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의 상징 출마 선언... '민주시장주의' '신문명정책' 역설
"국민화합 대통령 되겠다"... 편가르기 없는 '상생공동체 국가' 강조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우리시대의 '마지막 재야' '영원한 진보'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가 5일 대통령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장기표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아실현의 국민행복시대'를 기치로 20대 대통령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기자회견에는 박찬종 전 국회의원이 함께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하는 일에서 자아실현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며 행복하게 사는 '인간해방의 세상'이 궁극에 이르러야 할 목표라고 했다.
그는 현재 제1야당인 국민의힘 김해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어 일단 소속 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장 대표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국가 존망의 위기상황'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절망적 상황을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정치가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대가 바뀐 만큼 새 시대의 정치는 구시대적 이념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사상, 새로운 이념, 새로운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표는 새로운 사상, 새로운 이념,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두고 있으며 정보문명시대에 맞는 새로운 국가운영방안을 준비했다"며 "그것은 '민주시장주의'와 '신문명정책'"이라고 했다.
'자유의지' '자아실현' '인간해방' 등 3대 개념으로 압축되는 민주시장주의 이념과 정책으로 대한민국을 21세기 세계 중심국가로 키워 낼 수 있다는 것이 장 대표의 확신이다.
그는 "다음 대통령은 정보문명시대를 이끌고 나갈 이념과 정책, 비전과 전략을 가진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저마다 자아실현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화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네편 내편 편가르기가 없는 '상생 공동체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
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도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핵에는 핵으로 맞서겠다는 애기다.
장 대표는 아울러 주택문제와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조세제도를 시대상황에 맞게 혁명적으로 개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돌이켜보면 우리시대 '마지막 재야' 장기표 대표의 그간의 정치 역정은 거칠고 고난의 연속이었다.
서울법대 66학번인 장 대표는 박정희~전두환 정권으로 이어지는 압제의 시대에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노동운동, 재야운동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을 관통하는 대표적 민주투사다.
△전태일의 서울법대 학생장(1970년)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1971년) △김대중납치 규탄시위건(1973년) △민청학련사건(1974년) △청계노조사건(1977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1980년) △5.3인천사태(1986년) △중부지역당 사건(1993년).
5차례에 걸친 9년 여의 구속, 12년이 넘는 수배, 반복된 고문 등 그의 삶은 우리나라 민주화 여정에서 시도 때도 없는 수배, 구속으로 얼룩졌다.
그 때문에 대학에 입학한 뒤 30년의 세월이 지난 1995년이 돼서야 졸업생이 됐다.
장기표 대표는 1992년 14대 총선 도전 이후 2020년 20대 총선까지 제도정치권 진입을 위한 총선 도전을 7번 했다. 결과는 7전 7패다. 독자정당을 통해 5전 5패, 기존 정당의 옷을 입고 2전 2패다.
그래도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소년 시절 품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또 도전할 생각이다.
장 대표는 스스로를 '정치문화재'라 부른다.
"죽을 때까지 정치한다"는 것이 '정치문화재 장기표'의 정치 여정이다.
1989년 13대 대선 정국에서 김대중-김영삼 분열을 거치면서 재야운동권도 갈라졌다. 이후 김근태, 이부영 등 당시 재야운동권 주요 인사들이 양김(김대중과 김영삼) 품으로 경쟁적으로 안겨 기존 정치권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장기표 대표는 홀로 재야에 남았다. "재야는 죽었다"는 탄식과 함께 그에게 '마지막 재야' '영원한 진보'라는 별명이 따라붙은 것도 그 즈음이다.
박찬종 전 국회의원은 장기표 대표에 대해 "산소같은 사람이다. 영혼이 맑은 사람"이라며 "대한민국에서 재야 인사들 중에 이처럼 영혼이 맑은 사람은 생존자 중에 유일하다 생각한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장 대표는 역대 어떤 정권에서도 어떤 벼슬도 쉽게 가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맑은 영혼이 그의 생애에 기본 틀을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어떤 정권하고도 타협을 거부했다"며 "이번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그가 빛을 충분히 발하고 결승점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