원 "친일 화가가 그린 다른 정부 표준영정도 지정해제 돼야"
1973년 정부 표준영정 1호로 지정된 충남 아산 현충사 소재 충무공 표준영정은 친일화가 장우성 작가의 작품으로 표준영정 해제와 함께 8월 중 철거 예정이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1973년 정부 표준영정 1호로 지정된 충남 아산 현충사 소재 충무공 표준영정은 친일화가 장우성 작가의 작품으로 표준영정 해제와 함께 8월 중 철거 예정이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정부가 일제에 부역한 친일 화가가 그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부 표준영정을 지정해제하고 철거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김영주 민주당 국회의원(서울 영등포갑)이 2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 18일 문체부에 충무공 표준영정 지정해제 심의를 요청했다.

문체부는 문화재청의 심의 요청에 따라 7월 중 심의 기구인 문체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를 열어 충무공 표준영정 지정을 해제하고 문화재위원회 현상변경 절차를 거쳐 8월 중에 영정을 철거할 예정이다.

충남 아산 현충사 소재 충무공 표준영정은 지난 1973년 정부 표준영정 1호로 지정됐다.

이 표준영정은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조사와 민족문제연구소 발간 <친일 인명사전>에 친일 행적이 기록된 장우성 화가의 작품으로 국회와 언론에서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문체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는 2010년과 2017년 문화재청의 지정해제 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이에 김영주 의원은 지난 2019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를 지적하고 충무공 표준영정 지정해제와 영정·동상심의위원회 규정 등의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문체부는 지난 1월 영정·동상심의위원회 규정에 지정해제 사유로 '사회통념 위반'을 신설하고 역사분야 전문가 5명을 심의위원으로 확대 위촉했다.

문체부는 충무공 영정 지정해제 이후 내년 1월 표준영정 재 제작 연구용역을 거쳐 2023년까지 새로운 충무공 표준영정 제작과 지정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김영주 의원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친일 작가가 그린 충무공의 표준영정이 지정해제 절차를 밟게 된 것은 다행이다"라며 "충무공 표준영정 외에도 친일 화가가 그린 다른 정부 표준영정도 지정해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일화가가 그린 정부 표준영정은 충무공 외에 윤봉길(표준영정 16호, 충남 예산 충의사 소재), 정몽주(표준영정 23호, 한국은행), 강감찬(표준영정 5호, 낙성대), 김유신(표준영정 9호, 충북 진천 길상사), 정약용(표준영정 3호, 한국은행) 등이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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