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협 급식노동자 27% 감축… 극한 노동에 밥도 못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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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생협 급식노동자 27% 감축… 극한 노동에 밥도 못 먹어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1.10.14 17:59
  • 수정 2021.10.14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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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간, 56%가 15분 이내... 3명 중 1명은 10분도 안 돼
10월 18일부터 대면수업... 1인당 준비 식수가 최대 2배 증가
이탄희 의원 대책마련 촉구... 오세정 총장 "점진적으로 대응"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급식노동자들이 극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급식노동자들이 극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서울대가 생활협동조합 급식노동자 수를 지난해 대비 27% 줄여 노동자들이 극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오는 18일부터 대면 수업을 앞두고 있음에도 인력 충원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이탄희 국회의원이 14일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생협 급식노동자 수가 2020년 122명에서 2021년 89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인력 감축은 절대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변한 것과 다르게 27% 감축이 이뤄진 것이다.

10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 생협 급식노동자 10명 가운데 8명이 근골격계 질환(NIOSH 기준)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의 식사 시간은 절반 이상(84명 중 45명)이 15분 이내, 3명 중 1명은 10분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서울대가 10월 18일 대면 수업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음에도 인력 충원 계획이 없다는 점이
다.

인력 충원 없이 평년대로 식당 이용객이 증가하면 생협 급식노동자가 1인당 준비해야 할 식수는 대면 강의 전 69그릇에서 대면 강의 후 133그릇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생협 내 동원관의 경우 1인당 준비 식수가 36그릇에서 133그릇으로 최대 3.6배까지 치솟
는다. 

생협 급식노동자들은 계약직원 만료 후 인력 충원이 없어 "두 사람이 할 일 한 사람이 하고 있다"고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탄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현장 목소리를 확인해보니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서 일이 줄었을 거라는 건 탁상공론이고 실제로는 방역 업무가 훨씬 늘었다"며 "급식 노동자들이 수백명이 들어가는 식당 테이블에 놓인 투명 플라스틱 판넬까지 다 닦아야 해서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힘들어졌다는 것이 공통적인 증언"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인원은 줄고 방역 업무는 늘어 식사 시간도 확보 안 되는 상황에서 식수가 갑자기 두 배나 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인력 충원 등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오세정 총장은 "방역 관련 업무는 잘 생각을 못했다"면서 "점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탄희 의원은 "최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한 분이 코로나로 인해서 폭증한 업무량을 소화하다가 갑자기 돌연사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점진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는 건 안일한 생각"이라며 "대면 수업에 앞서 인력 충원의 속도가 발맞춰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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