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배드민턴팀 코치, 외부 선수 데리고 와 선수단과 합숙훈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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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배드민턴팀 코치, 외부 선수 데리고 와 선수단과 합숙훈련 논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10.13 12:00
  • 수정 2021.10.13 16:04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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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체대생 및 중고생 11명, 선수단에 합류... 6명 숙소에 10명 넘게 생활하기도
코치 "코로나 여파로 훈련할 수 없게 된 해당 학교에서 부탁을 해 받아들인 것"
고양시 배드민턴팀 선수들 입장은(?)... "문제가 있다" - "문제될 게 없다" 팽팽
고양시청, 사실관계 확인 뒤 구두경고 또는 스포츠윤리위 제소 여부 결정 예정
고양시청 배드민턴팀 이아무개 코치가 사전 신고없이 외부 선수들을 데려와 선수단 체육관과 숙소를 함께 사용하게 하는 등 부적절 행위로 논란을 빚고 있다. 고양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고양시)copyright 데일리중앙
고양시청 배드민턴팀 이아무개 코치가 사전 신고없이 외부 선수들을 데려와 선수단 체육관과 숙소를 함께 사용하게 하는 등 부적절 행위로 논란을 빚고 있다. 고양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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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고양시청 배드민턴팀 이아무개 코치가 외부 선수들을 데려와 선수단과 함께 합숙을 시키는 등의 부적절한 행위로 내부에서 민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코치의 개인적 일탈 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경고와 자격정지 등의 강력한 조치가 뒤따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 출신인 이 코치는 지난 2월 1일자로 고양시청 배드민턴팀 코치에 임용됐고 임기는 1년으로 올 연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고양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 코치를 스포츠윤리위(스포츠윤리센터)에 제소할 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양시는 현재 배드민턴, 쇼트트랙(빙상), 태권도, 수영 등 9개 종목의 스포츠팀(직장운동경기부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이 코치는 지난 여름 덕양구 성사동 고양시청 배드민턴 선수단 체육관에 한국체대 선수 6명, 남자 고등학생 2명, 남자 중학생 1명, 여자 중학생 2명을 데리고 와 선수단과 함께 운동을 시켰다.

이 코치는 이들을  또한 선수단 합숙소에 자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여중생 2명 제외). 남자 고등학생 1명과 남자 중학생 1명은 거의 매일 선수단 체육관에서 운동하게 하고 선수단 숙소에서 재웠다고 한다. 이 기간이 대략 보름 안팎.

이 모두는 사전에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고양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선수단 내규 위반이다.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에 있는 고양시청 배드민턴 선수단의 55평 숙소(아파트)는 시청 소속 배드민턴 선수 6명 전용 합숙소다.

선수 6명의 합숙소에 많게는 10명 넘게 함께 생활을 하다 보니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등 일부 선수들이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고양시 관계자는 13일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해당 숙소는 고양시청 배드민턴 선수 6명이 합숙하는 곳이다. 선수 6명 외 다른 사람은 어느 누구도 거기서 생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고양시청 직장운동경기부 합숙소 운영 지침에는 사전 신고하지 않은 사람의 동거(입소)는 금지하고 있다.

경남 밀양과 강원도 평창 등지로 선수단이 전지훈련을 가서도 이 코치의 부적절한 행동이 이어졌다.

지난 7월 고양시청 선수단이 평창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는데 그때도 중학생 2명을 훈련에 참가시켜 훈련장과 숙소를 선수단과 함께 사용하게 했다. 이 또한 선수단에 사전에 신고되지 않은 이 코치의 독자적인 결정이었다. 

고양시 쪽은 이러한 사실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고양시는 앞서 지난 4월 9개 종목 모든 선수와 감독(코치)들을 상대로 폭력, 폭행, 성인지 등 윤리 교양을 내용으로 개별 상담했다. 개인당 15~20분씩 개별 면접을 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6월에는 전문상담사가 역시 9개 종목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1인당 2시간씩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애로사항이나 욕설, (성)폭행, 강압적인 훈련 등이 있었는지 여부를 물어봤는데 그때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9월에는 휴대폰으로 모든 선수들에게 폭행, 언어 폭력, 성희롱 등에 대한 개별 설문이 이뤄졌다. 그때까지도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고양시 관계자는 "그랬는데 지금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니 너무 황당하고 충격적이다. 만약 그때 그런 사실이 있었던 걸 알았다면 바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고양시는 보도된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고 사실로 확인되면 구두 경고나 윤리위 제소와 함께 곧바로 징계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고했다. 경우에 따라 이 코치와 재계약 대신 공모를 통해 코치를 새로 임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보된 내용에 대해 이 코치는 대체로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당시 상황을 들어 적극 해명했다.

이 코치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한체대 선수들과 중고교 선수들이 고양시청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고 합숙한 건 맞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한체대 선수들이 학교 체육관에서 운동을 할 수 없어 교수가 선수 6명을 부탁을 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한체대 선수들이 고양시청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고 합숙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코치는 한체대 출신이다.

중고교 선수들이 고양시청 선수단에 합류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해당 학교 선생님들이 코로나19 여파로 훈련할 데가 없게 된 학생들을 부탁해 어쩔 수 없이 20일 정도 함께 생활했다고 했다.

이 코치는 고양시에 미리 얘기하지 않은 건 규정에 어긋나겠지만 결국은 선수단에 도움이 되는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부 선수들과) 같이 운동을 한 이유는 배드민턴은 파트너가 필요한 종목이고 서로가 윈윈하자고 부른 것"이라고 했다. 배드민턴은 적어도 7명(단식 3명, 복식 4명)은 돼야 제대로 훈련을 할 수 있는데 고양시청 선수단은 거기에 미달한다는 것. 현재 고양시청 배드민턴 선수단은 코치 1명, 플레잉코치(선수 겸 코치) 1명, 선수 6명으로 구성돼 있다.

논란에 대한 선수들의 입장은 어떨까. <데일리중앙>은 선수 6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서 입장을 들어봤다.

6명 모두 이 코치가 데리고 온 외부 선수들과 함께 체육관을 공동 사용하고 선수단 숙소에서 합숙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런 일들이 내규 위반인지 여부와 선수단 생활을 불편하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4명은 외부 선수들과 공동 생활이 불편하지 않았다고 했고 나머지 2명은 불편했다고 대답했다. 그 중 1명은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불안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외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합숙한 기간이 1~2주 정도로 기억했고 이 코치는 20일이라고 밝혔다.

고양시에 알리지 않고 코치가 독자적으로 외부 선수들을 데리고 와 합숙 훈련을 시킨 건 규정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대답이 둘로 나뉘었다.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선수가 3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선수가 2명이었고, 나머지 1명은 "같이 훈련하고 합숙한 건 사실이지만 그때의 기분이나 반응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외부 선수들의 합숙 사실을 고양시에 왜 알리지 않았냐고 했더니 일부는 대답하지 않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불이익이 두려워 제대로 말하지 못했거나 얘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고양시와 상담한 내용이 해당 코치에게 전해질 경우 불이익을 당하거나 선수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화 인터뷰에 응한 한 선수는 이번 취재에 따른 이 코치의 진퇴를 걱정하면서 "나가면 안 된다. 코치님은 문제될 일을 한 적이 없다. 선수들에게 훈련도 잘 시켜줬다. 재임용에 찬성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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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용 2021-10-19 14:58:37
지키지도 않을 규칙은 뭣하러 만든 거야? 저란 사실을 고양시청에서 여태까지 몰랐다니 신문에 나지 않았으면 알고도 모른척, 모르고도 모른척 했겠구만.

으악새 2021-10-14 23:57:40
고양시청 코치 및 한체대 교수들은 방역 수칙들을 무시하고 같이 운동시키고...
그리고 실업팀 선수들이랑 청소년소년들이랑 무슨 훈련을 윈윈하면서 하는지 이해가 안되는 내용이네요. 쌍팔년도 운동선수분들 운영 관리 즘 개선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염땡땡 2021-10-14 19:15:33
스포츠계의 비리는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지금이 까라면 까는 시대도 아니고 말이죠.
안 그렇습니까 코치님.

김연지 2021-10-14 17:30:17
불이익이 돌아올 까 자세한 내용을 말 못한 선수들이 안타까워요…
더 자세하게 파고 들어갈 필요가 있어요

황문수 2021-10-14 14:43:09
이제와서 기사가 터진거보니 재계약 못하게하고 저자리 들어가려고 작업한듯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