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 "목 꺾일 정도로 말 넘어뜨린 '태종 이방원' 책임자 처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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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행동 카라 "목 꺾일 정도로 말 넘어뜨린 '태종 이방원' 책임자 처벌하라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2.01.21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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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7회 때 이성계 낙마 촬영에 동원된 말 결국 사망
촬영에 이용되는 모든 동물 안전 확보 가이드라인 마련 요구
KBS 제작진 "'사고'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 벌어진 점 사과"
동물권행동 카라는 21일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7회 때 낙마 촬영에 동원된 말이 사망했다며 말 학대와 관련해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copyright 데일리중앙
동물권행동 카라는 21일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7회 때 낙마 촬영에 동원된 말이 사망했다며 말 학대와 관련해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동물권행동 카라는 21일 "목이 꺾일 정도로 말을 넘어뜨린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밤 방송된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7회 극중 이성계가 사냥하다 낙마 장면에서 다리를 쭉 편 채 앞으로 목이 뒤로 꺾이며 넘어지는 말의 모습이 송출됐다. 

카라 쪽은 해당 장면의 촬영 당시 영상을 확보해 확인한 결과 말이 달리기 시작하자 뒤에서 10여 명의 성인들이 말의 다리를 묶은 줄을 잡아당기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해당 말은 격하게 고꾸라지면서 넘어진 뒤 한 동안 움직임이 없었고 현장 스태프들은 쓰러진 배우에게만 일제히 모여드는 모습도 확인됐다고 했다.

낙마 촬영에 동원된 말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은 매우 예민한 동물로서 신체적 특성 상 다리 골절은 그야말로 치명적인 사고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기관에 문제가 발생해 말의 생명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는 만큼 스트레스 유발을 최소화하면서 격한 움직임 또는 충돌 연출에 모형 내지 CG(컴퓨터그래픽)를 이용하도록 권장하는 추세다.

카라는 "그러나 국내 방송 및 영화 촬영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된 바로는 대체로 경주마에서 은퇴한 나이 많거나 경기 성적이 좋지 않은 말들이 대마업체를 통해 이런 촬영 현장에 동원된 것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카라는 지난 20일 △동물촬영에 앞서 동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여부 △현장 사고 대처를 위한 수의사 배치 여부 △7회 낙마 장면 속에 이용된 모든 말의 안위 공개 등 3개의 요구사항을 <태종 이방원> 제작진에 전달하고 동시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해당 프로그램 책임자를 고발조치했다.

이에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당일 공식 입장을 통해 동물학대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학대 상황을 '사고' 라고 표현했다고 카라 쪽은 전했다. 발생할 지 모를 사고에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고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으며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또한 "'사고' 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을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동물권행동 카라 최민경 팀장(정책행동팀)은 "공영방송사로서 미디어 동물촬영에 더욱 더 안전을 기해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동물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모든 방송제작에 적용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 팀장은 "말이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상황임을 알고도 계획적으로 연출한 학대 정황을 단순히 '사고' 로 취급하거나 '안타까운 일' 수준으로 바라보는 KBS의 입장에 카라는 참담함을 밝히며 경찰고발을 통해 법적 책임을 묻고 어느 동물도 해를 입히지 않은 안전한 동물촬영 가이드라인 마련과 준수에 방송사의 실질적인 노력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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