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해서 번 돈으로 집 산 사람, 2019년 223명에서 2020년 771명으로 3.5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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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해서 번 돈으로 집 산 사람, 2019년 223명에서 2020년 771명으로 3.5배 증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9.17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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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가 548명으로 가장 많지만 20대 구매자 2020년 이전보다 4.6배 증가
올해 2월 한남더힐 100평 80억 원에 산 A씨, 전액 주식 매각대금으로 조달
"유동성 자금,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 집값 부추기지 않게 관리·감독 강화해야"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한 연도별 주택 구입 내역(2018~2021.5). (자료=국토교통부)copyright 데일리중앙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한 연도별 주택 구입 내역(2018~2021.5). (자료=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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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주식해서 번 돈으로 집 산 사람이 2019년 223명에서 2020년 771명으로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입자금의 80% 이상을 주식 매각대금으로 조달한 사람이 2018년 이후 1894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40대가 548명으로 가장 많지만 20대 구매자가 2020년 이전보다 4.6배 증가했다. 

특히 올해 2월 서울 한남더힐 100평짜리 아파트를 80억원에 산 A씨는 집값 모두를 주식 매각대금으로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한 국내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해 주택을 매입한 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 유동성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17일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주택 매입자금의 80% 이상을 주식 매각대금으로 조달한 이들은 2019년 223명에서 2020년 771명으로 약 3.5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올해 5월까지 주택 매입자금의 80% 이상을 주식 매각대금으로 조달한 사람은 560명으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간 주식 매각대금으로 주택을 구입한 수만큼 많았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상장법인 주식을 소유한 20대가 2019년 38만2000명에서 2020년 107만1000명으로 68만9000명 증가하고 30대 역시 같은 기간 107만2000명에서 181만2000명으로 74만명 늘어나는 등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MZ세대(1981-2010년생)가 급증하면서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해 주택을 구입한 사례 역시 증가한 걸로 보인다.

이처럼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해 주택을 구입한 사례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된 집은 올해 2월 80억원에 거래된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소재 고급 아파트 한남더힐이었다. 이 주택을 구입한 A씨는 주택 매입자금 80억원을 모두 주식 매각대금을 통해 조달했다.

특히 한남더힐은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해 거래된 건수가 모두 17건으로 해당 기간 아파트 청약이 진행된 영등포구 신길동 소재 더샵 파크프레스티지(142건)와 특정 개인들이 서울 강북구 수유동 소재 도시형생활주택 건물 전체를 매입한 사례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거래건수를 기록했다. 

주식 매각대금으로 주택을 구입한 이들의 상당수는 본인이나 가족이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구매자의 약 27.2%를 차지하는 516명은 주택을 임대해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택을 임대할 목적으로 구입한 이들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10명)나 에이아이디차관주택(4명),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4명), 송파구 잠실동 주공아파트(3명) 등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거나 추진 예정인 아파트 단지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17일 "시중 유동성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17일 "시중 유동성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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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훈 의원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제출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주택 구매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실수요자들이었지만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임대수익과 재건축 사업 추진 등으로 인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에서 유입된 자금이 부동산 투기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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