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성남시의회가 퇴직경찰공무원 회원 단체인 재향경우회를 지원하는 '성남시 재향경우회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에 나서 논란이다.

제256회 성남시의회 임시회에 상정된 '성남시 재향경우회 지원에 관한 조례'는 미래통합당 박광순 시의원이 대표발의했다. 박 의원은 분당경찰서장 출신이다.

성남을바꾸는시민연대는 5일 보도자료를 내어 "재향경우회가 퇴직경찰공무원의 친목도모와 상호부조를 위한 회원단체로 불특정 다수를 위한 공익단체로 보기 어렵고 대한민국경우회의 경우 전 정권 연루된 각종 의혹이 해결되지 않았고 일반 민간단체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지원조례 제정이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방자치단체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회의 사업에 대해 보조금을 교부할 수 있다'라는 개정된 경호법에 따라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한민국경우회는 기본적으로 퇴직경찰공무원의 친목단체다. 

경우회법 제1조(목적), 제3조의2(사업) 등을 종합하면 경우회는 일반시민단체와는 다르게 사업의 직접 수혜자가 불특정 다수가 아닌 경우회원으로 한정돼 있으며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와 상부상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정단체다.

대한민국경우회는 특히 박근혜 정부 당시 전경련 등의 자금을 지원받아 세월호 맞불집회 등 친정부 활동을 했다는 의혹, 대기업을 압박해 경우회 자회사에 일감몰아주기 일명 '화이트리스트 의혹'을 받고 있다.

경우회법 제15조(재정) ③항은 '지방자치단체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회의 사업에 대하여 보조금을 교부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신설해 경우회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성남시민연대 관계자는 "경우회 지원조례 제5조(지원대상사업)에 열거된 사업을 보면 자유민주주의체제 수호와 호국정신의 함양 및 고취를 위한 사업, 전적지 및 안보시설 등 안보현장 순례사업 등은 이미 재향군인회 등의 안보단체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과 유사하다"며 조례 제정의 필요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또 "경우회법 개정을 통해 경우회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 규정이 마련됐다고 해서 퇴직공무원의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와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하는 친목단체에 일반적·포괄적인 보조금 지원을 허용하는 것은 특혜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제정된 만큼 일반 민간단체와 마찬가지로 사업내용 및 금액을 특정해 보조금 지원 신청을 할 수 있는 만큼 조례 제정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시민 다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활동해야 하는 성남시의회가 공무원 연금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노후생활을 하는 퇴직경찰공무원의 친목 단체까지 지원해야 하는 지 의문"이라며 "경우회 지원조례가 제정되면 재향소방동우회 지원조례 제정 등의 요구가 쏟아질 것"이라고 경우회 지원 조례 제정에 거듭 우려를 나타냈다.

성남시의회는 2019년 제244회 성남시의회 임시회에 향우회 연합단체를 지원하는 '성남시 지역화합 및 발전 지원 조례'를 제정하려다가 지역시민단체의 반대로 철회한 적이 있다.

논란이 되자 박광순 의원은 개정된 경호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경우회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경우회에서 시민들과 관련된 사업을 할 때는 시에서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근거 조항을 만든 거니까 (보조금을 지원하고 안 하고는) 시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경우회 회원이라고 해서 일정액의 보수를 주는 것이 아니고 회원 중에서 시민생활하고 직결된 안전이라든가 범죄예방이라든가 교육이라든가 캠페인이라든가 이런 사업을 할 때 실비 정도의 보상금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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