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강대강 대치... 민주당 상임위 명단 제출 요구에 통합당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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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강대강 대치... 민주당 상임위 명단 제출 요구에 통합당 "못하겠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6.25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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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끝내 국민 명령을 거부한다면 필요한 행동에 나서겠다" 최후통첩
민주당, 국회 정상화와 3차 추경안 국회 처리를 위해 의원들에게 비상대기 명령
"18개 상임위원장 자리 다 가져가 마음대로 국회 운영해보라"... 대여 결사항전 다짐
통합당, 대북정책·정의연 사태 국정조사를 원구성 협상과 연계하면서 대여전선 확장
여야가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한 치 물러설 수 없는 강경 대치를 이어가면서 국회 원구성은 물론 정부가 제출한 3차 추경안 처리에도 빨간 불이 커졌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여야가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한 치 물러설 수 없는 강경 대치를 이어가면서 국회 원구성은 물론 정부가 제출한 3차 추경안 처리에도 빨간 불이 커졌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원구성을 둘러싸고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25일 21대 국회 원구성을 위한 상임위 명단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다면 필요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 최후통첩했고 통합당은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다 가져가 마음대로 국회를 운영해보라고 맞서고 있다.  

여야가 국회 상임위원장, 특히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한 치 물러설 수 없는 강경 대치를 이어가면서 국회 원구성은 물론 3차 추경안 처리에도 빨간 불이 커졌다.  

민주당은 산사에서 칩거하다 열흘 만에 국회로 돌아온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상임위 구성을 위해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6월 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오늘부터라도 상임위를 즉시 가동해서 추경심사에 돌입해야 한다"며 야당을 재촉했다.

김 원내대표는 코로나 경제 충격이 계속된다면 6개월 안에 48만 가구, 1년 안에 76만 가구가 파산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를 언급하며 3차 추경안 집행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3차 추경은 실직자·저소득층·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게 더욱 절실하다는 점을 재차 상기시켰다. 

민주당이 생각하는 3차 추경안의 골든타임(적기)은 '6월 임시국회 처리, 7월 초 집행'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벼랑 끝에 서있는 국민을 국회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미래통합당이 또다시 여러 조건을 내걸고 시간 끌기 꼼수를 부린다면 민주당은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벼랑 끝에 서있는 국민을 국회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미래통합당이 또다시 여러 조건을 내걸고 시간 끌기 꼼수를 부린다면 민주당은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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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내대표는 "추경이 제때 통과되지 않으면 생계가 불안한 특수고용노동자·프리랜서·실업자들의 생활안정과 고용유지 지원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추경이 늦어지면 소상공인의 긴급한 생업자금 확보에도 차질이 생긴다. 벼랑 끝에 서있는 국민을 국회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에 복귀한 미래통합당이 또다시 여러 조건을 내걸고 시간 끌기 꼼수를 부린다면 민주당은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다. 국회 정상화와 추경 통과를 위해 민주당은 국민이 부여한 책임여당의 역할을 완수할 것"이라 밝혔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더는 미래통합당의 억지에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미래통합당이 끝내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다면 다른 야당들과 함께 필요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통합당을 압박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와 3차 추경안 국회 처리를 위해 국회에서 비상대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는 대신 대여 강경 투쟁을 선택했다. 대북정책과 정의연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원구성 협상과 연계하면서 대여 전선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를 열어 법사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지난 6월 15일을 의회 민주주의에 조종을 울린 날이라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 국민과 함께 비장하게 결사항전한다는 입장이다.

통합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지난 15일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뜻을 밝힌 원내지도부를 재신임했다.

재신임을 받은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진한 동지애'를 느낀다며 민주당을 향해 '청와대 앞잡이'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선언했다. 의원들에겐 대여 전선에 단일 대오로 단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는 행정부 견제가 가장 중요한 일인데 지금 민주당은 청와대와 한 편이 돼서 오히려 청와대의 앞잡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는 마당에 저런 식으로 운영하면 대한민국 국회는 있으나마나한 국회이고 저희들은 장식품이나 들러리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을 향해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처음부터 미래통합당 없이도 국회를 마음껏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이기 때문에 당신들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동안 협상은 없었고 겁박만 있었다고 했다.

이전의 여당은 절대다수 의석이 아니어서 야당의 협조가 불가피해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양보했지만 176석의 지금의 여당은 자신들 만으로 뭐든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양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열흘 만에 국회에 복귀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청와대 앞잡이'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선언했다. 의원들에겐 대여 전선에 단일 대오로 단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열흘 만에 국회에 복귀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청와대 앞잡이'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선언했다. 의원들에겐 대여 전선에 단일 대오로 단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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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는 "그래서 저의 입장은 (민주당에게) 그렇게 해보라는 거"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법사위를 당신들이 가져가고 나머지 상임위도 2석이 오버되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회를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순간 저희들에게 손을 내밀 것이라고 보는데 그때까지는 저희들끼리 뜻을 뭉치고 하나로 해서 꿋꿋하게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21대 들어서 공룡여당이 브레이크 없는 폭주로 한쪽 날개가 꺾여버렸다. 지난 6월 15일은 의회 민주주의에 조종을 울린 날이다"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공룡여당이 의회 민주주의를 완전히 짓밟고 우리의 것인 법사위원장 자리를 강탈해갔다. 강탈하고 나서 지난 10일 간 보니까 법치 파괴하고 윤석열 검찰 겁박하고 이런 것 보니 이제는 문재인 정권 독재 체제를 완전히 만들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통합당의 대여 강경 투쟁 입장에 민주당은 무책임한 제1야당이 민생을 내팽개쳤다고 맹비난했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상임위원회 명단을 제출을 거부했다"며 "이는 국회를 파행시키겠다는 선전포고이며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공당의 대표로서 민생을 내팽개친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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