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적게 금리는 많이?
상태바
산업은행-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적게 금리는 많이?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0.10.12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재호 의원, 기은-산은 대출상품 50개 분석 결과 40개에서 중소기업 금리가 더 높아
"중소기업에 금리 혜택을 주는 등 중견기업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방안 마련해야"
기업은행 "싼 이자로 더 많이 대줄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책자금 확대돼야
국회 정무위 민주당 송재호 의원(아래)은 12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위 사진)과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가 중견기업 평균금리보다 높다면서 중소기업의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정무위 민주당 송재호 의원(아래)은 12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위)과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가 중견기업 평균금리보다 높다면서 중소기업의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에게 대출은 적게, 금리는 높게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가 중견기업 대출 평균금리보다 높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 민주당 송재호 의원은 12일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대출해 준 상품 50개를 분석한 결과 이 중 40개 상품에서 중소기업의 평균금리가 중견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대출해 준 상품들을 기준으로 분석한 것이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의 대출상품 38개 중 33개에서, 기업은행은 12개의 대출상품 중 7개 상품에서 중소기업에 적용된 평균금리가 중견기업보다 높았다. 

산업은행의 38개 상품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평균금리는 3.14%인 반면 중견기업에는 평균 2.75%의 금리가 적용돼 0.39%포인트 만큼의 이자가 중소기업에 더 높게 부과됐다.

기업은행은 12개 상품에서 중소기업 평균금리가 3.10%, 중견기업은 3.03%로 중소기업이 0.07%포인트 더 높은 이자를 부담했다. 산업은행보다는 금리 차이의 폭이 작았으나 기업은행 역시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며 더 높게 이자를 책정한 것이다.

상품별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금리 평균이 가장 큰 차이를 기록한 수치는 산업은행이 1.13%, 기업은행은 0.7%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에서 지난 2016년 시행한 '중소우대운영' 상품의 경우 중소기업에게는 평균 3.98%의 금리가 부과된 반면 중견기업에는 2.85%의 금리가 적용됐다. 해당상품은 경영혁신기업이나 수출기업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개설돼 운영됐지만 중소기업에게 더 높은 이자를 적용했다.

기업은행이 운영하는 'IBK사업장분양자금대출'은 사업장을 분양받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올해 이 상품에 적용된 금리는 중소기업들에는 평균 2.6%, 중견기업들에는 1.9%였다.

중소기업의 경우 중견기업보다 지원받는 대출금액은 적은 반면 금리는 높은 것이 확인된 셈이다.

산업은행, 기업은행의 대출기업과 대출금 전체를 합해 1개 기업 단위로 평균 대출금을 산출한 결과 중소기업은 한 기업이 평균 12억7200만원을, 중견기
업은 평균 71억73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처럼 국책은행에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에 견줘 비싼 이자를 부담하는 것은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다.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좋은 중견기업이 보다 낮은 금리 혜택을 받았다는 얘기다.

송재호 의원은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그런데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정작 중소기업이 지우는 이자 부담이 중견기업보다 많은 것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원칙이 퇴색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에 대해 합리적인 지원과 혜택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곳"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평균금리 혜택을 부여하는 등 중견기업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IBK기업은행 쪽은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리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중견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신용도가 더 좋았기 때문에 금리가 낮았던 것이다. 기업체 대출심사를 할 때 정해진 신용도 평가 내규에 따라 하는 것이지 일부러 조작하거나 의도적으로 평가기준 자체를 왜곡하거나 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은행의 일부 대출상품의 경우 평균금리가 다른 시중은행보다 다소 높은 경우가 있다고 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다보니까 리스크(위험)가 있어 시중은행이 취급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에도 대출을 해주기 때문이라고.

기업은행은 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앞서 기업은행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올 들어서만 30만개 가까운 초저금리 대출상품을 취급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나 금융위, 국회에서 정책자금을 확대하고 그런 제도를 만들어주면 금리를 좀더 낮춰서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싼 이자로 중소기업에 더 많이 대줄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