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초저금리로 344억원 대출받아... 어업인 우대금리는 4~5%
상태바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초저금리로 344억원 대출받아... 어업인 우대금리는 4~5%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10.22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신과 가족 명의 업체 담보로 334억원 대출받고 신용대출 10억원... 취임 18개월 만에 '일사천리'
김승남 의원 "어획량 감소, 태풍 피해, 코로나에 따른 어려움 겪는 어업인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
수협은행 "특혜가 아니고 정상적인 대출이다. 금리는 개인의 신용등급과 담보 내용에 따라 다르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저 0.9%의 초저금리를 적용받는 등 수협은행에서 344억원을 대출받아 특혜라는 지적이 22일 제기됐다. 수협은행은 특혜가 아니라 정상적인 대출이라고 주장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저 0.9%의 초저금리를 적용받는 등 수협은행에서 344억원을 대출받아 특혜라는 지적이 22일 제기됐다. 수협은행은 특혜가 아니라 정상적인 대출이라고 주장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자신과 가족 소유 업체 명의로 수협은행에서 344억원을 대출받았고 금리도 최저 0.9%를 적용받아 특혜 대출이라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수협은행이 취급하는 어업인 우대금리는 올해 9월 기준 4~5%대다. 

그런데도 수협은행에서는 특혜가 아니고 정상적인 대출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22일 "수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수협중앙회장 및 임원의 수협은행 대출 현황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임준택 회장은 취임 이후 본인과 가족 소유 대형선망업체의 선박 등을 담보로 수협은행으로부터 총 334억원의 대출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용대출 10억원까지 합하면 임 회장은 취임 이후 1년 6개월 동안 총 344억원을 수협은행에서 대출받았다는 것이다. 2019년 3월 수협중앙회장에 취임한 임 회장의 임기는 2022년까지다.

임 회장과 배우자, 자녀가 대표자로 있는 업체는 대진수산, 미광냉동, 대진통상, 대진어업 등 4곳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각각 대진수산(154억원), 미광냉동(90억원), 대진통상(80억원), 대진어업(10억원) 명의로 수협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대출 목적은 운전자금, 타행 대환 등이었으며 수협은행은 임 회장에게 정책자금인 수산해양일반자금과 수산발전운전자금으로 대출을 내줬다.

임준택 회장이 지난 9월 23일 수협은행에서 받은 '대형선망어업인 특화대출' 17억6000만원은 0.97%의 초저금리를 적용받았다. 다른 대출도 대부분 1~2%대 수준의 낮은 금리를 적용받았다.

이를 상호금융 어업인 우대금리와 비교하면 그 격차가 매우 크다. 수협은행에서 취급하는 어업인 우대대출상품의 금리는 어업경영자금대출 4.46%, 상호금융우대대출 4.54%, 조합원생활안정자금대출 5.14% 등이다. 올해 9월 기준 수협은행의 전체 어업인 우대대출 상품의 금리는 최저 4.46%, 최대 5,14%다.

김승남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수협의 정책자금 어업인 우대 대출상품 가운데 1% 이하의 금리 상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재해대책법'과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받는 어업인 피해복구 자금은 고정금리 1.5%로 확인됐다. 부채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위한 부채대책 자금 대출도 1.0~5.0%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22일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의 특혜 대출 의혹을 제기하며 "어획량 감소, 태풍 피해, 코로나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행태"라고 비판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22일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의 특혜 대출 의혹을 제기하며 "어획량 감소, 태풍 피해, 코로나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행태"라고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그렇다면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어떻게 그많은 돈을 초저금리로 대출받았을까.

수협은행 쪽은 임 회장의 신용등급과 담보 때문이라는 주장을 했다. 신용이 좋고 담보도 양호해 대출 기준에 따라 수백억원을 내줬다는 것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임 회장에 대한 대출은 '특혜 아니냐'는 질문에 "특혜는 아니고 정상적으로 대출해준 것이다. TAC참여어업인경영개선자금 대출은 정부 정책자금으로 금리가 0.97%다. 정부에서 지침에 내려온다"고 말했다.

'다른 어업인도 많은데 왜 임 회장에게 거액의 정책자금을 대출해줬냐'고 묻자 "임 회장도 어업인이다. 사업규모와 필요 자금에 따라 대줄해준 것이다. 이 자금을 받은 분이 185명이다"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금리 0.97%의 이 정책자금을 지난 9월 23일 수협은행에서 17억6000만원 대출받았다.

금리 1~2%대의 나머지 대출도 특혜 아니냐고 추가 질문하자 수협은행 관계자는 "어떤 부분이 특혜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임 회장에게 적용된 1~2%대 금리는 특혜 아니냐고 하자 "우대금리를 받은 부분이다. 우대금리는 회장이기 때문에 주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수협은행이 취급하는 어업인 우대금리는 평균 4~5%대다.

이 부분을 지적하자 수협은행 관계자는 "금리는 신용등급이나 담보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우대금리를 주는 기준이 있다. 신용등급에 따라 담보 종류에 따라 금리 부분은 차등을 두는데 그런 게 종합적으로 반영돼서 대출해 준 것이다"라고 답했다. 임 회장은 신용이 좋은데다 담보도 좋아 초저금리로 대출이 나갔다는 얘기다.

보통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해줄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동일한 기준으로 대출이 나가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국민 눈으로 봤을 때 쉽게 납득이 된다고 보냐'고 다시 묻자 "정상적으로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승남 의원은 "수협중앙회장이 실질적인 인사권과 경영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비상임 신분이기 때문에 개인 소유 업체를 담보로 어업인과 비교해도 상당한 우대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건 어업인(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이고 이해충돌 여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묶음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