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억원 들인 GOP 경계시스템, 하루 1.5회꼴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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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억원 들인 GOP 경계시스템, 하루 1.5회꼴 먹통
  • 김용숙 기자
  • 승인 2020.09.18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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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 2749건 고장-오작동... 탈북민 재입북한 7월에만 53건 발생
이채익 의원 "대북 감시 공백 최소화할 근본 대책 필요하다" 강조
이채옥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18일 2400억원 들인 최전방 경계초소(GOP) 경계시스템이 하루에 1.5회꼴로 먹통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국방부에 촉구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이채옥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18일 2400억원 들인 최전방 경계초소(GOP) 경계시스템이 하루에 1.5회꼴로 먹통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국방부에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2400억원 들인 최전방 경계초소(GOP) 경계시스템이 하루에 1.5회꼴로 먹통인 것으로 나타났

탈북민 재입북 사건이 발생한 올해 7월에만 GOP 경계시스템 오류와 고장이 53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이 대북감시를 강화할 목적으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첨단 경계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약 2427원을 들였지만 잦은 고장과 오작동으로 오히려 최전방 지역의 감시 공백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GOP 과학화 경계 시스템 고장·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GOP 경계시스템 장비의 작동 오류 및 고장은 총 2749건으로 집계됐다.

대북 감시를 위한 최전방 기지에서 하루 1.5회꼴로 감시장비가 먹통이 됐다는 것이다. 유형별로는 동물(39.2%)이나 강풍(38.1%)에 의한 광망(철조망 감지센서) 절단이 전체 고장의 77.3%로 가장 많았지만 카메라 및 서버, 전원장치 등 자체 장비 고장도 16.0%나 됐다.

특히 탈북민이 월북한 7월 18일에도 강풍으로 광망이 절단되는 고장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망 1개가 절단되면 50∼200m 구간의 철책 감지 기능이 마비된다. 탈북민 월북 전날에도 장비 전원 공급 불량 등 3건의 고장이 접수됐다.

먹통이 된 경계시스템을 복구하려면 보통 이틀 가량이 필요하지만 지난해에는 평균 수리 기간이 51.2일에 달해 장기간 감시 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국방부는 "지난해 9월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강풍으로 645건의 광망 절단 사고가 있었다"며 "이를 복구하는 데 평균 68.6일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채익 의원은 "자료에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최근 태풍과 홍수로 인한 고장도 상당할 것"이라며 "자연재해 이후 감시 공백을 최소화할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계시스템의 오작동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철조망 감지센서 작동으로 경보음이 울린 건 2016년 이후 총 1만2190회로 집계됐는데 이 중 시스템 오류로 인한 오작동이 27.0%에 달했다. 

이 의원은 "시스템 오류가 동물로 인한 작동 비율(18.9%)보다 높다는 건 경계 시스템 자체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지적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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