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과 당원들이 윤석열 후보를 걱정하고 있다. 이런 걱정은 이재명 후보도 다르지 않다. 윤 후보의 장모는 이미 징역형이 선고가 되었고 또 다른 건으로 선고를 앞두고 있다. 부인은 허위경력 기재로 사과를 했지만 사과의 내용과 태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재명 후보도 본인의 각종 의혹과 최근 불거진 아들의 도박사실로 인하여 행보에 지장을 받고 있다. 역대 보기 드문 선거전이 계속되고 있다. 정책은 실종되고 선대위 소속의 인사들은 서로의 약점을 잡아 네가티브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한심스럽다.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양 정당의 패널들은 창피한 줄 모르고 서로 공격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
필자는 그동안 이준석 대표에게 기대와 성원을 보냈으나 이제는 기대가 없어졌다. 당 분열의 빌미를 제공했고 상대를 이롭게 했으니 같은 편으로 보기 어렵게 됐다. 윤석열 후보도 젊은 당 대표를 포용하지 못했으니 당 분열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자세로 여당인 민주당 후보를 이기겠다고 생각했는지 알 수 없다. 선거에 져도 좋다는 베짱이 아니라면 어떻게 당 대표의 가출이 이렇게 길어질 수 있고 후보가 대표를 방치할 수 있던가... 당의 분열이 심각한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후보 본인의 문제와 당 대표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이를 바라보는 지지자와 당원의 입장이 서로 달라서 토론장이나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이전투구를 하는 것이 뼈아픈 현실이다.
이런 추한 모습들이 어우러져 있으니 여론조사에서 10% 이상 이기던 결과가 최근에는 박빙 뒤지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는 동안 윤석열 선대위는 뭘 하고 있는지 한심스럽다. 소문대로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이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길리서치가 아주경제 의뢰로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야 대선 후보 교체 필요성'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6%가 '후보 교체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70.4%가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민주당 지지층에선 35.7%가 후보 교체 필요성에 공감했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보수층에서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67.4%로 가장 많았고 중도층 58.9%, 진보층 44.7% 순이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윤석열 후보는 갈수록 자신감이 생기고 과감한 행보를 하는 듯 보이지만 후보 외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재명 후보는 정책공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토론을 두려워하지 않는 언변과 잘 준비된 공약으로 자신에게 닥친 도덕성 문제를 뛰어넘으려고 한다. 이재명 후보의 자신감은 갈수록 높아가고 있는데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윤석열 후보가 이 후보를 상대했을 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을 흡수하게 될 것이다. 다수 국민은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원했던 것이지 개인 윤석열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윤석열 캠프는 윤석열 후보에 초점을 맞춘 선대위를 구성했다. 처음에는 자신감을 갖고 출발했지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영입으로 선대위 인적구성에 일부 변화를 주었다. 김종인이 임명한 선대위 인사들과 윤석열 후보의 측근들이 서로 돕고 소통했으면 어려운 상황을 피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 못한 결과가 윤석열 후보의 지지를 깎아내리고 안철수 후보의 부상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준석 사태도 선대위 내분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지금은 내분이 봉합이 된다고 해도 지지율 회복이 쉽지 않을 듯하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 이제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의 이니셔티브를 쥔 상황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한다.
후보교체론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한번도 실행된 적이 없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고 불가능한 일로 귀결되었다. 후보교체론이 나오는 첫 번째 이유는 엄밀히 말해서 후보자 개인과 가족의 문제이고 다음이 선대위의 소통 부재에 있다. 윤석열 후보의 정치권 인맥의 부재로 소수의 측근만을 신뢰한 결과일 수 있다. 능력도 없어 보이고 국민의 인기도 별로 없는 박근혜 탄핵의 주역들을 측근으로 기용했으니 보수지지표도 온전히 받을 수 없는 현실이다. 우클릭하려는 이재명과 좌클릭하려는 윤석열의 접점에는 안철수가 버티고 있으니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병익 칼럼니스트 webmaster@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