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직, 경찰대 출신이 절반 이상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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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위직, 경찰대 출신이 절반 이상 독점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1.10.06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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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까지 28.4%였던 경찰대 출신이 총경부터는 59.1%로 급증
서영교 의원, 경찰 고위 보직에 순경 등 일반 출신 비율 확대해야
경찰청 전체 경정 이상 치안정감 이하 입직경로별 현황(21.8. 기준, 자료=경찰청).  * 경찰청장인 김창룡 치안총감은 경찰대 법학과를 나왔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경찰청 전체 경정 이상 치안정감 이하 입직경로별 현황(21.8. 기준, 자료=경찰청).
* 경찰청장인 김창룡 치안총감은 경찰대 법학과를 나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경찰 고위직을 경찰대 출신이 절반 이상을 독점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행안위 서영교 위원장(민주당)이 6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찰 조직의 고위직은 여전히 특정 입직 경로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걸로 드러났다.

전체 경찰관 가운데 경찰서 과장급인 경정 계급에서 경찰대 출신은 28.4%, 순경 등 일반 출신이 55.3%, 간부후보생이 1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서장급인 총경 계급에서는 경찰대 출신이 59.1%로 급증했다. 순경 등 일반 출신은 13.5%, 간부후보생은 24.3%로 큰 폭의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 수치상으로 1666명의 순경 등 일반 출신 경정 중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인원은 89명으로 승진 가능성이 5% 정도였다.

반면 경찰대 출신의 경정은 856명 중에서 389명이 총경으로 승진해 그 가능성이 45%로 두 입직 경로 사이에서만 총경 승진에 9배 정도의 차이가 났다.

경찰관 전체 경정 이상 치안정감까지 현원 3788명 중에서 경찰대 출신은 1329명으로 35.1%, 순경 등 일반 출신은 46.4%, 간부후보생 출신은 17.6%로 구성되는데 총경 이상 고위 간부에서는 경무관 74.7%, 치안감 64.5%, 치안정감 71.4%가 경찰대 출신이다. 

이처럼 경찰대 출신 경찰관은 경정 계급에서는 일반 출신 경찰관에 비해 절반인 28.4%에 그쳤으나 경찰서장급인 총경 계급에서는 오히려 3배 이상 많은 59.1%를 차지하고 있다.

일선 경찰서장 등 지휘 책임이 있는 총경 이상 계급의 경우 경찰대 출신이 전체 692명 중 474명으로 68.5%를 차지해 일반 출신의 13.3%에 비해 4배 이상 많았다. 경찰대 출신의 심각한 독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가수사본부 경정 이상 치안정감 이하 입직경로별 현황(21.8 기준, 자료=경찰청).copyright 데일리중앙
국가수사본부 경정 이상 치안정감 이하 입직경로별 현황(21.8 기준, 자료=경찰청).
ⓒ 데일리중앙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신설된 국가수사본부의 경우 그 쏠림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경정의 67.8%, 총경의 65.3% 등 전체 계급 구성에 비해 경찰대 출신의 간부가 더 높은 비율로 보직을 차지하고 있고 해당 간부 현원 89명 중 경찰대 출신은 59명으로 66.2%에 이르고 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승재현 연구위원은 "경찰의 인사시스템이 특정 입직 경로에 대해 너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전체 입직 경로의 비율을 감안한 승진이 될 수 있도록 승진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영교 위원장은 "특정 출신이 고위직을 독점하는 문제는 경찰 조직 전체의 건강한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의 인사시스템은 비간부 출신인 경찰관도 고위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줘야 하고 철저하게 능력에 입각한 승진시스템도 정착해야 한다"고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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