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8000억원에 산 석유회사 28억원 '헐값'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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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8000억원에 산 석유회사 28억원 '헐값'에 매각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10.0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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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실패로 회사는 빚더미, 임직원들은 억대 연봉잔치... 억대 연봉자 5명 가운데 1명꼴
신영대 "대형 M&A 투자경험 없는 석유공사가 졸속으로 사업 추진하다 실패한 대표 사례"
한국석유공사가 8000억원에 산 석유회사를 28억원 '헐값'에 매각해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5명 중 1명은 억대 연봉을 챙기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한국석유공사가 8000억원에 산 석유회사를 28억원 '헐값'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5명 중 1명은 억대 연봉을 챙기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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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2009년 8000억원에 사들인 페루 석유회사를 올해 초 28억원 헐값에 매각해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석유공사는 최근 억대 연봉자를 대폭 늘려 임직원 5명 가운데 1명이 억대 연봉을 챙기는 것으로 나타나 방만 경영의 정점을 찍고 있다는 비판을 마주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민주당 신영대 의원이 4일 한국석유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2009년 콜롬비아 석유공사와 50대 50으로 페루 석유회사 '사비아페루'를 7억만 달러(8309억원, 환율 1187원 기준)에 인수해 236만 달러(28억 132만원)에 매각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석유공사 설립 30년 만의 첫 대형 인수합병 사업으로 당시 정부는 이 인수로 자원 자주개발률이 0.3% 포인트 상승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석유 탐사 광구 등에 실패하고 유가마저 하락해 지속적으로 손실을 보다가 결국 올해 초 보유 지분을 자원 분야 투자회사에 전부 팔아버렸다.

수익이 없다보니 배당금도 받지 못해 회수한 금액은 매각대금과 대여금 등을 포함한 1000억여 원(회수금 9200만 달러)이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금액(7억300만 달러) 대비 회수율이 13%에 그친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석유공사 직원의 억대 연봉자는 2016년 5%에서 2020년 20%까지 늘어나 직원 5명 중 1명이 억대 연봉을 챙겨가고 있다.
방만 경영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신영대 의원은 "대형 M&A 투자 경험이 없는 석유공사가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다가 실패한 대표적 사례"라며 "결국은 국민 혈세로 최종 손실 금액을 막아야 되는 상황이 가장 염려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MB정부의 무리한 사업추진도 문제이지만 사업투자 실패로 회사가 어려운데 오히려 석유공사의 억대 연봉자가 늘어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질타했다.

신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산업부 등 관계기관을 상대로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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