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이 5년 간 민간로펌에 위임한 소송, 승소율 0%... 패소액 920억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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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이 5년 간 민간로펌에 위임한 소송, 승소율 0%... 패소액 920억원 넘어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1.10.12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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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위임으로 자기책임 회피(?)... 방위사업청의 전체 소송패소로 확정된 패소액은 2525억원
기동민 의원, 중재‧조정을 통해 소송까지 가는 극단적인 상황 막고 소송은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방사청이 최근 5년 간 민간로펌 등에 위임한 78건의 소송 중 승소율 0%, 패소액은 92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방사청이 최근 5년 간 민간로펌 등에 위임한 78건의 소송 중 승소율 0%, 패소액은 92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최근 5년 간 방위사업청이 민간로펌에 위임한 소송의 패소액이 약 920억원을 넘고 승소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외부에 위임한 소송의 패소율은 내부소송보다 20%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12일 방사청에서 받은 '최근 5년간 방사청 소송현황'을 보면 ▲승소 91건 ▲일부승소 25건 ▲일부패소/패소 67건 ▲소취하 35건 ▲진행 중 115건으로 모두 333건으로 집계됐다.

방사청은 '법무운영 규정'을 근거로 소의 금액이 크거나 사건의 중요도나 난이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외부기관에 소송을 위임할 수 있다. 방사청은 최근 5년 간 전체 소송 333건 중 78건(23%)을 정부법무공단과 민간로펌에 위임했다. 이 가운데 진행 중이거나 소취하 소송을 제외한 28건의 소송 중 15건(53%)이 일부패소/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방사청은 직접 수행한 소송 155건 중 52건(33%)만 패소했다. 외부에 위임한 소송의 패소율이 방사청이 직접 수행한 소송의 패소율 보다 무려 20%나 높은 것이다. 

이를 패소금액으로 비교해보면 외부위임 패소금액은 1894억원으로 내부 패소금액 512억원에 비해 무려 4배 가까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방사청은 효율적인 소송업무 추진을 위해 소송을 위부기관에 위임했지만 승소는 커녕 패소로 인한 패소액만 커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민간로펌이 패소한 7건의 패소액 920억원은 전체패소액 2525억원에서 36.8%를 차지한다. 소송 상대별 패소금액이 가장 큰 순위대로 보면 한국항공우주산업 373억원, 하벨산 278억원, 아구스타 웨스트랜드 260억원, 한화시스템 7억80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억2000만원 순이었다. 국내 유명 로펌인 법무법인 태평양‧로고스‧충정 등이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송 패소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또한 일부패소/패소로 인한 패소액이 가장 큰 10건의 소송 중 6건이 외부업체에 위임해 발생했다. 

전체 소송건으로 보면 23%(78건)만 외부위임을 진행했으나 패소액을 큰 것을 기준으로 보면 외부위임은 60%로 약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나아가 이들의 패소액 합은 1813억7000만원으로 전체의 72%나 차지한다. 중요하고 어려운 소송은 외부기관에 위임해 승소하지 못한 것이다.

기동민 의원은 "최근 5년간 방사청의 패소액이 승소액보다 많아 국민의 혈세가 빠져나가는 상황"이라며 "승소하기 쉬운 소송건은 방사청이 직접 수행하고 중요하지만 승소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소송건은 외부위임을 통해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이어 "먼저 방사청은 업체와의 중재‧조정을 통해 소송까지 가는 극단적인 상황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만약 소송까지 가는 경우 전략단위의 팀을 만들거나 외부자문을 받아서라도 적극적으로 소송을 대비해 패소율을 낮추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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