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개소당 1억5000만원, 용역결과 나오기 전 10억원으로 예산 '뻥튀기'
이광호 시의원 "예산편성·용역발주 등 사업추진 전반 걸쳐 진상조사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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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서울시가 세계 최초 '스마트쉘터'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버스정류소 업그레이드 사업이 사실은 주먹구구식 예산편성과 방만한 예산낭비 사업인 것으로 의심된다는 지적이 시의회에서 나왔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민주당 이광호 의원은 3일 서울시가 추진하는 '스마트쉘터' 사업이 무계획적인 예산 수립은 물론 수천억원대의 예산 투입이 예상되는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19년 10월 예산수립 당시 총사업비 10억원(설계비 1억원, 시범설치 6개소 9억원)을 들여 '스마트쉘터' 사업을 추진하고자 계획했다. 1개소당 1억5000만원이었다.
그런데 불과 넉 달 만인 지난 2월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면서 용역비는 1억원에서 3억원으로 3배나 늘렸다. 더군다나 용역 결과도 나오기 전에 '스마트쉘터'는 1개소당 1억5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약 7배나 증액해 설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월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10개 중앙버스정류소에 '스마트쉘터'를 시범 도입하고 내년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개소당 10억원이면 100개소만 설치한다고 해도 1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처럼 서울시는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이 마무리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소당 10억원을 책정하고 사전규격공고를 계획하고 있다고 이광호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등으로 다중이용시설의 이용제한이 시행되고 있고 시민들 역시 밀폐된 공간은 물론 다른 사람과의 밀착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대중교통 이용시민들의 이용행태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검증되지도 않은 밀폐형 '스마트쉘터' 안으로 시민들을 무작정 몰아넣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광호 의원은 서울시가 안전불감증에 만연돼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다.
이 의원은 특히 "서울시는 3차례나 추경예산을 편성해 불필요한 사업예산을 축소하고 코로나19 대응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1개소 당 10억원이나 되는 밀폐형 '스마트쉘터'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예산 낭비와 함께 시민안전에 오히려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마트쉘터' 사업의 예산편성과 용역발주 그리고 사업추진 과정 전반에 걸쳐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스마트쉘터' 사업을 지금 즉시 중단하고 서울시 차원의 강도 높은 감사를 통해 사업계획 단계부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추진 과정 전반에 걸친 의혹을 명확하게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오는 8월 시의회 임시회에서 '스마트쉘터' 사업에 대한 감추경을 교통위원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