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매헌 기념관에서의 윤석열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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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매헌 기념관에서의 윤석열 출사표
  • 이병익 기자
  • 승인 2021.06.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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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칼럼니스트)
범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는 출정식을 갖는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범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는 출정식을 갖는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오늘(29일) 오후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이 있는 서울 양재동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신변에 관한 주요 발표를 한다고 한다. 국민은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기대하고 있다. 많은 국민은 그가 대통령이 되고자 나서는 정치선언이거나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대선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입당과 출마의 동시 선언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출마를 결심하는 자리라면 출마의 변을 발표할 것이고 내용은 왜 출마를 하려고 하는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현재 그의 높은 인기와 대선후보 지지율을 보면 그의 정치선언 자체를 부정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윤석열 X파일이라는 문건이 어느 한 정치평론가에 의해서 며칠간 뉴스의 중심이 됐다. 선거 때만 되면 이런 일들이 과거에도 있었기 때문에 국민이 놀라지도 않는 것 같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세력에 반감을 표시하는 국민이 많아서 윤석열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느냐,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덮고 가느냐일 것이다. 근거 없는 일이라면 거론할 필요가 없다. 윤 전 총장이 건드려서 문제를 만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당에서도 부인한 문건을 굳이 거론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 문건에 확실한 근거를 주장하는 사람이라면 문제를 만들어 놓고 뒤로 숨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다만 이 문제에 대해서 경고성 멘트의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이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내다가 사퇴한 지 3개월여 만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또 자신이 대선후보가 되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일을 중점적으로 할지를 표명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겠다면 입당 시점을 밝히는 일도 설명해야 하겠다. 국민의힘은 대선 예비후보자들의 출마 선언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한다. 윤석열의 입당은 국민 지지율의 추이를 보고 결정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선거 전에 수많은 여론조사가 진행될 것이다. 입당은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윤석열의 편으로 만들지 못하면 입당은 의미가 없다. 윤석열이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한 뒤에 국민의힘 후보자들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있을 때 등장하는 것이 제일 좋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여권 후보 지지율 1위인 이재명의 약진에 대응해야 한다. 이재명은 여권의 기존 지지표에 중도 표심을 얻어 승리하겠다는 필승전략이 있는 바 윤석열의 대응도 중도 표심에 방점을 두고 진행돼야 한다. 중원을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삼국지 방정식도 있음을 새겨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크다. 여권 대선 후보도 문재인 정권을 옹호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오늘 출정식에서 중대 발표가 대선 출마의 변이라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상세한 대책은 아니더라도 요약정리 수준의 대안은 제시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의 일거수일투족은 출마선언 전과 출마선언 후와 확연히 다를 것이다. 대통령은 개인의 인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인기에 의해 대통령으로 된 사람들의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돌이켜보면 인기있는 대통령을 뽑았더니 능력은 없더라는 국민의 자조적인 푸념도 있었다.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다는 자만심보다는 모르는 분야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표현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기친람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대통령의 첫째 덕목이다. 능력 있는 전문가를 차기 정부에서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정책을 전문가와 장시간 토론하고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할 것이다.

오로지 국민이 편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선언이 필요하다. 오늘 정치선언을 함에 있어 내용이 부실한 선언이 돼서는 국민의 신망을 얻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29일 윤석열의 입을 주목한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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