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집단해고' 반발 로비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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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집단해고' 반발 로비 농성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1.01.04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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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고 싶다. 고용승계하라"... 청소노동자 30여 명, 20일째 파업 투쟁
청소노동자들 "진짜 사장 LG가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라!"
하지만 LG도, LG 자회사도 뒤로 빠지고 새로운 하청업체가 전면에 등장
사측 "해고가 아니라 계약해지다"... 계약해지 이유는 '서비스품질 저하'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LG트윈타워 로비에서 20일째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진짜 사장인 LG가 나서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전국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copyright 데일리중앙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LG트윈타워 로비에서 20일째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진짜 사장인 LG가 나서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전국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곽수연 기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우리는 일하고 싶다"며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16일부터 LG트윈타워 로비에서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 청소노동자 80여 명은 지난 2019년 말 노조를 설립하고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항의하며 협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지난 1월 1일부터 집단 해고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LG트윈타워분회(분회장 박소영) 조합원 30여 명은 영하 10도 안팎의 혹한 속에서 LG트윈타워 로비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20일째 파업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와 LG트윈타워 청소용역을 관리하고 있는 회사 에스앤아이(S&I) 간에 입장차를 보이며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에스앤아이는 LG가 청소용역 관리를 위해 차린 자회사다.

노조는 고용승계와 정년 70세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서비스 질 개선과 65세 정년 조정 등을 주장하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의 파업 농성이 시작되자 건물 내부로 음식 반입과 전기 및 수돗물 사용이 금지됐지만 지난 3일부터 음식물 반입과 전기, 수돗물 사용이 허용되고 있다고 한다.

파업 농성 청소노동자 가운데 한 명인 홍이정씨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집단농성 상황을 전했다.

홍씨는 정년이 없는데 올해 청소용업업체가 갑자기 65세부터 자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니 11월 중순 이후 거의 20일 지나고 나선 '전부 해고' 통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를 결성하게 된 이유에 대해 LG트윈타워 동관, 서관이라는 식당 왁스 작업을 하면서라고 홍씨는 설명했다.

왁스 작업을 하는데 임금을 안줬냐고 묻자 홍이정씨는 "우리는 몰랐다. 그렇게 해야 되는 줄만 알고. 그래서 (그것이 잘못된 것인 줄) 알게 되면서 노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회사 쪽에 하고 싶은 말이 뭐냐는 질문에 "고용승계 해달라는 요구 하나 뿐"이라며 "생사가 걸린 사람들이 여기(농성자들 중에) 너무 많다"고 호소했다.

에스앤아이(S&I)는 LG트윈타워 청소용역 하청계약을 지수아이앤씨라는 하청업체와 체결했다. 

에스앤아이(S&I) 쪽은 <데일리중앙과>과 통화에서 사측 입장을 전달했다.

에스앤아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해고가 아니라 계약해지가 된 부분"이라며 "청소용역업체(지수아이앤씨)의 정년은 60세이지만 직원의 건강상태, 업무수행 능력을 고려해 65세까지 1년 단위로 연장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LG트윈타워 미화에 대한 계약 해지의 가장 큰 이유는 서비스 품질 저하"라고 밝혔다. 그동안 입주자들의 불만이 계속 제기돼 왔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는 2019년에 결성했으나 S&I는 이와 무관하게 2020년에도 계약을 연장한 바 있다"며 노조를 결성해서 계약이 해지됐다는 청소노동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노사의 입장이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노조는 진짜 사장 LG가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할 LG도, LG의 자회사인 에스앤아이(S&I)도 뒤로 빠지고 새로운 하청업체(지수아이앤씨)가 청소노동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에스앤아이 관계자는 새로 계약한 청소용업업체에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고용승계 여부는 그 업체의 재량이라고 했다.

사측은 또 노조가 주장하는 80명 해고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전체 82명 중 만 65세 정년이 지나 계약해지된 노동자는 11명이라고. 그리고 농성하는 26명을 제외한 나머지 상당 인력은 생활안정을 위한 조치에 동의하고 재배치 및 최선의 보상 등에 동의한 사람들이라 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의 분리책동이라 강하게 비난했다.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사직 서명을 위한 서류를 내밀면서 '퇴직 위로금' 명분으로 250만~500만원의 위로금을 제시했다고 했다. 

홍이정씨는 "그 위로금이 (노동자마다) 다 다르다. 그 숫자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려달라고 해도 (사측은) 말을 안 하고 당신하고 우리 둘하고 세 사람의 비밀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서비스 품질 저하로 계약해지됐다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청소노동자들은 "성실히 일했다. 회사가 언론플레이를 하는 거다"라며 "고용승계될 때까지 끝까지 농성하겠다"고 밝혔다.

곽수연 기자 sooyeon0702@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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