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뮤지컬 '붉은 정원', 그해 여름 '첫사랑'의 아픈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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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뮤지컬 '붉은 정원', 그해 여름 '첫사랑'의 아픈 기억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4.10 0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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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 원작... 세 사람의 '위험한 사랑' 그려
배우들의 서정적이고 시적인 언어 그리고 아름답고 클래식한 음악 절묘한 조화 이뤄
4인조 라이브연주는 사랑의 설렘과 열정, 고통 감정 밀도있게 전달하며 몰입도 높여
뮤지컬 '붉은 정원'이 9일 밤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됐다. 러시아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 소설 '첫사랑'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세 사람의 '위험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뮤지컬 '붉은 정원'이 9일 밤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됐다. 러시아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 소설 '첫사랑'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세 사람의 '위험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1830년 러시아의 여름, 두 저택을 잇는 하나의 정원에서 세 사람의 아름답지만 위험한 첫사랑이 시작된다.

순수했던 10대, 열병을 앓으며 아파했던 우리네 첫사랑도 저랬겠지-.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을 원작으로 무대에 옮긴 창작 뮤지컬 <붉은정원>이다.

9일 밤 8시,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둥둥 북소리와 함께 막이 오르자 1850년 이반 투르게네프가 한때 살던 붉은 정원으로 돌아와 첫사랑을 그리워하며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이윽고 서정적인 선율과 함께 무대는 1830년 러시아의 어느 여름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을 여니 붉은 정원이 있고 담벼락엔 장미가 있고 그리고 매혹적인 지나가 거기 있었다. 

얼마 전 이사 온 18세 소년 이반 투르게네프(정지우 분)는 옆집에 사는 25살의 매혹적이고 도도한 아가씨 지나(이정화 분)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둘은 어느날 이반의 아버지인 빅토르 투르게네프(오창석 분)의 서재에서 그가 새로 쓴 소설 '아도니스의 정원' 원고를 몰래 읽는다.

이후 지나를 향한 이반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사랑에 빠진 이반은 지나를 위해 장미정원을 가꾸며 사랑을 키워가지만 지나는 알 수 없는 행동으로 그를 외면한다. 순수한 소년 이반은 멀어져가는 첫사랑에 아파한다.

충격적인 것은 이반을 외면한 지나가 이반의 아버지 빅토르(39세)와의 사랑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배우 셋이 무대 위에 번갈아 등장하며 평범하지 않은 서사가 100분 간 이어졌다.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와 고전문학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에 맞게 서정적이고 시적인 언어 그리고 아름답고 클래식한 음악이 조화를 이뤘다.

특히 피아노, 바이올린, 플롯, 첼로의 4인조 라이브연주는 사랑의 설렘과 열정, 고통의 감정들을 밀도있게 전달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수려한 외모와 섬세한 연기력, 뛰어난 가창력으로 뮤지컬 무대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평을 받고 있는 배우 오창석씨는 정중하고 이성적인 작가 빅토르 역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성숙하고 밀도 높은 감정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지나 역의 이정화씨의 연기 또한 돋보였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이번 작품에서 '이반' 역을 맡은 정지우씨의 10대 소년의 순수함과 이루지 못한 첫사랑에 아파하는 감정 연기도 좋았다.

100분 간의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이에 출연 배우들은 무대 위로 다시 나와 7분에 걸친 스페셜 커튼콜로 화답했다.

뮤지컬 <붉은 정원>은 4월 18일까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 02-3454-1401,2)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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