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남 의원 "어획량 감소, 태풍 피해, 코로나에 따른 어려움 겪는 어업인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
수협은행 "특혜가 아니고 정상적인 대출이다. 금리는 개인의 신용등급과 담보 내용에 따라 다르다"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자신과 가족 소유 업체 명의로 수협은행에서 344억원을 대출받았고 금리도 최저 0.9%를 적용받아 특혜 대출이라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수협은행이 취급하는 어업인 우대금리는 올해 9월 기준 4~5%대다.
그런데도 수협은행에서는 특혜가 아니고 정상적인 대출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22일 "수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수협중앙회장 및 임원의 수협은행 대출 현황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임준택 회장은 취임 이후 본인과 가족 소유 대형선망업체의 선박 등을 담보로 수협은행으로부터 총 334억원의 대출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용대출 10억원까지 합하면 임 회장은 취임 이후 1년 6개월 동안 총 344억원을 수협은행에서 대출받았다는 것이다. 2019년 3월 수협중앙회장에 취임한 임 회장의 임기는 2022년까지다.
임 회장과 배우자, 자녀가 대표자로 있는 업체는 대진수산, 미광냉동, 대진통상, 대진어업 등 4곳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각각 대진수산(154억원), 미광냉동(90억원), 대진통상(80억원), 대진어업(10억원) 명의로 수협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대출 목적은 운전자금, 타행 대환 등이었으며 수협은행은 임 회장에게 정책자금인 수산해양일반자금과 수산발전운전자금으로 대출을 내줬다.
임준택 회장이 지난 9월 23일 수협은행에서 받은 '대형선망어업인 특화대출' 17억6000만원은 0.97%의 초저금리를 적용받았다. 다른 대출도 대부분 1~2%대 수준의 낮은 금리를 적용받았다.
이를 상호금융 어업인 우대금리와 비교하면 그 격차가 매우 크다. 수협은행에서 취급하는 어업인 우대대출상품의 금리는 어업경영자금대출 4.46%, 상호금융우대대출 4.54%, 조합원생활안정자금대출 5.14% 등이다. 올해 9월 기준 수협은행의 전체 어업인 우대대출 상품의 금리는 최저 4.46%, 최대 5,14%다.
김승남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수협의 정책자금 어업인 우대 대출상품 가운데 1% 이하의 금리 상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재해대책법'과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받는 어업인 피해복구 자금은 고정금리 1.5%로 확인됐다. 부채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위한 부채대책 자금 대출도 1.0~5.0%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그렇다면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어떻게 그많은 돈을 초저금리로 대출받았을까.
수협은행 쪽은 임 회장의 신용등급과 담보 때문이라는 주장을 했다. 신용이 좋고 담보도 양호해 대출 기준에 따라 수백억원을 내줬다는 것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임 회장에 대한 대출은 '특혜 아니냐'는 질문에 "특혜는 아니고 정상적으로 대출해준 것이다. TAC참여어업인경영개선자금 대출은 정부 정책자금으로 금리가 0.97%다. 정부에서 지침에 내려온다"고 말했다.
'다른 어업인도 많은데 왜 임 회장에게 거액의 정책자금을 대출해줬냐'고 묻자 "임 회장도 어업인이다. 사업규모와 필요 자금에 따라 대줄해준 것이다. 이 자금을 받은 분이 185명이다"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금리 0.97%의 이 정책자금을 지난 9월 23일 수협은행에서 17억6000만원 대출받았다.
금리 1~2%대의 나머지 대출도 특혜 아니냐고 추가 질문하자 수협은행 관계자는 "어떤 부분이 특혜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임 회장에게 적용된 1~2%대 금리는 특혜 아니냐고 하자 "우대금리를 받은 부분이다. 우대금리는 회장이기 때문에 주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수협은행이 취급하는 어업인 우대금리는 평균 4~5%대다.
이 부분을 지적하자 수협은행 관계자는 "금리는 신용등급이나 담보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우대금리를 주는 기준이 있다. 신용등급에 따라 담보 종류에 따라 금리 부분은 차등을 두는데 그런 게 종합적으로 반영돼서 대출해 준 것이다"라고 답했다. 임 회장은 신용이 좋은데다 담보도 좋아 초저금리로 대출이 나갔다는 얘기다.
보통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해줄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동일한 기준으로 대출이 나가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국민 눈으로 봤을 때 쉽게 납득이 된다고 보냐'고 다시 묻자 "정상적으로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승남 의원은 "수협중앙회장이 실질적인 인사권과 경영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비상임 신분이기 때문에 개인 소유 업체를 담보로 어업인과 비교해도 상당한 우대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건 어업인(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이고 이해충돌 여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