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또 노동자 사망... 위험의 외주화가 부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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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또 노동자 사망... 위험의 외주화가 부른 참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2.09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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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김용균 노동자 사망 사건과 판박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
청년전태일 등 노동단체 "죽음의 외주화 끝장내고 비정규직 정규직화하라"
"산재사망 방기한 원청 포스코 최정우 회장을 당장 구속 처벌하라" 촉구
지난 8일 포스코 포함제철소에서 또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위험의 외주화가 부른 참사라는 지적이다. (사진=포스코 웹사이트 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지난 8일 포스코 포함제철소에서 또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위험의 외주화가 부른 참사라는 지적이다. (사진=포스코 웹사이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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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35세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작업 중 목숨을 잃었다.

지난 8일 김아무개(35) 노동자는 포항제철소 내 철광석을 운반하는 컨베이어 벨트의 롤러를 점검하던 중 끼임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2년 전 김용균 청년노동자 사망사고와 똑같은 사고가 포항제철소에서 다시 일어난 것이다.

역시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가 빚은 참사다.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죽음이라는 얘기다.

9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 청년전태일,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라이더유니온, 한국청년연대, 진보당이 공동 주최한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김용균 사망 2년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은 죽음의 외주화를 끝장내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또 산재사망 방기한 원청 포스코 최정우 회장을 당장 구속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청년전태일 관계자는 기자회견에 앞서 "노동자가 해마다 2000명이 죽는 나라, 이게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노동존중 사회인가"라고 반문했다. 

포스코는 최근 두 달 새 두 건의 사고에서 4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1월 4일에 시무식에서 "안전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철저히 실행해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야 하겠다. 나와 동료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으로 노후 안전시설 및 불안전한 현장은 적극 발굴해 즉시 개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최 회장의 이 약속은 빈말이 됐다.

포함제철소에서 일어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망 사건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왜 필요한 지를 보여주고 있다.

대구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이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시작한 포항제철소 사업장 전반의 안전보건 조치를 감독한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331건을 적발됐다.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1일부터 23일까지 포스코 광양제철소 특별감독을 진행하면서 법 위반사항 598건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러나 포스코는 이후 후속 조치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포스코가 안전에 손을 놓은 사이에 또 한 명의 청년노동자가 죽었다"며 "이번 사고는 '발전소 김용균 사고'의 민간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쪽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포스코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잘 되지 않거나 통화가 이뤄진 직원도 "담당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취지로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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