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사자평 억새밭 대장관... 눈부신 은빛 물결 위로 희망 '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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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사자평 억새밭 대장관... 눈부신 은빛 물결 위로 희망 '넘실'
  • 이성훈 기자
  • 승인 2020.10.08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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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귀기울이면 억새가 바람결에 일렁
두 팔을 벌려 숨을 크게 들이쉬면 피로가 순식간에 정화
심신의 피곤함을 훌훌 털어내고 은빛 억새가 눈부신 사자평에 올라보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에 지친 국민들에게 숨은 힐링 여행지로 은빛 억새밭이 길게 손짓하는 밀양 사자평이 각광받고 있다. 가을이 무르익고 있는 지금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사자평 억새밭이 대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밀양시) copyright 데일리중앙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에 지친 국민들에게 숨은 힐링 여행지로 은빛 억새밭이 길게 손짓하는 밀양 사자평이 각광받고 있다. 가을이 무르익고 있는 지금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사자평 억새밭이 대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밀양시)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높아가는 하늘과 함께 가을이 무르익고 있는 지금 은빛 물결 일렁이는 밀양 사자평 억새밭이 대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밀양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에 지친 국민들에게 안전하면서도 갑갑함을 달랠 수 있는 숨은 힐링 여행지로 은빛 억새밭이 길게 손짓하는 사자평을 8일 소개했다.

사자평은 밀양의 주산이자 영남 알프스의 중심산인 재약산 능선에 넓게 분포된 억새평원으로 밀양8경의 한 축을 담당한다. 수백만평에 이르는 넓이와 해발고도 800m라는 위치 덕분에 과거에는 목장 사업이 발달했던 곳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는 신라 화랑도의 수련장이자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의 승병 훈련장소로도 쓰였다고 전해진다.

사자평을 지칭하는 두 가지 표현이 있다.

'국내 최대의 억새군락지'와 '국내 최대의 고원습지'.

대표적인 등산로인 표충사 코스를 이용하면 가장 짧은 시간에 다녀올 수 있다. 잘 닦여진 그늘진 숲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흑룡폭포와 층층폭포의 절경과 마주할 수 있다.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지루하지 않은 산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이윽고 정상 아래 전망대에 올라서면 드넓게 펼쳐진 평원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반대쪽 끝에서 다시 반대쪽 끝까지 셀 수 없는 은빛 자태들의 춤사위는 결코 억새밭 하면 으례 생각나는 스산함과는 거리가 먼 화려함의 극치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억새가 바람결에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느덧 풍경은 바다로 바뀌어 있다. 억새밭에서 하얀 포말을 만들며 바다 위를 쓸고 다니는 너울 파도소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두 팔을 벌려 숨을 크게 들이 쉬면 폐부 끝까지 가득 채워주는 신선한 공기로 마음을 옥죄어 오던 온갖 스트레스와 피로가 순식간에 정화된다. 사자평의 억새밭은 오감을 통해 제대로 가을을 마시는 경험을 선사한다. 

밀양시는 사자평에 올라 억새밭을 만끽하기에 지금이 가장 좋다고 얘기한다.

얼음골 케이블카를 통해 이동하는 것도 또 다른 풍치를 맛볼 수 있다. 선로 길이만 1.8km에 이르는 최장거리 케이블카 중 하나로 1020m의 상부승강장까지 단숨에 데려다 준다. 승강장을 나서면 '하늘사랑길'이라고 불리는 280m 규모의 데크로드가 전망대까지 펼쳐져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오른쪽에 펼쳐진 사자평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거기서 평탄한 길로 한두 시간 정도 산행을 하면 사자평에 들어설 수 있다. 가는 동안 억새군락지가 이어지기 때문에 마치 동화 속을 걷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사자평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만을 선물하는 곳이 아니다.

자연생태학적으로도 굉장히 의미 있는 곳이라고 한다. 생물의 다양성은 인간사회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면 인간의 생존 역시 크게 위협받게 되는데 생물 다양성으로 인해 그 균형이 유지되기 때문.

습지의 중요성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다. 습지는 야생 생물들의 식수원이 된다. 홍수 및 기후 조절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고 가뭄에 꼭 필요한 수원이 되기도 한다.

사자평은 앞서 말한대로 국내 최대의 고원습지다. 규모가 약 58만m²에 달한다. 산 정상 부근의 평평한 땅으로 물이 모여 습지대를 이룬 것으로 다른 습지와는 달리 가운데로 실개천이 흐른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자연환경 속에 각종 습지생물과 희귀 식물군락이 분포하고 멸종위기종인 삵이나 하늘다람쥐 등이 서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2006년 12월 28일 환경부를 통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오랜 기간 동안 사자평의 억새군락지와 습지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온 밀양시는 그 결실이 서서히 맺혀가는 중이라고 했다. 

시월에는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의 피곤함을 훌훌 털어내고 은빛 억새가 눈부신 사자평에 올라 인생의 즐거움과 가을을 만끽해보는 게 어떨까.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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