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회장·현대중공업 한영석 대표, 산업재해 청문회서 "죄송...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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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최정우 회장·현대중공업 한영석 대표, 산업재해 청문회서 "죄송... 죄송"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2.22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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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노위,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산재공화국' '죽음의 외주화' '위험의 외주화' 질타 쏟아져
의원들,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산재사고 급증 지적... 최 회장 "죄송하다. 잘 살펴 산재 줄이겠다"
한영석 대표 "작업자의 불완전한 행동 때문에 사고 난다" 취지 발언에 의원들의 비판·질타 쏟아져
장철민 의원 "작업자가 어떤 불완전한 행동 때문에 사망했는지 답변해보라"... 한 대표 "죄송하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최근 중대재해가 잇따르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위에서부터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왼쪽)이 포스코 최정우 회장(오른쪽)을 상대로, 민주당 장철민 의원(오른쪽)이 현대중공업 한영석 대표(왼쪽)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copyright 데일리중앙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최근 중대재해가 잇따르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위에서부터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왼쪽)이 포스코 최정우 회장(오른쪽)을 상대로, 민주당 장철민 의원(오른쪽)이 현대중공업 한영석 대표(왼쪽)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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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대표적인 산재 기업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이 또다시 표적이 됐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최근 중대재해가 잇따른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등에 대해 의원들의 매서운 질타가 쏟아졌다.

'산재공화국' '죽음의 외주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성토 목소리가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을 향해 집중된 것이다.

증인으로 출석한 포스코 최정우 대표이사 회장과 현대중공업 한영석 대표는 의원들의 질의와 질타에 "죄송하다"며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은 잇따르고 있는 산재사고를 거론하며 포스코는 노동자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관심밖인 같다고 질타했다.

이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연이은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 "(산재 사고) 유족들에게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 회장은 "앞으로 의원님들의 말씀을 명심하겠다"며 "안전교육을 더욱 강화해 협력사를 비롯해 (포스코를) 무재해 사업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임이자 의원도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자료=임이자 의원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자료=임이자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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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의원은 먼저 포스코 산재사고 관련 자료를 거론하면서 이 모두가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발생했다라며 "느끼는 바가 없느냐"고 최 회장을 질타했다.

임 의원은 "노동자들의 산재 사망사고를 생각하면 심장이 떨리고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온다"며 "국민들의 피와 땀, 눈물로 만들어진 포스코에서 후진국형 산재사고로 사망한 억울한 노동자들에게 정중히 사죄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죄정우 회장은 "그렇게 하겠다. 제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또 일부 의원들은 최정우 회장이 제때 답변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왜 답변을 못하나. 회사에서도 이러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포스코는 산재 사고 관련해 연간 206억원 정도의 관련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206억원 안팎의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의원들은 "이렇게 해서 어떻게 노동자들의 산재 사고를 막을 수 있겠나"고 질타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는 현재 1만6000여 명의 협력사 노동자들이 산재 위험 속에서 일하고 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 취임 후 포스코에서 산업재해 사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 의원이 포스코에서 받은 포항제철소 재해 사고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건에 불과했던 재해 사고가 2018년 11건, 2019년은 43건, 2020년은 21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최정우 회장 취임 직전인 2017년에는 불과 2건에 불과했던 재해 사고가 최 회장 취임 이후 불과 2년 만에 21건으로 폭증한 것이다.

최정우 회장은 "앞으로 의원님들의 말씀을 명심해서 살펴보겠다. 실무진과 잘 검토해서 최대한 관련 예산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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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대표)과 장철민 의원은 현대중공업 한영석 의원의 답변 내용을 강하게 지적했다.

앞서 박덕흠 의원 질의에 한영석 대표는 "저희들이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을 보니까 실질적으로 작업자의 불완전한 행동에 의해 많이 일어난다. 작업장의 불안전한 상태는 예산을 투입해 개선할 수 있지만 작업자의 불완전한 행동은 개선이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의원들은 한심하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수진 의원은 한영석 대표를 향해 '모든 노동자들은 안전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싶어한다'고 충고하고 잇따른 산재 사고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15년에 이어 최근 또다시 노동자가 일하다 철판에 깔려 죽는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영석 대표는 "같은 원인으로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라고 말하려다 제지를 당했다.

장철민 의원은 "산재 사고는 작업자의 불완전한 행동으로만 일어나지 않는다"라며 "시설장비 요인, 관리감독 요인, 노동자의 행동 등 세 가지 요인이 다 망가졌을 때 중대재해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최근 철판 추락, 낙하 등에 따른 작업장 산재 사망사고를 지적하며 한 대표에게 "작업 노동자가 어떠한 불완전한 행동 때문에 사망했는지 답변할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한영석 대표는 답변하지 못했다.

장 의원은 "설사 작업 노동자가 오인해서 밑으로 떨어졌더라도 만약 바닥에 안전망이 설치돼 있었다면 사망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한 대표는 "아까 그런 의미(작업자의 불완전한 행동 때문에 사고난다)로 답변한 게 아니다"라며 "저희들이 안전시설 등을 더욱 강화하고 작업해야 하는데 소홀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작업장이 상당히 비정형화돼 있어 항상 표준에 의한 작업을 유도한다. 의원님들의 지적사항을 명심해 불완전한 사항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비정형화된 작업장은 정형화해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문회는 오후 2시30분 재개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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