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계열사 몰아주고 은행은 거래처에 끼워팔고... 퇴직연금 변칙영업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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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계열사 몰아주고 은행은 거래처에 끼워팔고... 퇴직연금 변칙영업 성행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0.10.21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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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및 기업은행·산업은행‧ 퇴직연금 가입 사 중 대출 있는 회사 비중 50.2%
현대차증권·삼성생명, 원리금 보장하는 확정급여(DB)형 87.5%와 ‧61.7% 계열사에 판매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 금융당국에 퇴직연금 시장 혁신을 위한 특별한 대책 주문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은 21일 대기업 금융계열사와 은행은 퇴직연금 변칙 영업 실태를 지적하고 금융당국에 퇴직연금 시장 혁신을 위한 특별한 대책을 주문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은 21일 대기업 금융계열사와 은행은 퇴직연금 변칙 영업 실태를 지적하고 금융당국에 퇴직연금 시장 혁신을 위한 특별한 대책을 주문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민주당)이 대기업은 계열사 몰아주고 은행은 거래처 끼워팔고, 대기업 금융계열사와 은행의 퇴직연금 변칙 영업 실태를 지적했다.

윤관석 의원실이 21일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4대 시중은행 및 중소기업은행·산업은행의 퇴직연금 가입 회사 중 대출을 끼고 있는 사업장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대기업집단인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인 현대차증권과 삼성생명이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의 경우 계열사 가입액 비중이 각각 87.5%와 61.7%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퇴직연금 운용관리 시장은 연간수익률은 물론 장기수익률도 통상 1~3%대에 불과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은행의 경우 증권사나 보험회사들보다 대체로 수익률이 낮지만 점유율은 줄곧 50%대로 수위를 유지하고 있어 상품경쟁력보다는 기업대출 영업망에 의존한 끼워팔기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윤 위원장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시중은행에 퇴직연금 운용관리를 맡긴 회사들 중 대출 있는 회사들의 비중이 50%를 넘는 걸로 나타났다.

특히 국책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비중(68.9%)을 나타내고 있다. 참고로 퇴직연금 운용관리 회사 42개 사 중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의 수익률은 각각 31위(DB형 기준 / DC형과 IRP는 각각 34위, 20위), 40위(DB형 기준 / DC형과 IRP는 38위)에 불과하다(2019년말 기준).

한편 퇴직연금 운용관리 금융회사 42개 사 가운데 자사 계열사 퇴직연금 운용 비중이 50% 이상인 회사는 현대차증권과 삼성생명으로 수익률과 관계없이 연금급여액을 미리 확정하는 확정급여(DB)형 적립금의 87.5%와 61.7%가 계열사 가입분이었다(확정기여(DC)형은 각각 49.5%, 12.9%). 

반면 직원 개인이 선택해 별도로 가입하는 IRP의 경우 계열사 직원 유치 실적은 0원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이미 업계 자율결의로 계열사 몰아주기를 50% 이하로 유지토록 권고했으나 이를 위반해도 별도의 제재는 가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의 소위 '끼워팔기' 관행 또한 은행업감독규정 상 제재 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퇴직연금 시장 자체가 수익률 경쟁 등의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윤관석 위원장은 "민간 퇴직연금 운용사들이 일단 가입만 시키면 가둬놓은 물고기나 다름없는 퇴직연금 시장 현실에 안주해 변칙적으로 가입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수익률 개선 경쟁에는 하나같이 성과가 없는 상태"라며 퇴직연금 시장 혁신을 위한 특별한 대책을 금융당국에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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