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는 땅장사, 건설사는 집장사 영장산 아파트 건립 계획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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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땅장사, 건설사는 집장사 영장산 아파트 건립 계획 중단하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7.20 18:17
  • 수정 2020.07.20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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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산 아파트 건립 반대 시민모임·환경운동연합, '성남복정2 공공주택지구' 사업 철회 촉구
정부, 영장산 일대 7만7750㎡에 1200세대 아파트 공급 계획... 임대 400세대, 분양 800세대
"성남복정2 공공주택지구 사업은 신혼부부, 청년 주택공급 정책을 빙자한 LH의 땅장사 사업"
LH "녹지 부분은 대안을 갖고 충분한 규모 근린공원을 조성하고 과도한 수익 부분은 오해 소지"
영장산 아파트 건립 반대 시민모임과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8일 오후 성남시 수정구 숯골광장에 모여 LH와 김태년 민주당 국회의원을 규탄하고 영장산 아파트 건립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영장산 아파트 건립 반대 시민모임) copyright 데일리중앙
영장산 아파트 건립 반대 시민모임과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8일 오후 성남시 수정구 숯골광장에 모여 LH와 김태년 민주당 국회의원을 규탄하고 영장산 아파트 건립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영장산 아파트 건립 반대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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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성남환경운동연합과 '신흥동 영장산 아파트 건립 반대 시민모임'은 성남시민들의 자연녹지 영장산을 허물어 아파트를 짓는 것은 LH와 건설사의 배만 불리는 짓이라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4일 '신흥동 영장산 지키기 1차 시민행진'을 한 데 이어 18일 오후 다시 성남시 수정구 숯골광장에 모여 LH를 규탄하고 영장산 아파트 건립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LH 쪽은 '땅장사'라는 지적에 과민 반응을 보이며 녹지 훼손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규모의 근린공원 조성을 통해 기존 녹지를 대체할 수 있도록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영장산 일대 7만7750㎡(2만3560평) 면적의 산지에 1200세대 아파트를 짓는 '성남복정2 공공주택지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심 내 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저소득층 및 주거취약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행복주택 공급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신혼부부, 청년들에게 값싼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그들의 주거 안정과 자립 기반을 돕겠다는 취지다.

성남환경운동연합과 시민모임은 그러나 "최근 공개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재협의)에 따르면 성남복정2 공공주택지구 사업은 신혼부부, 청년 주택공급 정책을 빙자한 LH의 땅 장사 사업"이라고 비난했다.

또 애초에 500세대만 짓기로 한 계획이 별다는 이유 없이 1200세대로 급증했다며 이 사업은 계획단계부터 현재까지 의혹 투성이며 졸속 추진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2018년 8월 7일 공공주택지구지정 이후 2019년 6월 28일 국토부가 발표한 '수도권 30만호 공급계획, 첫 지구 지정' 제목의 보도자료에는 성남복정2 공공주택지구는 500세대라고 명시돼 있다.

그랬던 것이 2019년 7월 성남복정2 공공주택지구 지정(변경) 및 지구계획 승인 신청을 하면서 애초 계획했던 행복주택 500세대에서 240% 증가한 1200세대로 늘어났다.

더욱이 1200세대 가운데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은 400세대에 불과하고 800세대는 일반 분양하는 걸로 알려져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신흥동 영장산 아파트 건립반대 시민모임 관계자는 20일 "정부와 LH는 겉으로는 신혼부부와 청년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택을 짓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는 사업의 수익성을 위해 임대주택보다 2배 많은 분양주택을 짓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서민 주거지역의 소중한 녹지공간을 훼손하면서 추진하는 공공주택지구 사업의 본질은 일부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청년, 신혼부부가 아니라 LH의 수익성을 위한 땅장사인 것"이라며 해당 사업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성남복정2 공공주택지구 사업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업도 아니고 지속가능한 성남을 위한 사업도 아닌 기후변화 시대를 역행하는 나쁜 사업이라는 게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신흥동 영장산 아파트 건립반대 시민모임과 성남환경운동연합은 "신흥동 영장산은 수정구 주민들에게 그린벨트와 같은 소중한 공간이다. 서울시의 그린벨트가 보전돼야 하는 것처럼 성남시 수정구 영장산도 보전돼야 한다"며 "LH 배만 불리는 성남복정2지구 사업을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시 수정구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에게도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데일리중앙>은 김태년 원내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국회의원회관 사무실과 김 원내대표 휴대폰으로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LH 쪽은 적극 해명에 나섰다.

서민들에게 싼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개발이 이뤄지지만 자연(녹지) 훼손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H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녹지 축소(훼손) 부분은 향후 지구를 수립할 때 지구 내 최대한 근린공원을 조성해서 기존의 녹지를 대체할 수 있도록  계획 수립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과도한 수익을 얻기 위해 1200세대로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늘어나는 세대는 모두 신혼부부나 젊은 층에게 싸게 공급하는 신혼희망타운 물량으로 분양해서 수익내는 상품이 아니다. 수익을 보기 위해 계획을 변경했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LH는 1200세대 가운데 400세대는 임대 형식, 800세대는 분양 형식으로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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