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금은 사면 말할 때 아니다"... 국민공감대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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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지금은 사면 말할 때 아니다"... 국민공감대가 먼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1.18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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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절차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국민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
"과거 잘못 부정하고 재판결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요구 움직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아마도 더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올 것"... 사면 여지는 남겨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새해 기자회견에서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명박·박근혜씨 등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새해 기자회견에서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명박·박근혜씨 등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명박·박근혜씨 등 두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논의에 대한 질문을 받고 "두 분의 전임 대통령이 지금 수감돼 있는 이 사실은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한 사태다. 또한 두 분 모두 연세가 많고 또 건강이 좋지 않다라는 말도 있어서 아주 걱정이 많이 된다"며 "그래도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면권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긴 하지만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는데 벌써 사면을 말하는 것은 국민 상식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전직 대통령 사면 카드들 꺼내 들었다가 거센 역풍을 맞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사례가 대통령의 사면 입장에 일정 정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엄청난 국정농단, 그리고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고 그 국정농단이나 권력형 비리로 국가적 피해가 막심했고 우리 국민들이 입은 고통이나 상처도 매우 크다"면서 "그래서 법원도 그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대단히 엄하고 무거운 형벌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국민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하물며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 또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저 역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사면 가능성 여지를 남겼다.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도 많이 있고 또 그분들 가운데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매우 아파하거나 안타까워하는 분들도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국민들의 아픔까지도 다 아우르는 그런 사면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자라는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아마도 더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도 '국민의 공감대'를 대전제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그(사면)에 대해서도 대전제는 국민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사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국론의 분열이 있다면 그것은 통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 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것.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발표한 신년사에서 포용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대통령은 "제가 신년사에서 말씀드린 포용은 우리가 올해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빠르게 일상과 경제를 회복해야 하는데 경제 회복에 있어서 그냥 단순한 회복을 넘어서서 코로나 시대에 더 벌어지게 돼 있는 양극화, 격차 또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포용적인 회복이 중요하다라는 말씀에서 포용이라는 것을 특별한 독립된 주제로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날 새해 기자회견은 코로나19로 인해서 현장과 온라인 화상 연결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으로 이뤄졌다.

현장 참석 인원을 최소화해서 청와대 춘추관에 20명, 그리고 화상으로 100명의 기자가 회견에 참석했다.

분야별 질의응답이 끝난 뒤에는 온라인 채팅 질의가 이어졌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주로 비대면 화상 회견의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대통령의 비대면 화상 기자회견은 처음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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