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어쩌면 MB하고 똑같냐"... 오세훈 '성추행 사건' 정권심판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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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어쩌면 MB하고 똑같냐"... 오세훈 '성추행 사건' 정권심판 역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3.3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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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오세훈, TV토론서 격돌... 내곡동 땅 문제, 박원순 전 시장 사건, 부동산 정책 쟁점
"이 사안(내곡동 땅) 한 번도 보고받은 적 없다"... "TV 보고 있는 서울시 직원들이 웃을 것"
"매번 말을 바꾼다. MB하고 어쩜 그렇게 똑같냐"... "사람을 그렇게 규정하지 말라" 불쾌감
오 "2차 가해에 거의 동의한 것으로 보여진다"... 박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을 하냐" 반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밤 첫 TV토론에서 격돌했다. 내곡동 땅 문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쳤는데 최대 쟁점은 역시 내곡동 땅 문제였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밤 첫 TV토론에서 격돌했다. 내곡동 땅 문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쳤는데 최대 쟁점은 역시 내곡동 땅 문제였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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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4.7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9일 밤 첫 TV토론에서 거세게 맞붙었다.

내곡동 땅 문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쳤다. 

두 사람의 공방은 이번 선거 최대 쟁점인 내곡동 땅 문제에 집중됐다.

박영선-오세훈 후보는 이날 밤 10시40분부터 MBC TV <100분토론>에 출연해 사활을 건 맞대결을 벌였다. 사회는 정준희 한양대 교수가 맡았다.

박영선 후보는 내곡동 땅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오세훈 후보를 MB(이명박 전 대통령)에 빗대 거칠게 공세를 펼쳤다.

이에 오세훈 후보는 이번 선거가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정권심판으로 맞섰다.

박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내곡동 땅 국장 전결이기 때문에 '나는 몰랐다' 이렇게 설명했는데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오 후보는 국장 전결이 맞다고 재확인했다.

박 후보는 "대한민국 행정 대부분 국장 전결이다. 인사 문제 빼고. 그렇다고 그린벨트를 푸는데 시장한테 보고 안 한다? 시장이 몰랐다? 그렇지 않다. 반드시 보고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그렇지 않다. 제가 서울시장에 취임하기 전에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대해서 이미 SH공사가 노무현 정부 국토부에 제안을 한 상태였다"며 내곡동 그린벨트 해제와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박영선 후보는 오세훈 후보가 얘기하는 김아무개 국장이 당시 오세훈 시장에게 보고했다는 서울시의회 속기록을 공개했다.

오 후보는 속기록을 확인해보겠다면서도 "인구 1000만 도시에 연 예산 40조원을 쓰는 서울시의 사업을 (시장이) 어떻게 다 아냐"며 "이 사안(내곡동 땅)에 대해 단 한 번도 보고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지금 TV를 보고 있는 서울시 직원들이 웃을 거"라고 했다.

내곡동 땅을 둘러싼 오세훈 후보의 그간 해명을 놓고도 공방이 계속 이어졌다. 

박영선 후보는 오세훈 후보에게 "(내곡동) 땅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했다. 그렇죠"라고 물었다.

오 후보는 "땅의 존재 자체가 제 마음 속에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땅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했다가 안철수 후보와 토론회에 나와서는 '아~ 오늘 알았다' 또 이렇게 했다. 그러다가 다시 측량 문제가 나오기 시작하니까..."라며 오 후보의 말바꾸기를 지적했다.

오세훈 후보는 "그 말의 의미를 새겨 들어야죠"라고 얘기했다. 

그러자 박영선 후보는 "아, 비유입니까 그게, 비유입니까"라고 오 후보를 몰아붙였다.

오 후보는 "남성(남편)들이 처갓집 땅에 대해 꼬치꼬치 어디에 있느냐, 얼마냐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표명하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시장후보로 나왔으면 말을 정확하게 해야죠. 비유라고 그러면서 매번 말을 바꾼다. MB하고 어쩜 그렇게 똑같냐"라고 쏘아붙였다.

오 후보는 MB에 비교당하는 게 불쾌한 듯 '사람을 그렇게 규정하지 말라'는 투로 받아쳤다.

잠시 숨을 돌린 박영선 후보는 "내곡동 땅 노무현 정부에서 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는데 맞나"라고 물었다.

오 후보는 노무현정부 국토부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2007년 관련 서류를 제시했다. 

박 후보는 "그것은 중간에 조건부 결제 서류고 맨 마지막에는 환경부가 반대해서 결국은 이 일은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송파동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건 반대했더라"고 하자 오 후보는 "그것도 국장 전결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그러면 시장을 아주 엉터리로 했군요"고 비꼬아 비판했다.

박 후보는 "송파에 그린벨트 해제하는 것은 오 시장이 반대했다고 나와 있다"면서 "그것은 반대하고 내곡동 그린벨트 해제는 찬성한 것"이라 지적했다.

오세훈 후보는 "제가 찬성한 일이 없다니까요"라고 큰 소리로 반박했다.

오 후보는 "제가 취임하기 전에 SH공사가 (내곡동) 개발제한을 풀고 여기에 보금자리주택 전신인 국민임대주택을 짓자고 국토부에 제안을 했고 그것이 2007년 노무현 정부 국토부에서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받아들여진 게 아니라 노무현 정부 환경부의 반대로 없던 일로 됐다"고 주장했다.

4.7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밤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내곡동 땅 문제를 놓고 두 후보가 거세게 공방을 벌였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데일리중앙
4.7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밤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내곡동 땅 문제를 놓고 두 후보가 거세게 공방을 벌였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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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세훈 후보가 주도권 토론에 나섰다.

오 후보는 먼저 2010년 3월 26일 밤 백령도 인근 바다에서 해군 제2함대 소속의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이른바 '천안함 사건' 발생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박 후보는 "북한이 한 것"이라 대답했다

오 후보는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왜 전부 다른 이유를 댔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그것은 합참에서 데이터를 비공개로 제공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당시에는 북한의 소행으로 규정할 만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을 거론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에선 원래 성추행 사건 같은 게 일어나면 후보를 내지 않는 것으로 돼 있죠"라고 물었고 박 후보는 "예"라고 대답했다.

오 후보는 다시 민주당이 후보를 내기 위해 당헌을 바꾸는 개정 작업에 박 후보가 온라인 투표에 참여했는지 물었다.

박 후보는 "저는 투표를 안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박 후보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오 후보는 "(박 후보가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거의 동의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을 하냐"고 반발했다.

오 후보는 "(당헌 개정을 위한 온라인 투표) 결론나는대로 내버려두겠다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함부로 상대방을 규정하지 않기 바란다"고 볼멘 목소리를 냈다.

오세훈 후보는 이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짚었다.

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최대의 실정은 부동산 참사로 인한 자산격차,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임금격차(소득격차). 그리고 그로 인해서 우리 경제가 전부 주저앉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에게 "역대 최악의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는 통계청 통계에서 입증되는데 이것에 대해 동의하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경제에서 주저앉았다고 했는데 어떻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성장률 1위를 기록하나"라고 오 후보의 주장을 반박했다.

오 후보는 또 부동산 가격 폭등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적대적 입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박 후보는 "적대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제가 보기에는 박원순 시장이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 뉴타운 광풍으로 인해서 서민들이 자기 집을 버리고 어디로 떠나야 되는 그런 상황으로 너무나 치달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작용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후보는 이어 5년 내 30만 가구를 짓겠다는 박영선 후보의 공약에 대해 "5년 내 30만 가구는커녕 3만 가구도 공급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설명을 부탁했다.

이에 박 후보는 "30년 이상된 공공임대주택에서 7만6000호가 나올 수 있다"며 설명을 시작하자 오 후보는 "멀쩡한 임대주택을 부수고"라고 끼어들었다.

박 후보는 "질문을 했으면 상대방 말도 좀 경청해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 서울시민을 그런 식으로 대하나.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남이 말 하면 끊고 말도 못하게 하고... "라고 비판했다.

박영선 후보는 마지막 발언을 통해 자신의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들을 위한 공약을 설명하며 "서울에 봄이 온다. 제가 준비한 봄을 듬뿍 받아달라. 꼭 투표해달라. 기호 1번 박영선이다"라며 서울시민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오세훈 후보는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부를 이번에 심판하고 내년 정권 탈환 교두보를 마련을 위해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첫날부터 능숙하게 일해서 서울부터 공정 상생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30일 밤 또다시 TV토론에서 격돌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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