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발레 '호두까기인형'... 코로나에 지친 관객들에게 최고의 성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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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발레 '호두까기인형'... 코로나에 지친 관객들에게 최고의 성탄 선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12.25 0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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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하고 환상적인 동화속 세계와 수준 높은 발레가 어우러진 명품 공연에 구름인파 몰려
클라라와 호두까기왕자의 '그랑 파드되'와 무용수들의 앙상블 돋보인 '로즈왈츠'에 박수갈채
눈송이 요정들과 코러스가 더해진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이 어울려 최고의 무대 선사
성탄 전야인 24일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에게 최고의 성탄 선물을 선사했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copyright 데일리중앙
성탄 전야인 24일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에게 최고의 성탄 선물을 선사했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하늘에서는 눈이 펄펄 내리고 동화속 세계가 2시간 동안 펼쳐졌다. 

성탄 전야에 펼쳐진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최고의 성탄 선물이었다.

24일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는 신비하고 환상적인 동화속 무대와 수준 높은 춤이 어우러진 <호두까기인형>을 보기 위해 구름 인파가 몰렸다. 

이 때문에 유니버설발레단과 세종문화회관 쪽은 대극장의 3층 객석까지 개방했다고 밝혔다.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과 화려한 무대의상,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가 한 데 어울린 <호두까기인형>은 호프만(E.T.A Hoffmann)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을 원작으로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가 함께 떠나는 환상적인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해마다 겨울이면 전세계에서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전령사다.

우리나라는 1986년 초연 이후 34년 간 연속 매진이라는 공연계에 길이 남을 신화를 써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공연을 이틀 앞두고 취소돼 이날 공연은 2년 만에 돌아온 것이다. 

공연은 2막으로 이뤄졌다. 1막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판타지를 때론 서정적으로 때론 역동적으로 그려냈다면 2막은 난이도 높은 발레 테크닉이 집중 배치됐다.

1막1장. 막이 오르자 하얀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클라라의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고 있다. 마법사로 변장한 드로셀마이어는 클라라에게 호두까기인형을 선물한다. 귀여운 아역 무용수들이 무대를 꾸며 동화속 세계를 옮겨놓은 듯했다.

파티가 끝나고 클라라는 호두까기인형을 꼬옥 껴안고 깊은 잠에 빠져드는데···. 모두가 잠든 밤, 갑자기 나타난 생쥐 군단과 호두까기인형이 한바탕 전투를 벌이고 이때 클라라는 위기에 처한 호두까기인형을 구하고 생쥐 군단을 물리친다.

1막2장. 흰 눈이 내리는 숲속이다. 드로셀마이어가 나타나 마법을 부려 호두까기인형을 왕자로, 클라라를 아름다운 숙녀로 만들어준다. 두 사람은 눈송이 요정들의 축복속에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함께 환상의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2막에서는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가 생쥐들의 추격을 뒤로하고 나비들의 안내로 신비로운 과자의 나라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두 사람을 위한 축제가 열린다.

정열적인 스페인(초콜릿), 우아한 아라비아(커피콩), 깜찍한 중국(차), 역동적인 러시아(막대사탕) 등 과자를 의인화한 각국의 민속춤으로 이뤄진 디베르스티망(줄거리와 상관없는 춤)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어 양치기와 어린 양들의 앙증맞은 춤, 핑크(분홍)빛으로 물든 아름다운 '로즈 왈츠'가 펼쳐졌다.

사탕 요정이 된 클라라는 호두까기 왕자와 사랑의 그랑 파드되를 추며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두 사람의 그랑 파드되는 낭만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아다지오'를 시작으로 주역의 기량을 보여주는 '남녀 솔로 바리에이션', 군무진과 함께 화려함과 웅장함을 보여주는 '코다'로 마무리했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클라라는 간밤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꿈을 회상하면서 곁에 있는 호두까기인형을 꼭 껴안으며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는 걸로 막이 내렸다.

최고의 볼거리는 역시 클라라(손유희 분)와 호두까기 왕자(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분)의 '그랑 파드되'(발레에서 남녀 주인공 두 사람이 추는 춤)와 남녀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앙상블이 돋보인 '로즈 왈츠'였다.  

매번 멋진 호흡을 선보였던 손유희-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커플은 이번 무대에서도 환상의 호흡을 뽐내며 절정의 무대를 선보였다. 

1막의 대미를 장식한 하얀 눈송이 요정들의 왈츠도 연말 분위기를 한껏 돋우며 몰입도를 높였다. 대열을 시시각각 바꾸며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20여 명의 눈송이 요정들과 흩날리는 하얀 눈발, 코러스가 더해진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이 어울려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이날 공연은 MR 녹음반주가 아닌 70명으로 구성된 코리아쿱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로 이뤄져 공연의 감동과 생생함을 더했다.

2시간 동안(쉬는 시간 20분 포함) 이어진 이날 공연에는 20여 차례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24일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신비하고 환상적인 동화속 세계와 수준 높은 춤이 어우러진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공연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copyright 데일리중앙
24일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신비하고 환상적인 동화속 세계와 수준 높은 춤이 어우러진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공연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 데일리중앙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또한 발레단의 차세대 스타를 미리 점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새로운 스타를 소개하거나 신인에게는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기 때문. 

이번 공연에서도 선화예고 2학년인 김수민양(18)과 박상원양(18)이 주인공 클라라 역으로 깜짝 발탁됐다. 두 사람 모두 유니버설발레단 주니어컴퍼니 장학생이다.

박상원양은 오는 26일 오후 6시 공연에서 무대에 오른다. 발레리나로서 이상적인 다리 라인을 지녔다는 박양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현준씨와 호흡을 맞춘다. 최고의 베테랑과 떠오르는 샛별의 만남 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김수민양은 오는 30일 오후 3시 몽골 출신의 수석무용수 간토지 오콤비얀바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지난 18일 개막 무대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적 있는 두 사람은 한층 농밀한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12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 070-7124-7134)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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