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두루미 상생 예산 175% 증액... 국가지원 본격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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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과 두루미 상생 예산 175% 증액... 국가지원 본격화 전망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12.06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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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두루미 월동 돕기 위한 철원지역 농민들의 볏집존치사업 예산 3억3000만원 확보
두루미 생태계 서비스지역, 2200만㎡로 확대... 노웅래 의원·환경연합·철원농민과 맞손 결실
멸종위기 두루미의 월동을 돕기 위한 철원지역 농민들의 볏집존치사업 예산이 애초 1억2000만원에서 3억3000만원을 증액 반영됐다. (자료=환경운동연합)copyright 데일리중앙
멸종위기 두루미의 월동을 돕기 위한 철원지역 농민들의 볏집존치사업 예산이 애초 1억2000만원에서 3억3000만원을 증액 반영됐다. (자료=환경운동연합)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정부의 새해 예산안에 농민과 두루미 상생 예산이 175% 증액 반영돼 국가 지원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회 환노위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6일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2년도 예산 중 멸종위기에 놓인 두루미의 월동을 돕기 위한 철원지역 농민들의 볏집존치 사업(생태계서비스지불제 사업)에 애초 정부안보다 2억1000만원 증액된 3억3000만원이 책정됐다"고 밝혔다.

가을걷이를 하고 남은 볏짚은 농민들의 부수입원임에도 불구하고 두루미 등 멸종위기 조류의 안정적인 먹이활동을 위해 자발적으로 볏짚 존치를 해왔다. 

하지만 농민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현재의 구조는 농민과 두루미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성이 환경단체와 농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두루미 1000개체, 재두루미 5000개체가 월동하는 철원에서 논을 경작하는 농민에게는 그 지원이 더욱 절실했다.

철원의 경우 2021년도 볏짚존치 국비 지원규모는 6000만원으로 턱없이 부족했다. 올해 정부안으로 1억2000만원이 계상됐으나 노웅래 의원이 예산 증액을 위해 환경운동연합, 철원지역 농민단체와 긴밀히 협의에 나섰고 환경부의 호응으로 3억3000만원을 배정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도 철원지역 볏짚존치사업에는 총 11억원(국비 3억3000만원, 지방비 7억7000만원)이 투입돼 농민과 두루미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예산이 이렇게 늘어남에 따라 볏짚존치사업 지역도 기존의 800만㎡에서 2200만㎡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두루미(흰색 몸통에 붉은 머리, 검은 목과 꼬리를 한 이른바 단정학丹頂鶴 기준)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3000개체 정도만 생존해 있다. 이 가운데 약 1000개체가 해마다 11월 초 우리나라에 와서 이듬해 3월 중순까지 머물다 러시아로 돌아간다.

노웅래 의원은 국내 두루미 월동지 서식환경을 확인하기 위해 올해 국정감사 직후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10월 23~24일 파주, 연천, 철원 일대를 현장방문하면서 현지 환경운동단체 및 지역농민들과 간담회를 했다.

노 의원은 "두루미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온 상서로운 동물로 두루미를 멸종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노력은 농민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두루미가 오래도록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조류로 번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김춘이 사무총장은 "국제기구도, 대통령도 DMZ 보전을 이야기하지만 DMZ 보전의 핵심은 멸종 야생생물이 서식 및 월동하는 민통선 논 보전이 핵심이다. 논이 보전돼야 농민도 두루미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더 많은 지역의 농민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현행 70:30 국비와 지방비 지원 비율을 조정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철원 김용빈 농민은 "농사를 지으며 자연생태와 두루미를 보존한다는 것은 농부로서 큰 보람이다. 특히 볏짚존치사업 확대로 농민들에게는 정부 정책의 신뢰가 높아져 앞으로 농민과 정부가 협력해 자연생태를 더욱 보존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정부의 새해 예산안에 관련 예산이 증액 반영된 데 만족감을 나타냈다.

환경운동연합, 노웅래 의원, 환경부, 민통선 지역 환경단체·농민들은 두루미 등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민통선 지역 논 보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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