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공매도 '쪼개기 연장'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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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 "공매도 '쪼개기 연장'도 검토하고 있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8.2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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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결위에서 박용진 의원의 공매도 관련 질의에 "여러가지 방안 검토 중" 답변
박용진 "제도개선 전까지 공매도 금지 연장돼야... 무조건 폐지는 무책임하다" 지적
은성수 "개인투자자 공매도 기회주고 조심스런 투자 이뤄질 수 있게 방안 마련할 것"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은 24일 국회 예산결산위에 출석해 박용진 민주당 의원(왼쪽)의 공매도 연장 검토 관련 질의에 유가증권이나 대형주 등에 한해서만 연장하는 일명 '쪼개기 연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박용진TV)copyright 데일리중앙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은 24일 국회 예산결산위에 출석해 박용진 민주당 의원(왼쪽)의 공매도 연장 검토 관련 질의에 유가증권이나 대형주 등에 한해서만 연장하는 일명 '쪼개기 연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박용진TV)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공매도 연장 방안을 두고 유가증권이나 대형주 등에 한해서만 연장하는 일명 '쪼개기 연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24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공매도 연장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박 의원은 "오늘 보도를 보니 공매도 관련해서 26일쯤 결정할 예정인데 6개월 연장이 유력하다고 하더라"고 질의했고, 이에 은 위원장은 "위원회를 열어서 결정할 내용이라 그 전에 금융위원장이 내용을 확인하거나 개인의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공매도 연장'에 대한 개인의견을 다시 묻자 은 위원장은 "금융위원장이 개인의견을 말하는 게 개인의견은 아닌 것 같다"며 개인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은성수 위원장은 다만 "공매도 연장에 대해 바로 연장하거나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여러 가지 안을 놓고 금융위 안에서 논의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용진 의원은 "유가증권이나 대형주에 한해서만 연장하는 등의 쪼개기 연장도 테이블에 올라와 있냐"고 물었다. 

은성수 위원장은 "그렇다. 바로 연장하는 방법, 연장한 다음에 바로하는 방법, 연장한 후에 단계적으로 하는 방법, 단계적으로 한 뒤에 어떻게 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다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다만 시간으로 단계가 있을 수 있고 시장으로 단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공매도 제도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는 금지가 연장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다만 공매도가 갖는 시장의 순기능도 있는데 무조건 폐지할 것처럼 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신중한 접근도 좋지만 개미지옥이라고 불릴 만큼 개인에게 불합리한 현행 공매도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이 갖는 뉘앙스와 의미를 알고 있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제한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하려고 한다"며 "다만 개인들에게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이 기회의 균등인지, 오히려 개인들을 위험에 빠지게 하는 것인지 아직 자신이 없다. 그래서 더 많은 의견을 듣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금융위가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가 2008년부터 8차례나 공매도와 관련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지만 제도는 개선되지 않고 그대로라는 것.

박 의원은 우리나라 공매도 현황을 나타내는 PPT(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보여주며 "우리나라 공매도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1~2%밖에 안 된다. 그런데 전체 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나 된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사실상 공매도에 참여하지 못하는 구조인데 공매도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받으니까 공매도를 폐지하자고 아우성이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이나 유럽,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비중은 2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성수 위원장은 "제도 개선할 때 그런 부분도 저변을 넓히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인 의견은 부담스럽지만 사모펀드의 기회 균등을 높여서 개인들이 피해보는 사례가 있었어서 주저스럽다"고 털어놨다. 

은 위원장은 또 "개인투자자가 70~80%나 될 정도로 공매도가 무조건 이익을 보는 게 아니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일단 개인투자자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조심스럽게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머리를 짜서 방안을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마지막으로 "공매도 관련해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오늘 중으로 내려고 한다"며 "국회와 정부당국이 국민들을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시장을 만들기 위해 같이 노력해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은성수 위원장도 "법안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잘 협조하고 잘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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